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후 귀갓길에, 혹은 시비 끝에 순간적으로 신체를 노출했다가 공연음란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별일 아니라 여겼는데 성범죄라니' 하며 당황하는 경우가 많지만, 공연음란죄는 형법이 성풍속에 관한 죄로 규정한 엄연한 범죄입니다. 다만 모든 노출이 공연음란죄가 되는 것은 아니고, 어떤 경우는 벌금 10만 원 안팎의 경범죄로 끝나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공연음란죄가 어디까지 성립하는지, 단순 노출·경범죄와 무엇이 갈리는지, 그리고 전과나 신상정보 등록으로 이어지는지를 판례를 근거로 정리했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공연음란죄란 무엇인가 — 형법 제245조의 처벌 수위
공연음란죄는 형법 제245조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조문은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법정형의 상한은 징역 1년 또는 벌금 500만 원이며, 사안이 가벼우면 구류나 과료로 마무리되기도 합니다. 이름 그대로 '공연히(공공연하게)'와 '음란한 행위'라는 두 축이 성립의 핵심입니다.
공연음란죄는 강간·강제추행처럼 특정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범죄가 아니라, 사회의 건전한 성풍속을 보호하기 위한 범죄로 분류됩니다. 그래서 특정 피해자가 없어도 성립할 수 있고, 목격자와 합의한다고 해서 죄 자체가 사라지는 구조는 아닙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노출을 목격하고 불쾌감을 느낀 사람이 있을 때 그와의 합의가 양형에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형법 제245조는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한 자'를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 등으로 처벌하며, 성립의 핵심은 '공연성'과 '음란성' 두 가지입니다.
'음란한 행위'의 기준 — 단순 노출과 어떻게 다른가
가장 중요한 쟁점은 문제된 행위가 법이 말하는 '음란한 행위'에 해당하는지입니다. 대법원은 형법 제245조의 음란한 행위를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대법원 2000. 12. 22. 선고 2000도4372 판결). 단순히 남에게 부끄러움이나 불쾌감을 주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성적으로 자극적인 수준에 이르러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기준 때문에 겉보기에 비슷한 노출이라도 결론이 갈립니다. 예컨대 사람이 많은 지하철 안에서 성기를 노출하고 만지는 행위는 음란성이 뚜렷해 공연음란죄가 인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다툼 중 항의하는 뜻으로 순간적으로 엉덩이를 내보이는 행위는 성적 흥분과 무관해 음란행위로 보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대법원은 마트 주인과 다투던 사람이 상대방 앞에서 바지와 팬티를 내려 엉덩이 등을 보이며 항의한 사안에서, 그 행위가 음란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3도6514 판결). 노출 부위가 성기·엉덩이라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음란행위가 되는 것이 아니라, 노출의 동기·방법·정도가 성적 흥분을 유발하는지가 관건이라는 취지입니다.
노출 '부위'가 아니라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성적 수치심을 해하는지'가 음란행위 판단의 핵심입니다(대법원 2000도4372, 2003도6514).
성적 목적이 없어도 성립할까 — 고의의 범위
많은 분이 "성적인 의도가 없었으니 죄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공연음란죄가 "주관적으로 성욕의 흥분, 만족 등 성적인 목적이 있어야 성립하는 것은 아니고, 그 행위의 음란성에 대한 의미의 인식이 있으면 족하다"고 봅니다(대법원 2000도4372 판결). 즉 성적 쾌락을 노리지 않았더라도, 자신의 행위가 음란하다는 점을 인식했다면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술에 취해 저지른 노출이라도 곧바로 면책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만취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었다는 점이 인정되면 심신장애로 형이 감경될 여지가 있고, 애초에 음란성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었다고 볼 사정이 있다면 고의가 부정될 수도 있습니다. 이 지점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므로, 당시 정황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다투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연성' — 아무도 보지 못했어도 처벌되나
'공연히'라는 요건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제로 누가 보았는지가 아니라, 볼 수 있는 상태에 있었는지입니다. 따라서 목격자가 우연히 없었더라도, 누구든 지나다닐 수 있는 개방된 장소였다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새벽에 인적이 드문 도로변에서 노출했더라도, 그곳이 누구나 통행할 수 있는 공개된 장소라면 공연성 요건은 충족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완전히 폐쇄된 사적 공간에서 특정인 한 명만 있는 상황이라면 공연성이 부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CCTV에만 촬영된 경우에도, 그 장소가 불특정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곳이었다면 공연성이 인정되는 방향으로 판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소의 개방성: 도로·공원·상가 등 누구나 접근·통행할 수 있는 곳인지
시간대와 인적 상황: 사람이 실제로 있었는지보다 '있을 수 있었는지'
노출의 지속성·태양: 순간적이었는지, 반복·과시적이었는지
인식 가능성: 특정 1인만을 상대로 한 폐쇄적 상황인지 여부
공연음란죄 vs 경범죄처벌법 '과다노출' — 갈림길은 어디인가
노출 사건이라고 해서 모두 공연음란죄로 처리되는 것은 아닙니다. 성적 흥분을 유발하는 음란행위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단순히 부끄러움·불쾌감을 주는 정도라면, 형법이 아니라 경범죄처벌법이 적용됩니다.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1항 제33호(과다노출)는 "공개된 장소에서 공공연하게 성기·엉덩이 등 신체의 주요한 부위를 노출하여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준 사람"을 1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로 처벌합니다.
