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범죄 위장수사 확대 — 함정수사라고 다툴 수 있을까
디지털 성범죄 위장수사 확대 — 함정수사라고 다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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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수사/체포/구속

디지털 성범죄 위장수사 확대 — 함정수사라고 다툴 수 있을까 

강대현 변호사

온라인에서 성착취물이나 불법촬영물이 오가던 대화방에 접근해 온 상대가 알고 보니 경찰이었다면, 대부분 ‘이건 함정수사 아니냐’는 생각부터 하게 됩니다. 2021년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에 처음 도입된 위장수사가 2025년부터 성인 대상 범죄로까지 넓어지면서, 위장수사로 검거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위장수사는 법이 정면으로 허용한 합법적 수사기법이어서, ‘위장수사라서 위법하다’는 주장만으로는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함정수사라고 다툴 수 있고, 절차 위반은 또 어떻게 문제 삼을 수 있을까요? 이 글에서 위장수사와 함정수사의 경계, 그리고 실제로 다툴 수 있는 지점을 하나씩 정리하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위장수사란 무엇이고, 왜 ‘확대’됐나

위장수사는 수사기관이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거나 다른 신분으로 위장한 채 범죄 현장에 접근해 증거를 수집하고 범인을 검거하는 수사기법입니다. 디지털 성범죄는 익명의 온라인 공간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져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판매자·유포자에게 접근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법이 특별히 허용한 수사방식입니다. 근거 규정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5조의2부터 제25조의9까지이며, 이 조항들은 2021년 9월 24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도입 당시 위장수사는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인 디지털 성범죄에만 쓸 수 있었습니다. 이후 성인을 노린 불법촬영물·딥페이크 편집물 유통이 심각해지자, 2025년 6월 시행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개정으로 성인 대상 디지털 성범죄에도 위장수사를 할 수 있도록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위장수사 확대’입니다. 대상 범죄가 넓어진 만큼, 이제는 성인 피해 사건에서도 경찰이 구매자·회원을 가장해 접근하는 방식의 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위장수사는 절차의 무게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뉘는데, 이 구분은 뒤에서 절차 위반을 다툴 때 핵심이 되므로 먼저 정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 신분비공개수사 — 경찰관이 신분을 밝히지 않고 대화방 등에 접근해 증거·자료를 수집하는 방식입니다. 상급 경찰관서 수사부서장의 승인을 받아 진행하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형태입니다.

  • 신분위장수사 — 위장 신분을 실제로 사용하거나 관련 문서·전자기록을 만들어 쓰는 등 개입 정도가 큰 방식입니다. 반드시 검사에게 신청해 검사가 법원에 허가를 청구하고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할 수 있습니다.

위장수사와 함정수사는 같은 말이 아니다

많은 분들이 위장수사와 함정수사를 같은 것으로 오해하지만, 두 개념은 층위가 다릅니다. 위장수사는 ‘신분을 감추고 접근한다’는 수사 방법을 가리키는 반면, 함정수사는 ‘수사기관이 범죄를 부추기거나 만들어냈는가’라는 적법성 평가의 문제입니다. 즉 위장수사를 했다는 사실 자체가 위법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위장수사는 법이 요건과 절차를 정해 정면으로 허용한 제도입니다. 따라서 재판에서 ‘경찰이 신분을 속였으니 위법하다’는 취지의 주장만으로는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다툼의 초점은 그 위장수사가 단순히 이미 벌어지고 있던 범행에 접근한 것인지, 아니면 없던 범의를 새로 만들어낸 ‘범의유발형 함정수사’로 넘어갔는지에 맞춰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미 성착취물을 판매하겠다고 광고를 올린 사람에게 경찰이 구매자인 척 접근해 거래를 확인했다면, 이는 진행 중이던 범죄에 접근한 것에 가깝습니다. 반대로 그런 의사가 전혀 없던 사람에게 경찰이 집요하게 부탁하고 회유해 결국 촬영·제작에 이르게 했다면, 성격이 전혀 달라집니다.

위장수사 자체는 합법입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그 과정이 ‘범의유발형 함정수사’로 넘어갔을 때뿐이며, 다툼도 바로 그 지점에 집중해야 합니다.

