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소송 면책 — 이미 파탄난 부부라면 상간 위자료 책임 없을까
상간소송 면책 — 이미 파탄난 부부라면 상간 위자료 책임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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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간소송 면책 — 이미 파탄난 부부라면 상간 위자료 책임 없을까 

강대현 변호사

배우자의 외도를 알게 되면 상간 상대방에게 위자료를 청구하는 일이 많습니다. 반대로 어느 날 갑자기 ‘상간자’로 지목되어 소송을 당한 분들은 한 가지 의문을 품습니다. 이미 두 사람의 부부 사이가 사실상 끝난 상태에서 만났는데도 위자료를 물어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실제로 대법원은 혼인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된 뒤의 만남이라면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봅니다. 이 글에서는 상간 위자료의 기본 원칙과 ‘혼인 파탄’이라는 면책 논리가 어디까지 통하는지, 그 경계를 법원이 어떻게 판단하는지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상간 위자료, 왜 제3자도 책임을 지나

부부는 서로에 대해 정조를 지키고 혼인의 순결을 유지할 의무를 부담합니다. 배우자가 아닌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부정행위를 하여 이러한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면, 그 제3자는 다른 배우자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법적 근거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 책임이며, 부정한 행위는 민법 제840조 제1호가 정한 재판상 이혼사유이기도 합니다.

대법원은 제3자가 부정행위로 혼인의 본질에 해당하는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그 유지를 방해하여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봅니다. 즉 상간 위자료는 단순히 ‘도덕적으로 잘못했으니 배상하라’는 것이 아니라, 보호되는 권리인 부부공동생활이 실제로 침해되었기 때문에 인정되는 것입니다.

이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책임의 근거가 ‘부부공동생활 침해’에 있다면, 침해될 부부공동생활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책임의 전제 자체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여기에서 ‘혼인 파탄’이라는 면책 논리가 나옵니다.

상간 위자료의 근거는 ‘부부공동생활의 침해’다. 침해될 공동생활이 남아 있는지가 책임 판단의 출발점이 된다.

핵심 예외 — 이미 파탄난 부부라면 책임이 없다

대법원은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부부가 실질적으로 부부공동생활이 파탄되어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다면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성적인 행위를 하더라도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그 유지를 방해하는 행위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침해될 부부공동생활이 남아 있지 않으므로 배우자의 권리가 침해되는 손해가 생긴다고 보기 어렵고, 따라서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법리의 핵심은 ‘만남의 시점’입니다. 부정행위가 있었던 시점에 부부관계가 이미 회복 불가능하게 깨져 있었다면, 그 만남이 부부관계를 깨뜨린 원인이 아니라 이미 깨진 뒤에 일어난 일이 됩니다. 예를 들어 수년간 별거하며 각자 이혼을 전제로 재산·양육 문제를 정리하던 부부의 한쪽이 새 사람을 만난 경우라면, 그 새 만남이 멀쩡한 가정을 파탄낸 것이라고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 판결은 어디까지나 ‘원칙적으로 책임이 있다’는 큰 틀 안의 예외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파탄을 인정받는 문턱은 생각보다 높고, 막연히 “사이가 안 좋았다”는 정도로는 면책되지 않습니다.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된 뒤의 만남이라면, 침해할 부부공동생활이 없으므로 상간 위자료 책임이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2011므2997 전합).

‘파탄’의 의미 — 단순 불화나 권태기가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파탄은 부부싸움이 잦거나 애정이 식은 상태를 뜻하지 않습니다. 법원이 말하는 파탄은 부부공동생활의 실체가 사라지고 객관적으로 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상간자가 “그 부부는 이미 끝난 사이였다”고 주장해도, 실제 생활의 모습이 그에 미치지 못하면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파탄으로 인정되기 어려운 정황과, 파탄을 뒷받침하는 정황은 대체로 다음과 같이 갈립니다.

  • 파탄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 — 같은 집에서 생활하며 식사·경조사를 함께한 경우, 이혼 이야기만 오갔을 뿐 구체적 절차가 없던 경우, 직장·자녀 교육 때문에 일시적으로 떨어져 산 경우.

  • 경제적 공동생활이 유지된 경우 — 별거 중에도 생활비를 송금하거나 카드·통장을 함께 쓰는 등 부부로서의 경제 공동체가 남아 있던 경우.

