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에 입주한 뒤 벽에 금이 가고 천장에서 물이 새는데도 시공사가 보수를 차일피일 미루면, 애가 타는 것은 입주민뿐입니다. 이럴 때를 대비해 아파트에는 시공사가 미리 맡겨둔 하자보수보증금이라는 안전장치가 있고, 그 청구의 열쇠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쥐고 있습니다. 다만 담보책임기간, 청구 주체, 하자보수청구권과 손해배상청구권의 구분을 놓치면 받을 수 있는 돈도 그대로 놓치기 쉽습니다. 이 글에서는 하자보수보증금이 무엇이고, 입주자대표회의가 어떤 순서로 청구해 받아내는지, 기간을 놓치지 않으려면 무엇을 챙겨야 하는지 차근차근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하자보수보증금이란 — 시공사가 미리 맡겨둔 하자 대비 예치금
하자보수보증금은 아파트를 지은 사업주체(시행사·시공사)가 준공 후 발생할 하자의 보수를 보장하기 위해 담보책임기간 동안 맡겨두는 돈입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제38조는 사업주체가 하자보수를 보장하기 위해 하자보수보증금을 예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국가·지방자치단체·한국토지주택공사(LH)·지방공사가 사업주체인 경우에는 예치 의무가 없습니다.
금액은 대지가격을 제외한 총사업비의 100분의 3(3%) 수준으로 정해지고, 실제로는 현금이 아니라 건설공제조합·주택도시보증공사(HUG)·서울보증보험 등이 발급한 보증서 형태로 예치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시공사가 보수를 하지 않으면, 입주자대표회의는 이 보증서를 발급한 기관에 곧바로 하자보수보증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제도의 핵심은 '시공사가 사라져도 보수비는 남는다'는 데 있습니다. 예컨대 준공 3년차에 지하주차장 누수가 심한데 시공사가 이미 폐업했다면, 대표회의는 시공사 대신 보증서 발급기관을 상대로 하자보수보증금 지급을 청구해 보수비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 절차와 기간을 모른 채 시간을 흘려보내면, 정작 하자가 있어도 돈을 받지 못하는 일이 생깁니다.
예치 주체 — 아파트를 지은 사업주체(민간 시행·시공사). 국가·지자체·LH·지방공사는 예외입니다.
금액 — 대지가격을 뺀 총사업비의 약 3%.
형태 — 대개 건설공제조합·HUG·서울보증보험의 보증서로 예치됩니다.
청구·사용 주체 — 입주자대표회의등이 청구하고 정해진 용도로 사용합니다.
하자보수보증금은 시공사가 하자보수 의무를 이행하도록 담보하는 돈이며, 그 청구와 사용의 주체는 입주자대표회의등입니다.
담보책임기간 — 유형별 2·3·5·10년, 기산점이 관건
하자보수를 물을 수 있는 기간, 즉 담보책임기간은 하자의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제36조·제37조와 같은 법 시행령 별표4는 시설공사의 종류별로 담보책임기간을 나누어 정하고 있습니다. 마감공사(미장·도배·도장·타일 등)는 2년, 그 밖의 여러 설비·마감 공종은 3년 또는 5년, 그리고 건물을 떠받치는 내력구조부와 지반공사는 10년입니다.
기간을 세는 출발점(기산점)도 중요합니다. 각 세대 내부인 전유부분은 입주자에게 인도한 날부터, 복도·주차장·외벽 같은 공용부분은 사용검사일부터 셉니다. 예를 들어 사용검사가 2021년 3월이었다면 마감공사(2년) 항목은 대체로 2023년 3월 무렵까지가 책임기간이 되는 식입니다. 하자 유형마다 기간이 다르므로, 어떤 하자가 몇 년차 공종에 해당하는지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여기서 대법원은 이 담보책임기간의 성격을 분명히 했습니다. 대법원 2024. 10. 8. 선고 2023다298892 판결은 공동주택관리법 제37조 제1항의 담보책임기간을 '그 기간 안에 발생한 하자'에 대해 사업주체가 책임을 지는 하자발생기간으로 보았습니다. 즉 기간 내에 하자가 발생하기만 했다면, 그로 인한 책임 이행이 기간이 끝난 뒤에 문제 되더라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실무적으로는, 4년차에 뒤늦게 드러난 하자라도 그것이 3년 이내에 발생했음을 입증할 수 있다면 3년차 항목으로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마감공사 — 미장·도배·도장·타일 등, 2년.