이 과다노출 조항은 과거 "알몸을 지나치게 내놓거나 가려야 할 곳을 내놓아…"라는 모호한 문언 때문에 명확성 원칙 위반으로 위헌결정을 받았고(헌법재판소 2016. 11. 24. 2016헌가3 결정), 이후 2017년 개정으로 지금과 같이 '성기·엉덩이 등 신체의 주요한 부위'로 구체화되었습니다. 그만큼 어떤 부위를 어떤 방식으로 노출했는지가 조문 적용의 핵심이 됩니다.
두 죄의 실질적 차이는 처벌 수위와 낙인에서 큽니다. 공연음란죄는 성범죄로 분류되어 최대 징역형까지 가능하고 벌금도 500만 원까지 올라갈 수 있는 반면, 과다노출은 벌금 상한이 10만 원에 그치고 성범죄로 취급되지 않습니다.
성적 흥분 유발 여부: 성기를 만지는 등 성적으로 자극적이면 공연음란, 단순 노출에 그치면 과다노출 쪽
노출의 동기·태양: 성적 의미가 담긴 과시인지, 항의·실수 등 비성적 맥락인지
처벌 수위: 공연음란 최대 징역 1년·벌금 500만 원 / 과다노출 벌금 10만 원 이하·구류·과료
성범죄 여부: 공연음란은 성범죄, 과다노출은 성범죄가 아닌 경범죄
같은 노출이라도 '성적 흥분을 유발하는 음란행위'면 형법상 공연음란죄, 단순 불쾌감 수준이면 경범죄처벌법상 과다노출로 갈립니다.
전과·신상정보 등록 — 오해하기 쉬운 부분
공연음란죄가 성범죄로 분류된다는 점 때문에, 유죄가 되면 신상정보가 등록·공개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분이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공연음란죄(형법 제245조)만으로 처벌되는 경우에는 성폭력처벌법 제42조의 신상정보 등록 대상 성범죄에 해당하지 않아, 원칙적으로 신상정보 등록 의무가 생기지 않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공연음란죄도 성폭력처벌법 제2조가 정한 '성폭력범죄'의 범위에는 포함됩니다. 따라서 카메라등이용촬영(불법촬영)이나 통신매체이용음란처럼 등록 대상이 되는 다른 성범죄와 함께 기소되면, 그 사건 전체로 신상정보 등록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또한 벌금형이라도 유죄가 확정되면 그 자체로 전과(범죄경력)가 남는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됩니다.
공연음란 단독: 신상정보 등록 대상 성범죄가 아님(형법 제245조는 등록 대상 목록에 없음)
다른 성범죄와 경합: 불법촬영·통매음 등과 함께라면 사건 전체로 등록 여부가 달라질 수 있음
벌금형도 전과: 벌금·과료도 유죄 확정이면 수사기관 범죄경력자료에 기록
부수처분: 사안·죄명에 따라 추가로 문제되는 처분이 있는지는 개별적으로 확인 필요
혐의를 받았다면 — 수사·재판 단계 대응
공연음란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다면, 가장 먼저 다툴 지점은 앞서 본 세 가지 요건입니다. 첫째, 문제된 행위가 성적 흥분을 유발하는 '음란한 행위'에 이르렀는지, 둘째, 자신의 행위가 음란하다는 인식(고의)이 있었는지, 셋째, 불특정·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공연성'이 있었는지입니다. 사안에 따라서는 노출 사실 자체나 행위자의 동일성(정말 본인이 맞는지)이 쟁점이 되기도 합니다.