함정수사, 언제 위법한가 — 기회제공형과 범의유발형

판례는 함정수사를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판단해 왔습니다. 이 구분이 사실상 함정수사 주장의 성패를 가르므로, 내 사건이 어느 쪽에 가까운지 냉정하게 따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 기회제공형 — 이미 범행 의사를 가진 사람에게 단순히 범행의 기회를 제공하거나 범행을 쉽게 해 준 경우입니다. 수사방법으로서 상당성이 인정되어 적법하고,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 범의유발형 — 범행 의사가 없던 사람에게 수사기관이 범의를 새로 불러일으켜 범행에 나아가게 한 경우입니다. 수사의 염결성과 적법절차 원칙에 반해 위법으로 평가됩니다.

두 유형을 가르는 결정적 기준은 ‘수사기관이 개입할 당시 그 사람에게 이미 범의가 있었는가’입니다. 범의가 이미 있었다면 기회제공형에 가깝고, 없던 범의가 수사기관의 적극적 공작으로 생긴 것이라면 범의유발형에 가깝습니다. 결국 ‘범행 결심이 누구에게서 비롯됐는가’를 따지는 문제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법원은 무엇을 보고 ‘범의유발형’인지 가리나

범의가 원래 있었는지는 본인의 말만으로 정해지지 않고, 여러 객관적 정황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실무에서 법원이 무게를 두는 요소는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 대상자의 전과·범죄 성향 — 유사 범행 전력이나 관련 활동 이력이 있는지.

  • 대상 범죄와의 밀접성 — 평소 그런 거래·게시가 이루어지던 장(場)에 이미 발을 들이고 있었는지.

  • 범행의 동기 — 스스로의 이익·목적에서 나온 것인지, 수사기관의 권유가 있어야만 움직였는지.

  • 수사기관의 개입 경위와 정도 — 단순히 응답한 수준인지, 아니면 반복적으로 부탁·회유·유인하는 등 적극적으로 범행을 끌어냈는지.

구체적으로 보면, 스스로 판매 게시글을 올리고 가격까지 제시하던 사람에게 경찰이 구매 의사를 밝히며 접근한 경우는 대체로 기회제공형으로 평가되기 쉽습니다. 반면 아무런 판매·제작 의사를 내비친 적 없는 사람에게 경찰이 먼저 접근해 여러 차례 설득하고 조건을 제시하며 범행을 종용했다면, 범의유발형으로 다툴 여지가 커집니다. 다만 이 판단은 대화 내용, 접근 순서, 대상자의 반응 등 사건마다의 구체적 정황에 크게 좌우되므로, 기록을 세밀하게 재구성하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위장수사 ‘절차’를 지켰는지도 다툴 수 있다

함정수사 여부와 별개로, 위장수사가 법이 정한 요건과 절차를 지켰는지도 중요한 방어 지점입니다. 특히 개입 정도가 큰 신분위장수사는 절차 요건이 엄격합니다. 신분위장수사는 검사의 청구로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허가 없이 이루어졌다면 그 자체로 위법 소지가 큽니다.

기간 제한도 있습니다. 신분위장수사의 기간은 3개월을 초과할 수 없고, 연장하더라도 총 기간이 1년을 넘을 수 없습니다. 또한 급박한 사정으로 먼저 개시한 긴급 신분위장수사의 경우 48시간 이내에 법원의 허가를 받지 못하면 즉시 중지해야 합니다. 반면 신분비공개수사는 법원 허가까지는 필요 없고 상급 수사부서장의 승인을 받도록 되어 있어, 요구되는 절차의 무게가 다릅니다.

이런 요건이나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면, 그 과정에서 얻은 증거는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서 재판에서 증거능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위장수사 사건에서는 ‘범의가 있었느냐’는 실체 문제와 함께, ‘허가와 절차를 제대로 밟았느냐’는 절차 문제를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위법한 함정수사로 인정되면 재판은 어떻게 되나

수사가 위법한 범의유발형 함정수사로 인정되면, 법원은 유·무죄를 따지지 않고 공소기각 판결로 사건을 종결합니다. 위법한 함정수사에 기한 공소제기는 그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해 무효인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형사소송법 제327조에 따라 공소를 기각하는 것입니다. 실체 판단 없이 절차상 이유로 사건이 끝나는 셈입니다.

또한 위법한 수사로 수집된 증거는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함정수사의 위법성이 인정되면 그로부터 파생된 자료들의 증거가치도 흔들리게 되어, 사건 전체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위법한 함정수사로 인정되면 법원은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고 형사소송법 제327조에 따라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합니다.

