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충동 약물치료(화학적 거세) 명령 — 대상·요건과 불복 방법 총정리
성충동 약물치료(화학적 거세) 명령 — 대상·요건과 불복 방법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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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충동 약물치료(화학적 거세) 명령 — 대상·요건과 불복 방법 총정리 

강대현 변호사

성폭력 사건에서 '성충동 약물치료', 이른바 '화학적 거세'라는 말을 들으면 막연한 공포부터 앞섭니다. 검사가 이 명령을 청구했다는 통지를 받은 피고인과 가족은 "정말 강제로 약물을 투여받는지", "거부할 방법은 없는지"를 가장 먼저 묻습니다. 그러나 성충동 약물치료는 모든 성범죄에 붙는 것이 아니라, 법이 정한 엄격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부과되며, 명령을 받은 뒤에도 다툴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성충동 약물치료의 대상과 요건, 명령 절차, 치료기간, 그리고 재판 단계와 집행 단계에서 어떻게 불복할 수 있는지를 정리했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성충동 약물치료(화학적 거세)란 무엇인가

성충동 약물치료는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보안처분입니다. 비정상적인 성적 충동이나 욕구를 억제하기 위해 성도착증 환자에게 약물을 투여하고 심리치료를 병행하여, 도착적인 성기능을 일정 기간 약화 또는 정상화하는 치료를 말합니다. 흔히 '화학적 거세'라고 불리지만, 신체 일부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의 분비를 억제하는 약물을 주기적으로 주사하는 방식입니다.

실무상 국내에서는 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GnRH) 계열의 약물이 주로 쓰이며, 통상 4주 간격으로 주사합니다. 약물 투여를 중단하면 호르몬 수치가 회복된다는 점에서 '가역적' 처분으로 이해되지만, 장기 투여에 따른 골밀도 감소 등 신체적 부작용이 문제 될 수 있어 법도 이를 요건으로 통제합니다.

법은 약물치료가 다음 세 가지를 모두 갖출 것을 요구합니다. 즉 비정상적 성적 충동·욕구를 억제·완화하기 위한 것으로서 의학적으로 알려진 것일 것, 과도한 신체적 부작용을 초래하지 아니할 것, 그리고 의학적으로 알려진 방법대로 시행될 것이 그 요건입니다. 이 요건은 치료라는 이름 아래 과도한 신체 침해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입니다.

화학적 거세는 신체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처분이 아니라,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약물을 주기적으로 투여해 성적 충동을 낮추는 가역적 치료입니다.

누가 대상이 되나 — 대상과 요건

검사는 사람에 대하여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성도착증 환자로서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19세 이상의 사람에 대하여 법원에 치료명령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성도착증이라는 정신의학적 진단과 재범 위험성이 함께 인정되어야 비로소 청구가 가능합니다.

요건을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성폭력범죄를 저질렀을 것 — 강간, 강제추행,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등 법이 정한 성폭력범죄가 대상입니다.

  • 성도착증 환자일 것 — 소아성기호증, 성적 가학증 등 정신의학적 진단이 전제되며, 정신과 전문의의 감정을 거칩니다.

  • 재범 위험성이 있을 것 — 과거 전력, 범행 양태, 심리평가 결과 등을 종합해 다시 성폭력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 19세 이상일 것 — 청구 대상자의 연령 요건입니다.

특히 정신과 전문의의 감정은 대상 여부를 가르는 결정적 절차입니다. 성도착증 진단이 내려지지 않거나 재범 위험성이 낮게 평가되면 치료명령의 요건 자체가 충족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방어의 출발점은 감정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진단의 근거와 위험성 평가의 타당성을 면밀히 따지는 데 있습니다.

성충동 약물치료는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만으로 부과되지 않습니다. 성도착증이라는 진단과 재범 위험성이 함께 인정되어야 합니다.

어떤 절차로 명령되나 — 세 가지 경로

성충동 약물치료 명령이 내려지는 경로는 하나가 아닙니다.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각 경로마다 청구 주체와 판단 기관이 다릅니다. 자신이 어느 경로에 놓여 있는지에 따라 다툴 수 있는 방법과 시점도 달라지므로 먼저 이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판결에 의한 치료명령 — 검사가 공소 제기와 함께 또는 항소심 변론종결 전까지 청구하고, 법원이 유죄판결을 선고하면서 징역형과 함께 치료명령을 선고하는 유형입니다.

  • 수형자에 대한 치료명령 — 징역형을 살고 있는 수형자가 가석방 요건을 갖춘 경우, 본인의 동의를 전제로 검사가 청구하여 법원이 결정하는 유형입니다.

  • 치료감호심의위원회 결정에 의한 치료명령 — 치료감호를 집행 중인 사람에 대해 가종료 등을 심사하면서 위원회가 치료명령을 부과하는 유형입니다.