일반 설비·마감 공종 — 공종에 따라 3년 또는 5년.
내력구조부·지반공사 — 기둥·보·내력벽 등 골조와 지반, 10년.
기산점 — 전유부분은 인도일, 공용부분은 사용검사일.
담보책임기간은 '그 기간 안에 발생한 하자'에 대한 책임을 정한 하자발생기간입니다(대법원 2024. 10. 8. 선고 2023다298892).
누가 청구하나 — 하자보수는 대표회의, 손해배상은 구분소유자
같은 하자라도 어떤 권리를 누가 행사하느냐는 나뉩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공동주택관리법 제37조에 따라 사업주체에게 하자보수를 청구할 수 있고, 제38조에 따라 보증서 발급기관에 하자보수보증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즉 하자보수이행청구권과 보증금청구권이 대표회의가 직접 행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반면 보수만으로는 회복되지 않는 부분, 예컨대 시공 결함으로 떨어진 자산가치를 돈으로 배상받는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은 성격이 다릅니다. 이 권리는 집합건물법 제9조에 근거해 각 구분소유자(소유자)에게 귀속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대법원도 대표회의의 보증금청구권과 구분소유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인정 근거·당사자·책임 내용이 서로 다른 별개의 권리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대표회의가 손해배상까지 한꺼번에 청구하려면, 각 세대(구분소유자)로부터 손해배상채권을 넘겨받는 채권양도 동의서를 확보해 대표회의 명의로 소송을 진행하는 구조를 씁니다. 이 절차를 빠뜨리면, 정작 소송에서 손해배상 부분은 '청구할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배척될 수 있습니다.
하자보수와 보증금은 입주자대표회의가,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은 구분소유자가 행사하는 별개의 권리입니다.
청구 순서 — 하자보수 요구가 먼저, 불이행하면 보증금 청구
보증금은 처음부터 곧바로 꺼내 쓰는 돈이 아니라, 시공사가 보수를 하지 않을 때 작동하는 안전판입니다. 그래서 순서가 있습니다. 먼저 담보책임기간 안에 사업주체에게 하자보수를 청구하고, 사업주체가 이를 이행하지 않을 때 비로소 보증서 발급기관에 보증금 지급을 청구하는 흐름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담보책임기간 안에 보수를 청구한 사실'을 남겨두는 것입니다. 청구는 소송 같은 재판상 방법뿐 아니라 내용증명·공문 같은 재판 외 방법으로도 할 수 있는데, 시점과 내용을 명확히 남기려면 내용증명이 유용합니다. 기간이 지난 뒤 처음 발견된 하자는 원칙적으로 물을 수 없으므로, 발견 즉시 목록화하고 기간 안에 청구를 걸어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3년차가 끝나갈 무렵 외벽 균열을 발견했다면, 기간이 지나기 전에 하자 목록과 사진, 발생 시점을 정리해 내용증명으로 보수를 청구해 둡니다. 이렇게 해두면 이후 협상이나 소송에서 '기간 내에 청구했다'는 점이 인정되어, 시공사가 미룬 사이 기간이 지났다는 항변을 막을 수 있습니다.
1단계 — 담보책임기간 내에 사업주체에게 하자보수 청구(내용증명 권장).
2단계 — 사업주체의 보수 불이행 확인.
3단계 — 보증서 발급기관에 하자보수보증금 지급 청구.
증거화 — 하자 목록·사진·발생 시점, 청구 일자를 기록으로 남기기.
담보책임기간 안에 하자보수를 청구한 사실을 내용증명 등으로 남겨두는 것이 보증금 청구의 출발점입니다.