혐의를 다투기 어려운 사안이라면 양형에 집중하는 전략이 현실적입니다. 초범이고 우발적이며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는 사정, 불쾌감을 느낀 목격자가 있다면 그와의 합의,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 등은 기소유예나 선고유예·벌금형 감경의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CCTV·목격자 진술 등 증거가 명확한데도 무리하게 부인하면 오히려 반성 없는 태도로 비쳐 불리해질 수 있으므로, 다툴 사건인지 인정하고 선처를 구할 사건인지 초기에 냉정히 가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술에 취한 상태에서 벌어진 사건은 진술이 오락가락하기 쉬워, 첫 조사에서의 진술이 이후 재판까지 발목을 잡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기억이 분명하지 않은 부분을 단정적으로 인정하거나 부인하기보다, 확인된 사실과 불분명한 사실을 구분해 진술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술에 취해 기억이 전혀 없는데도 공연음란죄로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공연음란죄는 성적 목적까지는 필요 없고 행위의 음란성에 대한 인식만 있으면 성립하므로, 만취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무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사물변별능력이 없을 정도의 심신장애가 인정되면 형이 감경될 수 있고, 음란성 인식 자체가 없었다고 볼 사정이 있으면 고의가 부정될 여지도 있습니다.
Q. 노상방뇨를 하다 신고당했는데 공연음란죄인가요?
A. 대체로 공연음란죄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소변을 보기 위한 노출은 성적 흥분을 유발하는 음란행위로 평가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는 경범죄처벌법상 과다노출이나 노상방뇨 등으로 처리되는 예가 많지만, 노출 태양이 성적 과시에 이르면 공연음란죄가 문제될 수 있어 구체적 정황이 중요합니다.
Q. 아무도 못 봤고 CCTV에만 찍혔습니다. 공연성이 인정되나요?
A. 인정될 수 있습니다. 공연성은 실제 목격 여부가 아니라 불특정·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였는지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지나다닐 수 있는 개방된 장소였다면, 우연히 목격자가 없었더라도 공연성이 인정되는 방향으로 판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공연음란죄로 벌금형을 받으면 신상정보가 등록·공개되나요?
A. 공연음란죄(형법 제245조) 단독 사건이라면 신상정보 등록 대상 성범죄가 아니어서 원칙적으로 등록·공개되지 않습니다. 다만 불법촬영·통신매체이용음란 등 등록 대상 성범죄와 함께 기소되면 사건 전체로 등록이 문제될 수 있고, 벌금형이라도 전과(범죄경력)는 남습니다.
Q. 목격자와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공연음란죄는 목격자의 처벌 의사와 무관하게 성립하는 범죄여서, 합의만으로 죄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불쾌감을 느낀 목격자가 있고 그와 원만히 합의했다면, 이는 기소유예나 형의 감경을 구하는 데 유리한 양형자료가 됩니다.
Q. 초범이고 반성하고 있으면 기소유예를 받을 수 있나요?
A. 사안이 경미하고 우발적이며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면 기소유예나 벌금형 선처를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노출 태양이 노골적이거나 반복적이면 정식 기소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초기부터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양형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맺음말
공연음란죄의 성패는 결국 '음란한 행위'와 '공연성'이라는 두 요건에 달려 있습니다. 같은 노출이라도 성적 흥분을 유발하는 음란행위면 형법상 공연음란죄로, 단순히 불쾌감을 주는 정도면 경범죄처벌법상 과다노출로 갈리고, 처벌 수위와 성범죄라는 낙인에서 큰 차이가 납니다. 반대로 목격자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안심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공연음란 사건은 '다툴 사건인지, 인정하고 선처를 구할 사건인지'를 초기에 정확히 가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무리한 부인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하고, 반대로 충분히 다툴 수 있는 사안을 성급히 인정해 성범죄 전과를 남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술자리 이후 벌어진 사건은 첫 진술이 재판 결과까지 좌우하는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혼자 판단하기 어렵다면 수사 초기 단계에서 사실관계와 대응 방향을 함께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 유사 사건을 상담해 온 경험에 비추어 보면, 첫 대응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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