새로 입주한 집합건물에서 벽에 금이 가거나 천장에서 물이 새기 시작하면, 시공사와 분양사에 책임을 묻고 싶어도 "지금 청구해도 되는 건지" 막막해집니다. 집합건물의 하자담보책임은 하자의 종류마다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이 다르게 정해져 있고, 그 기간을 세는 시작점과 계산 방법도 따로 있습니다. 게다가 '존속기간'이 지났다고 끝이 아니라,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라는 또 다른 시계까지 함께 돌아갑니다. 이 글에서는 집합건물법이 정한 하자담보책임의 존속기간(10년·5년·3년·2년)과 기산점, 그리고 균열·누수를 언제까지 청구할 수 있는지를 하나씩 정리해 드립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집합건물 하자, 분양자와 시공자에게 무엇을 물을 수 있나
새로 지은 오피스텔이나 아파트에서 벽에 금이 가거나 천장에서 물이 새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누구에게, 언제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입니다.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집합건물법) 제9조가 그 출발점입니다. 이 조항은 건물을 분양한 분양자와 실제로 시공한 시공자가 구분소유자에게 하자에 대한 담보책임을 지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집합건물법 제9조는 분양자·시공자의 담보책임 내용을 민법상 수급인의 담보책임 규정(민법 제667조부터 제671조)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구분소유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거나, 보수에 갈음하는 또는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구분소유자는 분양계약의 당사자인 분양자뿐 아니라,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없는 시공자에게도 곧바로 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행사(분양자)가 자금난으로 사라졌더라도, 구분소유자는 실제 공사를 맡은 건설회사를 상대로 하자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시공자의 책임은 그가 분양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담보책임의 범위로 한정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집합건물의 하자담보책임은 분양자와 시공자가 함께 지며, 구분소유자는 계약관계가 없는 시공자에게도 직접 청구할 수 있습니다.
하자담보책임 존속기간 — 10년·5년·3년·2년으로 나뉜다
기간 문제의 핵심 규정은 집합건물법 제9조의2(담보책임의 존속기간)입니다. 하자라고 해서 무한정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자의 종류에 따라 정해진 기간 안에 발생한 하자여야 담보책임의 대상이 됩니다. 법은 이 기간을 크게 두 갈래로 나눕니다.
첫째, 「건축법」상 건물의 주요구조부와 지반공사의 하자는 10년입니다(제9조의2 제1항 제1호). 기둥, 내력벽, 보, 지붕틀, 기초처럼 건물의 뼈대와 땅을 다지는 공사의 하자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둘째, 그 밖의 하자는 하자의 중대성, 내구연한, 교체 가능성 등을 고려해 5년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을 적용합니다(같은 항 제2호).
시행령은 이 "그 밖의 하자"를 다시 세분해 유형별로 5년, 3년, 2년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건물의 구조·안전과 직결되는 하자일수록 기간이 길고, 발견과 교체·보수가 쉬운 마감성 하자일수록 기간이 짧습니다. 다음과 같이 이해하면 편합니다.
10년 — 주요구조부(기둥·내력벽·보·지붕틀 등)와 지반공사의 하자. 건물의 안전을 좌우하는 가장 무거운 하자입니다.
5년·3년 — 방수, 철근콘크리트 균열, 주요 설비·배관 등 구조상·안전상 하자에 가까운 항목. 세부 유형에 따라 기간이 달라집니다.
2년 — 미장·도장·타일·수장 등 발견과 보수가 비교적 쉬운 마감성 하자.
주요구조부·지반공사 하자는 10년, 그 밖의 하자는 유형에 따라 5년·3년·2년으로 정해져 있어, 같은 건물이라도 하자 종류에 따라 청구 가능 기간이 크게 다릅니다.
기간은 언제부터 세나 — 전유부분과 공용부분이 다르다
존속기간을 계산할 때 흔히 놓치는 것이 기산점(기간을 세기 시작하는 날)입니다. 집합건물법 제9조의2 제2항은 전유부분과 공용부분의 기산점을 서로 다르게 정하고 있습니다.
전유부분, 즉 각 세대나 호실 내부의 하자는 구분소유자에게 인도한 날부터 기간을 셉니다. 반면 복도·계단·외벽·주차장·옥상처럼 여러 사람이 함께 쓰는 공용부분은 「주택법」에 따른 사용검사일 또는 「건축법」에 따른 사용승인일부터 기간을 셉니다.