  • 파탄을 뒷받침하는 경우 — 장기간의 별거, 이혼소송 또는 이혼 합의서 작성, 재산분할·양육 협의의 구체적 진행, 서로 왕래를 끊은 사정.

결국 “감정적으로 멀어졌다”가 아니라 “부부로서의 공동생활이 실제로 끝났다”는 점이 객관적 자료로 드러나야 면책 주장이 힘을 받습니다. 별거 기간의 길이만으로 일률적으로 판단되는 것도 아닙니다.

이혼소송 중이거나 별거 중의 만남도 면책될까

많은 분들이 “이미 이혼소송을 내고 진행 중이었으니 그 사이의 만남은 괜찮지 않냐”고 묻습니다. 대법원은 이 점에 관해, 재판상 이혼청구가 계속 중에 있다거나 아직 이혼이 청구되지 않은 상태라는 사정만으로 결론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기준은 소송의 진행 여부가 아니라 그 시점에 부부공동생활이 실질적으로 파탄되어 회복 불가능했는지입니다.

따라서 이혼소송이 진행 중이더라도 부부가 여전히 동거하거나 관계 회복의 여지가 남아 있었다면 면책되지 않을 수 있고, 반대로 이혼소송을 내기 전이라도 이미 부부공동생활이 완전히 깨져 있었다면 책임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소장을 접수한 날짜가 면죄부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별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별거는 파탄을 보여주는 강력한 정황이 될 수 있지만 그 자체로 곧 파탄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별거 중에도 자녀를 함께 만나거나 양가 부모님을 방문하고 생활비를 주고받는 등 부부로서의 교류가 이어졌다면, 법원은 부부공동생활이 아직 살아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면책을 주장하려면 누가 무엇을 입증해야 하나

상간 위자료 사건에서 입증의 부담은 쟁점마다 나뉩니다.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은 청구하는 배우자가 증명해야 하지만, “이미 파탄난 부부였다”는 면책 사유는 이를 주장하는 상간자(피고) 측이 적극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즉 파탄은 면책을 원하는 쪽이 들고 나와야 하는 카드입니다.

그래서 피고로서는 만남이 시작된 시점과 부부관계가 깨진 시점을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그 사이의 별거·이혼 협의·왕래 단절 등을 객관적 자료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기혼 사실을 알았는지(고의·과실) 여부는 청구하는 배우자가 입증해야 하는 영역으로, 이는 뒤에서 보는 또 다른 면책 축입니다.

부정행위 사실은 청구하는 배우자가, ‘혼인 파탄’이라는 면책 사유는 이를 주장하는 상간자가 입증해야 한다.

기혼 사실을 몰랐다면 — 또 하나의 면책 축

혼인 파탄과는 별개로, 상간자가 상대방이 기혼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고 알 수도 없었던 경우에는 고의·과실이 없어 책임이 조각될 수 있습니다. 미혼이라 속았거나 결혼반지·가족 관련 정황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던 사정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선의 항변은 막연한 주장만으로는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상대가 기혼임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었는데도 확인하지 않았다면 과실이 인정될 수 있고, 만남이 상당 기간 이어졌다면 “전혀 몰랐다”는 주장 자체의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파탄 면책과 선의 면책은 별개의 논리이므로, 사안에 따라 어느 쪽을, 또는 둘 다를 다툴지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주의할 점 — 파탄의 ‘원인’을 제공한 경우

혼인 파탄이라는 면책이 모든 상황을 덮어 주는 만능 방패는 아닙니다. 제3자가 스스로 부부 사이에 깊이 개입하여 그 부부공동생활을 깨뜨려 놓고, 파탄에 이른 다음의 만남이라는 이유로 책임을 면하려 한다면 그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자신이 만든 파탄을 근거로 면책을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대법원도 부부공동생활 파탄의 원인을 제공한 제3자가 부부 일방과 부정행위를 한 사안에서 불법행위 책임이 문제 될 수 있음을 다룬 바 있습니다. 따라서 “만났을 때 이미 파탄이었다”는 사실뿐 아니라, 그 파탄이 누구로 인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까지 함께 평가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상간자로 지목됐을 때, 무엇부터 점검해야 하나

소장을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특히 면책 가능성을 가르는 핵심은 ‘만남의 시점’과 ‘그때 부부관계의 실질’입니다. 아래 항목을 차분히 점검해 두면 대응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시점 정리 — 부정행위로 지목된 만남이 시작된 시점과, 상대 부부의 별거·이혼 협의 등 파탄 정황의 시점을 비교한다.