세 유형 중 재판에서 가장 자주 문제 되는 것은 판결에 의한 치료명령입니다. 이 경우 치료명령은 본안 형사재판의 일부처럼 함께 심리되므로, 유무죄 및 양형과 별개로 '치료명령 청구가 이유 있는지'를 법원이 판단합니다. 법원이 청구가 이유 없다고 보면 치료명령 청구를 기각할 수 있습니다.

치료기간과 집행 시기 — 최장 15년

법원은 치료명령 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하면 15년의 범위에서 치료기간을 정하여 판결로 치료명령을 선고합니다. 치료 경과에 따라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경우에도 종전 기간을 합산하여 15년을 초과할 수 없습니다. 15년이라는 상한은 치료명령이 무기한의 신체 통제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한 한계입니다.

집행 시기도 정해져 있습니다. 판결로 치료명령을 받은 사람의 경우, 형의 집행이 종료·면제되거나 가석방되기 전, 또는 치료감호의 집행이 종료·가종료되거나 치료위탁으로 석방되기 전 2개월 이내에 약물 투여가 시작됩니다. 즉 실제 약물치료는 수감 생활을 마치고 사회로 나오는 시점에 맞추어 개시되는 구조입니다.

치료 기간 동안 대상자는 보호관찰을 받으며, 정기적인 약물 투여와 심리치료 프로그램 이수 등 준수사항을 지켜야 합니다. 이 준수사항을 어기면 별도의 형사처벌이 따르는데, 이 점은 뒤에서 다시 살펴봅니다.

헌법재판소는 합헌이라 했지만 — 2013헌가9 결정

화학적 거세가 인간의 존엄과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위헌 논란은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2015년 12월 23일 2013헌가9 결정에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재판관 6(합헌) 대 3(위헌)의 의견으로 치료명령 자체를 규정한 조항은 합헌으로 판단했습니다.

다만 헌법재판소는 한 부분을 위헌으로 보았습니다. 장기형이 선고되는 경우 치료명령의 선고 시점과 실제 집행 시점 사이에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생기는데, 그사이 재범 위험성이 사라졌을 수 있음에도 집행 시점에 이를 다시 심사하는 절차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헌법재판소는 이 부분이 침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지 못해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난다고 보아 헌법불합치로 판단했습니다.

이 결정의 취지에 따라 국회는 2017년 12월 19일 법률 개정으로 집행 시점에 필요성을 다시 심사받을 수 있는 집행면제 신청 제도를 신설했고, 이 규정은 2018년 1월 1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지금은 선고 단계뿐 아니라 집행 단계에서도 재범 위험성을 다시 다툴 길이 열려 있습니다.

어떻게 불복하나 — 재판 단계와 집행 단계

성충동 약물치료 명령은 받았다고 해서 그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다툴 수 있는 국면은 크게 재판 단계집행 단계 둘로 나뉩니다.

재판 단계에서는 유죄판결·양형과 마찬가지로 치료명령에 대해서도 항소·상고로 다툴 수 있습니다. 이때 핵심 쟁점은 성도착증 진단과 재범 위험성입니다. 검찰 측 감정 결과를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진단 기준의 부합 여부, 심리평가의 신뢰성, 위험성 평가의 근거를 짚어 별도의 정신감정을 신청하거나 반대 자료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초범이고 범행 경위에 우발적 요소가 있으며 치료 의지가 확인되는 사안이라면, 재범 위험성이 낮다는 점을 부각해 치료명령 청구 기각을 구할 여지가 있습니다.

집행 단계에서는 위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도입된 집행면제 신청이 핵심 수단입니다. 징역형과 함께 치료명령을 받은 사람은 징역형의 집행이 종료되기 전 12개월부터 9개월까지의 기간에 주거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에 치료명령의 집행면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이 시점의 재범 위험성, 즉 치료의 필요성을 다시 심리하여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집행을 면제합니다.

  • 항소·상고 — 판결로 선고된 치료명령의 요건(성도착증·재범위험성) 자체를 다툽니다.

  • 별도 정신감정 신청 — 검찰 감정에 맞서 진단과 위험성 평가를 재검증합니다.

  • 집행면제 신청 — 형 집행 종료 전 12개월~9개월 사이에 법원에 신청해 집행 시점의 필요성을 다시 판단받습니다.

집행면제 신청과 관련해 참고할 판결이 있습니다. 대법원 2021년 8월 19일 선고 2020도16111 판결은, 개선입법이 시행될 당시 이미 신청기간이 지나 집행면제를 신청할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에 대해, 향후에는 신청기간의 제한을 받지 않고 상당한 기간 내에 집행면제를 신청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집행 시점에 필요성을 심사받을 기회는 헌법적 요청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형식적인 기간 제한만으로 봉쇄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입니다.