이 구분은 실무에서 뚜렷한 차이를 만듭니다. 예를 들어 사용승인은 났지만 입주가 늦어져 몇 달 뒤에 열쇠를 받았다면, 집 내부(전유부분)의 하자 기간은 열쇠를 받은 인도일부터, 외벽 균열 같은 공용부분 하자 기간은 그보다 앞선 사용승인일부터 각각 흘러갑니다. 같은 균열이라도 그것이 전유부분인지 공용부분인지에 따라 남은 기간이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한편 건물이 중간에 멸실되거나 훼손된 경우에는, 그 멸실·훼손된 날부터 1년 이내에 권리를 행사하도록 하는 특례도 마련되어 있습니다(제9조의2 제3항).
존속기간의 함정 — '하자발생기간'일 뿐, 소멸시효는 따로 흐른다
"10년 안에만 소송하면 된다"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판례는 집합건물법상 담보책임 존속기간을 두 가지 성격으로 파악하기 때문입니다.
첫째, 존속기간은 제척기간이면서 그 문언상 '하자가 발생해야 하는 기간(하자발생기간)'을 의미합니다. 즉 10년·5년·3년·2년이라는 기간은 "그 기간 안에 하자가 나타나야 담보책임의 대상이 된다"는 뜻이지, 그 기간 안에 반드시 소송까지 마쳐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대법원도 이 존속기간을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권리행사기간으로 볼 뿐 반드시 소를 제기해야 하는 출소기간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04. 1. 27. 선고 2001다24891 판결).
둘째, 그렇게 발생한 하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에는 별도로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대법원은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권에 제척기간이 있다고 해서 민법 제162조의 채권 소멸시효(상행위인 경우 상법상 5년의 상사시효) 적용이 배제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1다56491 판결). 이 소멸시효는 각 하자에 대한 담보책임기간이 지난 날부터 별도로 진행합니다.
정리하면 두 개의 시계가 동시에 돌아갑니다. 첫째는 하자가 존속기간 안에 발생했는가(제척기간), 둘째는 발생한 하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소멸시효 안에 행사했는가입니다. 어느 하나라도 놓치면 청구가 막힐 수 있으므로, 하자를 발견하면 기간 계산을 미루지 말아야 합니다.
존속기간은 '그 안에 하자가 발생해야 하는 기간'이고, 발생한 하자의 손해배상청구권에는 다시 10년(상사채권이면 5년)의 소멸시효가 별도로 적용됩니다.
균열과 누수는 어느 기간에 걸리나
실제 분쟁의 대부분은 균열과 누수입니다. 이 두 하자가 어느 기간에 해당하는지는 하자의 원인과 부위에 따라 갈립니다.
균열은, 그것이 기둥·내력벽·보 같은 주요구조부의 구조적 결함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10년의 장기 기간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반면 벽체 미장이나 마감면의 표면 균열처럼 구조 안전과 무관한 것이라면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이 적용됩니다. 따라서 같은 "균열"이라도 전문가의 하자진단을 통해 그 원인이 구조적인지 마감상인지를 규명하는 것이 청구 가능 여부를 좌우합니다.
누수는 대개 방수공사나 배관·설비의 하자에서 비롯됩니다. 이런 하자는 그 밖의 하자로서 시행령이 정한 기간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옥상·외벽 방수 불량으로 인한 세대 내 누수, 배관 결함으로 인한 누수 등은 발생 부위가 전유부분인지 공용부분인지에 따라 기산점과 책임 주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핵심은 하자가 나타난 즉시 사진·영상과 발생 시점을 기록해 두는 것입니다. 아래에서 보듯 "그 하자가 언제 발생했는가"는 기간 도과를 다투는 데 결정적 쟁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입증책임은 누구에게 — 짧은 기간 도과를 주장하는 쪽이 증명한다
존속기간 다툼에서 실무상 매우 중요한 것이 입증책임의 분배입니다. 하자가 언제 발생했는지를 놓고 구분소유자와 시공자·분양자의 이해가 정면으로 부딪히기 때문입니다.
판례는 주요구조부·지반공사의 하자(10년)를 제외한 나머지 하자에 관하여, 그 하자가 각 기산일 이후에 발생했다는 사실은 제척기간 도과로 권리가 소멸했다고 주장하는 쪽이 증명해야 한다고 봅니다. 즉 "이 하자는 짧은 기간이 이미 지난 뒤에 생긴 것이니 책임이 없다"고 다투려는 시공자·분양자 측이 그 발생 시점을 입증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이는 구분소유자에게 유리한 법리입니다. 구분소유자가 모든 하자의 발생 시점을 일일이 증명하지 못하더라도, 상대방이 "기간이 지난 뒤 발생했다"는 점을 증명하지 못하면 담보책임을 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런 유리한 지위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하자의 존재와 상태를 하자진단·감정으로 명확히 해 두는 사전 준비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아파트라면 두 법이 겹친다 — 공동주택관리법과 집합건물법
대상이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이라면 사정이 조금 더 복잡합니다. 집합건물법 외에 「공동주택관리법」이 함께 적용되어 하자담보책임 체계가 이중으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공동주택관리법은 입주자대표회의 등이 사업주체에게 하자보수를 청구하고, 사업주체가 예치한 하자보수보증금으로 보수를 담보하는 집단적·행정적 절차를 두고 있습니다. 반면 집합건물법은 구분소유자 개개인이 분양자·시공자에게 손해배상(담보추급)을 청구하는 사법적 권리를 규정합니다.