다툼이 생기면 —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 활용
시공사가 "이건 하자가 아니라 노후·사용상 문제"라며 보수를 거부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런 다툼을 위해 공동주택관리법 제39조는 국토교통부에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를 두고 있고, 실무는 국토안전관리원 사무국(하자관리시스템)에서 운영합니다. 이 위원회는 하자 여부의 판정, 사업주체등과 입주자대표회의등 사이의 분쟁 조정 및 재정을 맡습니다.
대표회의는 하자 여부에 다툼이 있을 때 위원회에 하자 여부 판정을 신청할 수 있고, 그 판정 결과는 이후 보수 요구와 보증금 사용의 근거가 됩니다. 소송보다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드는 경우가 많아, 본격적인 분쟁 전에 먼저 활용해 볼 만한 제도입니다.
실제로 하자보수보증금의 사용도 이 위원회의 판정 등과 연결됩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제38조는 보증금을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의 하자 여부 판정 등에 따른 하자보수비용 등 정해진 용도로만 쓰도록 하고 있어, 위원회의 판정이 곧 정당한 사용의 근거가 되는 셈입니다.
하자 여부에 다툼이 있으면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의 판정을 받아 보수 요구와 보증금 사용의 근거로 삼을 수 있습니다.
받은 뒤가 더 중요 — 사용 제한, 30일 신고, 순차 반환
보증금을 받아냈다고 끝이 아닙니다. 사용에는 제한이 있습니다. 하자보수보증금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의 하자 여부 판정 등에 따른 하자보수비용 등 법이 정한 용도로만 써야 하고,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이라면 사용한 뒤 30일 이내에 그 사용내역을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해야 합니다(공동주택관리법 제38조). 이를 어기고 목적 외로 쓰면 책임·분쟁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 하나 놓치기 쉬운 점은 남은 보증금이 시공사에 순차 반환된다는 것입니다. 하자 없이 담보책임기간이 지나면, 사용검사일을 기준으로 시행령이 정한 비율에 따라 단계적으로 되돌아갑니다. 대체로 2년 경과 시 15%, 3년 경과 시 40%, 5년 경과 시 25%, 10년 경과 시 20%가 반환됩니다. 즉 기간을 흘려보낼수록 청구할 수 있는 재원 자체가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각 연차의 담보책임기간이 지나기 전에 해당 공종의 하자를 빠짐없이 점검하고 청구·정산해 두는 것이 실익을 지키는 길입니다. 반환 시점이 다가오는데 미청구 하자를 방치하면, 정작 보수가 필요할 때 재원이 이미 시공사에 돌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사용 용도 — 하자 여부 판정 등에 따른 하자보수비용 등 정해진 용도로만.
신고 — 의무관리대상은 사용 후 30일 이내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사용내역 신고.
순차 반환 — 사용검사일 기준 2년 15%·3년 40%·5년 25%·10년 20%.
보증금은 정해진 용도로만 쓰고 사용내역을 30일 안에 신고해야 하며, 남은 금액은 연차별로 시공사에 반환됩니다.
놓치기 쉬운 실무 포인트 — 기간·감정·종결합의
하자는 보통 서서히, 그리고 뒤늦게 드러납니다. 그래서 각 연차 담보책임기간이 끝나기 전에 정기적으로 하자 점검을 하고, 필요하면 전문가의 하자조사·감정을 통해 하자 목록과 발생 시점을 객관적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목록화된 자료는 이후 청구·조정·소송 어느 단계에서든 근거가 됩니다.
종결합의도 조심해야 할 지점입니다. 시공사가 눈에 보이는 일부만 보수한 뒤 "이후 하자에 대해 일절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식의 광범위한 면책 합의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합의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하자에 대한 권리까지 포기하는 결과가 될 수 있으므로, 범위와 문구를 신중히 검토하고 필요하면 유보 조항을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지막으로 감정·소송에는 비용과 시간이 드는 만큼, 하자의 규모와 예상 회복액, 담보책임기간의 잔여 여부를 함께 따져 대응 수위를 정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소액·경미한 하자라면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으로 마무리하고, 규모가 크거나 다툼이 첨예하면 감정을 거쳐 소송으로 나아가는 식으로 단계를 나누어 접근하면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하자보수보증금과 손해배상은 어떻게 다른가요?
