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절차, 협의이혼부터 재판상 이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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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절차, 협의이혼부터 재판상 이혼까지 

남천우 변호사

이혼을 마음먹고 나면 가장 먼저 막막한 것이 "어디서부터, 어떤 순서로 시작해야 하는가"입니다. 이혼은 두 사람이 합의했는지 아닌지에 따라 가는 길이 완전히 달라지고, 걸리는 시간과 준비해야 할 것도 그만큼 차이가 납니다. 상담에서도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이 비슷합니다. "협의이혼하고 재판이혼이 뭐가 다른가요. 얼마나 걸리나요." 이 글은 이혼이 어떤 절차로 진행되는지를 협의이혼과 재판상 이혼으로 나누어 정리합니다.

1. 두 사람이 합의했다면 - 협의이혼

부부가 이혼 자체에 합의했다면 협의이혼으로 진행합니다. 관할 가정법원에 함께 협의이혼의사확인을 신청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신청한다고 바로 이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숙려기간을 둡니다. 양육해야 할 자녀가 있으면 3개월, 없으면 1개월이 지나야 합니다. 감정적인 결정으로 성급하게 이혼하는 것을 막기 위한 시간입니다.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친권자와 양육에 관한 사항을 정한 협의서를 제출해야 법원이 이혼의사를 확인해 줍니다. 양육비와 면접교섭을 어떻게 할지까지 정해 두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숙려기간이 지나고 법원이 양쪽의 이혼의사를 확인하면 확인서를 받게 되고, 이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행정관청에 이혼신고를 해야 비로소 이혼의 효력이 생깁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협의이혼에서는 법원이 재산분할이나 위자료까지 정해 주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부부가 따로 합의하거나, 합의가 안 되면 별도의 청구로 다투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혼 자체에는 합의했더라도 돈 문제가 남아 있다면, 신고 전에 재산분할과 위자료를 어떻게 정리할지 함께 살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2. 합의가 안 된다면 - 재판상 이혼

상대가 이혼에 응하지 않거나, 재산·양육 같은 조건이 맞지 않으면 재판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재판상 이혼은 법이 정한 사유가 있어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민법은 여섯 가지를 들고 있습니다.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한쪽을 버린 경우, 배우자나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 자신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않은 경우, 그리고 그 밖에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입니다.

이 가운데 실제로 가장 많이 다투어지는 것이 마지막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입니다. 어떤 사정이 여기에 해당하는지, 그 사정을 어떻게 증명하는지가 사건의 승패를 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조정으로 시작하거나, 조정을 거치거나

재판상 이혼은 곧바로 소송으로 들어가지 않고 먼저 조정을 거치도록 되어 있습니다. 조정은 법원에서 양쪽의 입장을 조율해 합의로 마무리할 수 있는지 시도하는 절차입니다. 여기에는 두 갈래가 있습니다.

하나는 처음부터 가정법원에 이혼 조정을 직접 신청해 들어가는 경우입니다. 법은 재판상 이혼을 하려면 소를 제기하기 전에 먼저 조정을 신청하도록 정하고 있어서, 조정신청으로 시작하는 것이 오히려 원칙적인 모습입니다. 다툼의 여지가 크지 않은 사건이라면 소송 대신 조정신청으로 출발하는 경우가 많고, 흔히 '조정이혼'이라고 부르는 것이 이 경우입니다. 다른 하나는 곧바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는데 법원이 이를 먼저 조정에 회부하는 경우입니다.

어느 쪽으로 시작하든, 조정에서 이혼과 재산, 양육 문제까지 합의가 이루어지면 그 내용을 적은 조정조서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집니다. 그것으로 이혼이 성립하고, 재산분할이나 양육 조건까지 한 자리에서 매듭지을 수 있습니다. 반면 조정에서 합의가 되지 않으면 그때 정식 재판으로 넘어갑니다. 그래서 조정은 단순히 거쳐 가는 절차가 아니라, 다툼과 시간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길이기도 합니다.

4. 소송에서는 여러 가지가 함께 정해집니다

재판으로 가면 이혼 여부만이 아니라 그에 딸린 문제들이 한 사건에서 함께 다루어집니다. 재산을 어떻게 나눌지(재산분할), 혼인 파탄에 책임 있는 쪽이 손해를 배상할지(위자료), 자녀의 친권과 양육자를 누구로 할지, 양육비와 면접교섭을 어떻게 정할지가 이혼 청구와 함께 판단됩니다. 그래서 이혼 소송은 '헤어지느냐'의 문제를 넘어, 헤어진 뒤의 삶을 좌우하는 조건들을 한꺼번에 정하는 절차입니다. 각각의 쟁점은 따로 다룰 만큼 내용이 많아, 재산분할과 양육권·양육비는 별도의 글에서 자세히 정리하겠습니다.

5. 시작하기 전에

이혼은 협의로 갈지 재판으로 갈지, 재판이라면 어떤 사유로 무엇을 함께 청구할지에 따라 준비할 것과 걸리는 시간이 크게 달라집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재산과 양육이라는, 이혼 이후의 삶을 좌우하는 문제와 맞물려 있습니다. 막연히 절차만 밟기보다, 자신의 상황에서 어떤 길이 유리한지부터 정하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막막하시다면, 언제든 상담을 통해 방향을 잡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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