판례는 이 두 권리를 별개로 병존하는 것으로 보아, 공동주택관리법상 절차를 밟았다고 해서 집합건물법상 손해배상청구권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실무에서는 입주자대표회의가 하자보수보증금 등으로 보수를 진행하는 한편, 그것으로 회복되지 않는 손해에 대해 구분소유자들이 담보추급권을 행사하는 방식이 함께 활용됩니다. 다만 동일한 손해를 이중으로 배상받을 수는 없으므로, 두 절차의 관계를 정리해 청구 범위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입주 8년이 지난 아파트 외벽에 큰 균열이 생겼습니다. 지금도 청구할 수 있나요?
A. 균열의 원인이 기둥·내력벽 등 주요구조부나 지반공사의 결함이라면 존속기간이 10년이므로 아직 담보책임을 물을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존속기간과 별도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도 함께 따져야 하므로, 하자진단을 통해 원인과 발생 시점을 확인한 뒤 신속히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Q. 하자담보책임 기간이 지나면 무조건 배상받을 수 없나요?
A. 존속기간(제척기간)은 '그 기간 안에 하자가 발생했는지'를 따지는 기준입니다. 기간 안에 발생한 하자라면, 그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별도의 소멸시효 안에서 행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존속기간과 소멸시효를 나누어 검토해야 하며, 단순히 "몇 년이 지났으니 끝"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Q. 하자보수를 요구하는 내용증명만 보내도 권리행사가 되나요?
A. 집합건물법상 존속기간은 재판상 청구뿐 아니라 재판 외의 권리행사로도 지킬 수 있는 기간입니다. 따라서 기간 안에 보수를 청구하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내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통지의 문언이 단순 사실 통보에 그치지 않고 '이행을 청구하는 의사'를 담아야 하며, 소멸시효 중단 등 다른 효과까지 확보하려면 이후 절차를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Q. 분양받은 사람이 아니라 중간에 매수한 사람도 청구할 수 있나요?
A. 판례는 집합건물법상 하자담보추급권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현재의 구분소유자에게 귀속하는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최초 분양자가 아니라 나중에 매수한 현재 소유자도 원칙적으로 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다만 매매계약에서 이 권리의 이전을 배제하는 특약 등이 있었는지는 별도로 살펴야 합니다.
Q. 시공사가 폐업하면 담보책임을 물을 수 없나요?
A. 시공자가 사라져도 분양자에게 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고, 반대로 분양자가 사라져도 시공자에게 직접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공동주택이라면 사업주체가 예치한 하자보수보증금이나 분양보증을 통해 보수 재원을 확보하는 길도 있으므로, 책임 주체가 하나 사라졌다고 청구를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Q. 하자보수보증금으로 처리되면 손해배상은 따로 못 받나요?
A. 공동주택관리법상 하자보수보증금에 의한 보수와 집합건물법상 손해배상청구권은 별개로 병존합니다. 다만 같은 손해를 두 번 배상받을 수는 없으므로, 보증금으로 회복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손해에 대해 청구 범위를 정리해야 합니다.
맺음말
집합건물의 하자담보책임은 "언제까지 청구할 수 있는가"라는 기간 문제가 승패를 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하자의 종류에 따라 10년·5년·3년·2년으로 나뉘는 존속기간 안에 하자가 발생했는지, 그리고 그 하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소멸시효 안에 행사했는지를 각각 확인하는 것입니다. 두 시계 중 하나라도 놓치면 정당한 하자에도 청구가 막힐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하자를 발견한 즉시 사진·영상으로 상태와 시점을 기록하고, 전문가의 하자진단으로 원인과 부위를 규명하며, 기간이 지나기 전에 내용증명 등으로 권리를 행사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아파트라면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한 공동주택관리법 절차와 구분소유자 개인의 집합건물법상 청구를 함께 검토해 청구 범위가 중복되거나 누락되지 않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균열·누수는 방치할수록 하자의 원인과 발생 시점을 입증하기 어려워지고 기간도 함께 흘러갑니다. 수원·경기 지역에서 집합건물 하자로 고민하고 계신다면, 남은 기간과 청구 구조를 빠짐없이 점검해 늦기 전에 대응 방향을 잡아 보시기 바랍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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