위장수사 사건에서 실무상 유의할 점

함정수사 주장은 강력한 방어수단이 될 수 있지만, 실제 인정되는 문턱은 결코 낮지 않습니다. 앞서 본 대로 대다수 사건은 ‘이미 범의가 있었다’고 볼 정황이 있어 기회제공형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막연히 ‘함정에 빠졌다’고 주장하기보다, 대화의 시작이 누구였는지·어떤 말로 범행이 유도됐는지를 기록으로 구체화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수사 초기 단계의 대응이 특히 중요합니다. 상대방과 주고받은 메시지, 접근과 권유의 순서, 처음 거래·게시가 이루어진 경위 등을 최대한 보존하고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진술 과정에서 불리한 예단을 스스로 만들지 않도록, 조사에 앞서 사건의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정리하면, 위장수사 사건의 방어는 ‘범의유발형 함정수사에 해당하는가’라는 실체 쟁점과 ‘허가·기간 등 절차를 준수했는가’라는 절차 쟁점을 동시에 살펴 승부처를 찾는 데 있습니다. 두 축을 함께 검토하면서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지점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위장수사로 수집된 증거는 무조건 무효인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위장수사는 법이 허용한 적법한 수사기법이므로, 요건과 절차를 지켜 수집한 증거는 원칙적으로 유효합니다.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것은 그 수사가 범의유발형 함정수사에 해당하거나, 법이 정한 허가·기간 등 절차를 위반한 경우입니다.

Q. 상대가 경찰인 줄 몰랐는데 그럼 함정수사 아닌가요?

A. 상대가 경찰인지 몰랐다는 사정만으로 함정수사가 되지는 않습니다. 신분을 감추고 접근하는 것 자체가 위장수사의 본질이기 때문입니다. 핵심은 ‘신분을 몰랐는가’가 아니라 ‘범행 결심이 원래 있었는가, 아니면 수사기관이 만들어냈는가’입니다.

Q. 신분위장수사에 법원 허가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신분위장수사는 검사의 청구로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수사입니다. 허가 없이 이루어졌다면 절차 위반으로 위법 소지가 크고, 그 과정에서 얻은 증거는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안에 따라 판단이 갈릴 수 있으므로 기록 확인이 필요합니다.

Q. 성인 대상 디지털 성범죄도 위장수사 대상인가요?

A. 네. 도입 초기에는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에만 적용됐지만, 2025년 6월 시행된 성폭력처벌법 개정으로 성인 대상 디지털 성범죄에도 위장수사를 할 수 있게 확대됐습니다. 따라서 성인 피해 사건에서도 위장수사에 의한 검거가 가능합니다.

Q. 함정수사가 인정되면 처벌을 완전히 면하나요?

A. 위법한 범의유발형 함정수사로 인정되면 법원은 공소기각 판결로 사건을 종결하므로, 그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처벌을 면하게 됩니다. 다만 함정수사가 인정되는 문턱이 높고, 사건에 다른 별개의 혐의가 있으면 그 부분은 따로 판단되므로 사안 전체를 살펴야 합니다.

Q. 위장수사 사건, 초기에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A. 상대방과 주고받은 대화, 접근·권유의 순서, 최초 거래·게시 경위 등 사건의 흐름을 보여 주는 자료를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다음 범의가 원래 있었는지, 절차가 지켜졌는지를 나누어 검토하며 방어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맺음말

위장수사는 이제 아동·청소년을 넘어 성인 대상 디지털 성범죄까지 활용되는 보편적인 수사기법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위장수사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위법이 되는 것은 아니며, 다툼의 실질은 ‘범의가 원래 있었는가’와 ‘법이 정한 허가·절차를 지켰는가’라는 두 가지 축에 있습니다. 이 두 지점을 정확히 짚어야 실효성 있는 방어가 가능합니다.

함정수사 주장은 강력하지만 인정 문턱이 높아, 막연한 억울함 호소만으로는 통하지 않습니다. 대화 기록과 접근 경위를 구체적으로 재구성하고, 절차 위반 여부까지 함께 검토해 사건마다의 승부처를 찾아야 합니다. 위장수사 관련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진술 이전에 사건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 디지털 성범죄 위장수사·함정수사 쟁점으로 고민하고 계신다면, 초기 단계에서 사건의 성격을 정리하고 대응 방향을 함께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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