  • 파탄 자료 확보 — 별거 사실, 이혼소송·합의서, 왕래 단절을 보여 주는 객관적 자료를 모은다.

  • 기혼 인식 여부 — 상대가 기혼임을 언제,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또는 몰랐는지) 정리한다.

  • 인과관계 검토 — 내 만남이 그 부부의 파탄을 일으킨 것인지, 이미 파탄된 뒤의 일인지 따져 본다.

  • 섣부른 합의 주의 — 책임 여부와 액수를 다툴 여지가 있는데도 압박감에 무리한 합의를 하지 않는다.

같은 ‘외도’라도 시점과 정황에 따라 책임의 유무와 위자료 액수가 크게 달라집니다. 그래서 초기에 사실관계를 정확히 정리하고 다툴 쟁점을 가려내는 일이 결과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각방을 쓴 지 오래된 부부였다면 파탄으로 인정되어 위자료를 안 줘도 되나요?

A. 각방 생활만으로 곧바로 파탄이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같은 집에서 식사나 경조사를 함께하고 경제생활을 공유했다면 부부공동생활이 유지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파탄은 부부공동생활의 실체가 사라지고 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하므로, 객관적 정황으로 그 점이 드러나야 면책 주장이 힘을 받습니다.

Q. 이혼소송이 진행 중일 때 다른 사람을 만났는데도 위자료를 물어야 하나요?

A. 이혼소송 진행 여부 자체가 기준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재판상 이혼청구가 계속 중이라는 사정만으로 결론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그 시점에 부부공동생활이 회복 불가능하게 파탄되어 있었는지가 관건이며, 소송 중에도 동거하거나 회복 여지가 있었다면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별거 중이었으면 무조건 면책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별거는 파탄을 보여 주는 강력한 정황이지만 그 자체로 파탄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별거 중에도 생활비를 주고받거나 자녀·양가와 교류가 이어졌다면 부부공동생활이 남아 있었다고 평가될 수 있습니다. 별거의 기간과 실질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Q. 파탄됐다는 사실은 누가 증명해야 하나요?

A. ‘이미 파탄난 부부였다’는 면책 사유는 이를 주장하는 상간자, 즉 피고 측이 입증해야 합니다. 반면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은 청구하는 배우자가 증명합니다. 따라서 피고로서는 만남 시점과 파탄 시점을 비교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를 미리 확보해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Q. 상대가 기혼인 줄 정말 몰랐는데도 위자료를 줘야 하나요?

A. 기혼 사실을 알지 못했고 알 수도 없었다면 고의·과실이 없어 책임이 조각될 수 있습니다. 다만 기혼임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었는데 확인하지 않았다면 과실이 인정될 수 있고, 만남이 오래 이어졌다면 몰랐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잃기 쉽습니다. 파탄 면책과는 별개의 항변입니다.

Q. 책임이 없을 것 같아도 소송 자체는 당할 수 있나요?

A. 네, 청구는 누구나 제기할 수 있으므로 면책 사유가 있더라도 일단 피고가 되어 대응해야 하는 상황은 생깁니다. 이때 무대응하거나 감정적으로 맞서기보다, 파탄 시점과 기혼 인식 여부 등 다툴 쟁점을 정리해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맺음말

상간 위자료는 부부공동생활의 침해를 전제로 인정되는 책임입니다. 그래서 만남의 시점에 이미 부부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어 있었다면, 대법원 2011므2997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에 따라 책임이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의 파탄은 단순한 불화나 권태기가 아니라 부부공동생활의 실체가 사라진 상태를 뜻하며, 그 입증의 부담은 면책을 주장하는 쪽에 있습니다.

반대로 청구하는 입장에서는 부정행위의 시점과 당시 부부관계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었다는 점을, 피고의 입장에서는 만남이 파탄 이후의 일이라는 점을 객관적 자료로 보여 주는 것이 승패를 가릅니다. 같은 사안처럼 보여도 시점과 정황의 차이에 따라 책임의 유무와 위자료 액수가 크게 달라지므로, 초기에 쟁점을 정확히 가려내는 일이 중요합니다.

혼자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사실관계를 정리해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수원과 경기 남부 지역에서 상간·이혼 사건의 대응 방향을 함께 점검해 드릴 수 있습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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