A. 하자보수보증금은 시공사가 보수를 하지 않을 때 입주자대표회의가 보증기관에 청구해 보수비를 확보하는 돈입니다. 반면 보수만으로 회복되지 않는 가치 하락 등을 돈으로 배상받는 손해배상청구권(집합건물법 제9조)은 각 구분소유자에게 있어, 대표회의가 행사하려면 채권양도를 받아야 합니다. 성격과 권리자가 다른 별개의 권리입니다.
Q. 담보책임기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못 받나요?
A. 담보책임기간은 '그 기간 안에 발생한 하자'에 대한 책임을 정한 것입니다(대법원 2024. 10. 8. 선고 2023다298892). 따라서 기간 내에 발생한 하자라면 발견·청구가 다소 늦어도 발생 시점을 입증해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기간이 지난 뒤 처음 생긴 하자는 원칙적으로 청구 대상이 아니므로, 기간 안에 보수청구를 서둘러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입주자대표회의가 아직 구성되지 않았으면 어떻게 하나요?
A. 대표회의 구성 전이라면 관리주체나 사업주체를 통해 하자보수를 요청하고, 개별 구분소유자도 하자보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후 대표회의가 구성되면 대표회의 명의로 보수·보증금 청구를 정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어느 경우든 담보책임기간이 지나지 않도록 청구 시점을 먼저 남겨두는 것이 우선입니다.
Q. 보증금을 하자보수 말고 다른 용도로 써도 되나요?
A. 안 됩니다. 하자보수보증금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 판정 등에 따른 하자보수비용 등 법이 정한 용도로만 사용해야 합니다(공동주택관리법 제38조).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은 사용 후 30일 이내에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사용내역을 신고해야 하고, 목적 외로 쓰면 분쟁·책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Q. 시공사가 폐업했는데도 보증금을 받을 수 있나요?
A. 하자보수보증금은 보통 건설공제조합·주택도시보증공사·보증보험 같은 보증기관의 보증서로 예치되어 있어, 시공사가 폐업해도 보증기관에 지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담보책임기간 안에 하자보수를 청구한 사실과 하자 발생 시점을 증거로 남겨두어야 청구가 순조롭습니다. 보증서 종류와 보증기관에 따라 청구 요건이 다르므로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소송 전에 꼭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를 거쳐야 하나요?
A.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자 여부에 다툼이 있을 때 위원회의 판정·조정을 활용하면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공동주택관리법 제39조). 판정 결과는 보수 요구와 보증금 사용의 근거가 되고, 조정이 성립하면 분쟁을 조기에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조정이 되지 않으면 그때 소송으로 나아가면 됩니다.
맺음말
하자보수보증금은 시공사가 하자보수를 미루거나 사라져도 아파트가 보수비를 확보할 수 있게 해주는 안전장치이고, 그 열쇠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쥐고 있습니다. 관건은 네 가지입니다. 하자 유형별 담보책임기간(2·3·5·10년)을 놓치지 않는 것, 하자보수·보증금은 대표회의가·손해배상은 구분소유자가 행사한다는 권리 구분, 보수 요구를 먼저 걸고 불이행 시 보증금을 청구하는 순서, 그리고 받은 뒤의 용도 제한·신고·순차 반환입니다.
무엇보다 담보책임기간이 지나기 전에 하자를 목록화하고 내용증명 등으로 청구를 남겨두는 것이 실익을 지키는 출발점입니다. 다툼이 있으면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를 먼저 활용하고, 규모가 크면 하자조사·감정을 거쳐 소송으로 단계적으로 나아가면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종결합의의 면책 범위처럼 놓치기 쉬운 함정도 미리 챙겨두어야 합니다.
아파트 하자보수보증금 청구는 기간 관리와 증거 정리, 권리 주체 정리가 맞물린 문제라 초기 대응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 하자보수보증금 청구나 하자소송을 고민하신다면, 담보책임기간과 하자 목록을 정리해 두고 상담을 받아 보시면 대응의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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