명령을 받았더라도 끝이 아닙니다. 재판 단계에서는 항소·상고로, 집행 단계에서는 집행면제 신청으로 재범 위험성을 다시 다툴 수 있습니다.

명령을 위반하면 — 형사처벌

치료명령은 단순한 권고가 아니라 준수 의무가 따르는 처분입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어기면 별도의 형사처벌을 받습니다. 처벌 수위는 위반의 성격에 따라 나뉩니다.

  • 치료 효과를 없애거나 감소시키는 행위·감독 회피 — 정당한 사유 없이 약물 투여를 방해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치료 효과를 해친 경우 등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 준수사항 위반 — 보호관찰 준수사항이나 치료·심리치료 프로그램 이수 등을 정당한 사유 없이 위반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앞서 본 대법원 2020도16111 판결도 준수사항 위반이 문제 된 사안이었습니다. 다만 그 사안에서는 집행면제를 신청할 기회 자체가 부여되지 않은 사정이 있어, 집행의 필요성에 관한 법원 판단을 받지 못한 채 이루어진 집행이 그대로 유효한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위반 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집행 자체가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성충동 약물치료를 받으면 영구적으로 성기능을 잃나요?

A. 아닙니다. 화학적 거세는 신체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약물을 주기적으로 주사하는 방식입니다. 약물 투여를 중단하면 호르몬 수치가 회복되는 가역적 처분으로 이해됩니다. 다만 장기 투여에 따른 신체적 부작용은 있을 수 있어, 법도 과도한 부작용을 초래하지 않을 것을 요건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Q. 성범죄를 저지르면 무조건 화학적 거세 대상인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성폭력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성도착증 환자라는 정신과 전문의의 진단과 재범 위험성, 그리고 19세 이상이라는 요건이 함께 갖추어져야 합니다. 대부분의 성범죄 사건에서 치료명령이 청구되는 것은 아닙니다.

Q. 본인이 거부하면 약물치료를 안 받을 수 있나요?

A. 판결로 선고된 치료명령은 본인이 거부한다고 하여 곧바로 면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재판 단계에서 항소·상고로 요건을 다투거나, 집행 단계에서 집행면제 신청을 통해 집행 시점의 필요성을 다시 판단받을 수 있습니다. 거부 의사 자체보다 요건과 필요성을 법적으로 다투는 것이 실질적인 대응입니다.

Q. 집행면제 신청은 언제, 어디에 하나요?

A. 징역형과 함께 치료명령을 받은 사람은 징역형의 집행이 종료되기 전 12개월부터 9개월까지의 기간에 주거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에 집행면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그 시점의 재범 위험성을 다시 심리하여 집행 면제 여부를 결정합니다.

Q. 재판에서 성도착증 감정 결과를 다툴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검찰 측 감정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진단 기준의 부합 여부와 심리평가의 신뢰성을 짚어 별도의 정신감정을 신청하거나 반대 자료를 제출할 수 있습니다. 성도착증 진단이 인정되지 않거나 재범 위험성이 낮게 평가되면 치료명령 청구 요건 자체가 충족되지 않습니다.

Q. 치료명령을 어기면 어떻게 되나요?

A. 정당한 사유 없이 약물 투여를 방해하는 등 치료 효과를 해치거나 감독을 회피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 준수사항을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집행 자체가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도 함께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맺음말

성충동 약물치료는 '화학적 거세'라는 무거운 이름 때문에 막연한 두려움을 주지만, 실제로는 성도착증 진단과 재범 위험성이라는 엄격한 요건이 갖추어진 경우에 한해, 최장 15년의 범위에서 부과되는 처분입니다. 그리고 헌법재판소 2013헌가9 결정과 그에 따른 집행면제 신청 제도의 도입으로, 선고 단계뿐 아니라 집행 단계에서도 재범 위험성을 다시 다툴 수 있는 길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치료명령이 청구되었거나 이미 선고되었더라도 포기할 일이 아닙니다. 재판 단계에서는 성도착증 감정과 재범 위험성 평가를 면밀히 검증하고, 집행 단계에서는 신청기간에 맞추어 집행면제를 신청하는 등 국면에 맞는 대응이 필요합니다. 각 신청에는 기간 제한이 있으므로 시점을 놓치지 않는 것이 특히 중요합니다.

성충동 약물치료 명령이 얽힌 성범죄 사건은 유무죄·양형과 보안처분이 함께 다투어지는 복잡한 구조입니다.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 이런 사건으로 고민하고 계신다면, 감정과 위험성 평가의 쟁점을 짚어줄 수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초기에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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