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으로 일하다 형사사건에 휘말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걱정 중 하나가 "내 연금과 퇴직금은 어떻게 되느냐"입니다. 그런데 많은 분이 공무원 신분을 잃는 당연퇴직과 퇴직급여가 깎이는 연금 감액을 하나의 문제로 묶어 생각하지만, 둘은 근거 법률도 요건도 전혀 다릅니다. 특히 같은 유죄라도 집행유예냐 선고유예냐에 따라 퇴직급여가 절반까지 줄 수도, 한 푼도 깎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공무원연금법」 제65조를 기준으로 어떤 경우에 연금이 줄어드는지, 집행유예와 선고유예가 왜 갈리는지, 그리고 얼마나 감액되는지를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신분 상실(당연퇴직)과 연금 감액은 별개의 문제다
공무원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크게 두 가지가 동시에 문제 됩니다. 하나는 공무원 신분을 잃는 당연퇴직(「국가공무원법」 제69조)이고, 다른 하나는 이미 쌓인 퇴직급여·퇴직수당이 깎이는 연금 감액(「공무원연금법」 제65조)입니다. 두 제도는 근거 법률이 다르므로 적용 요건도 따로 판단합니다.
당연퇴직은 "이 사람을 공무원으로 계속 둘 수 있느냐"라는 자격(결격사유)의 문제이고, 연금 감액은 "재직 중 비위에 대한 책임을 급여에서 일부 회수하느냐"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당연퇴직이 됐다고 연금이 자동으로 박탈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신분을 유지한다고 해서 감액을 무조건 피하는 것도 아닙니다.
두 결과는 같은 형사판결에서 동시에 따라오지만 판단의 결이 다릅니다. 따라서 본인의 사안을 볼 때도 "내 신분은 어떻게 되나"와 "내 연금은 얼마나 깎이나"를 나눠서 따져야 정확한 그림이 나옵니다.
당연퇴직은 「국가공무원법」, 연금 감액은 「공무원연금법」이 근거입니다. 근거와 요건이 다른 두 제도이므로 따로 따져야 합니다.
퇴직급여가 깎이는 경우 — 공무원연금법 제65조의 세 가지 사유
「공무원연금법」 제65조 제1항은 퇴직급여·퇴직수당을 감액하는 사유를 한정해 두고 있습니다. 모든 징계나 형사처벌이 연금을 깎는 것이 아니라, 아래에 해당할 때만 감액 대상이 됩니다.
재직 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 다만 직무와 관련이 없는 과실로 인한 경우, 정당한 직무상 명령에 따르다 생긴 과실은 제외됩니다.
탄핵 또는 징계로 파면된 경우 — 파면은 공무원을 배제하는 가장 무거운 징계입니다.
금품·향응 수수, 공금의 횡령·유용으로 징계 해임된 경우 — 해임 중에서도 금전 비위로 인한 해임만 감액 대상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정직이나 감봉 같은 가벼운 징계, 그리고 금전 비위가 아닌 사유로 인한 해임은 원칙적으로 연금 감액 대상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해임됐더라도 그 사유가 금품 수수나 공금 횡령이 아니라면 퇴직급여 자체는 감액되지 않을 여지가 있습니다.
집행유예는 감액, 선고유예는 비감액 — 왜 갈리나
연금 감액 여부를 가르는 핵심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었는가"입니다. 집행유예는 형의 '집행'만 미루는 제도일 뿐, 징역·금고형 자체는 이미 선고된 것입니다. 따라서 집행유예 판결이 확정되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에 해당해 연금 감액 대상이 됩니다.
반면 선고유예는 형의 '선고' 그 자체를 유예하는 것입니다. 즉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바가 없고, 선고유예를 받은 날부터 2년이 지나면 면소된 것으로 봅니다(「형법」 제60조). 그래서 선고유예는 「공무원연금법」 제65조의 감액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입니다.
구체적으로 같은 횡령 사건에서 한 사람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고 다른 사람은 선고유예를 받았다면, 앞 사람은 퇴직급여가 줄 수 있지만 뒷사람은 깎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같은 '유죄'라도 형의 종류 하나로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셈입니다.
집행유예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것이어서 연금이 감액되지만, 선고유예는 형이 확정되지 않아 원칙적으로 감액 대상이 아닙니다.
얼마나 깎이나 — 재직기간 5년이 가르는 감액률
감액 폭은 재직기간을 기준으로 정해집니다. 「공무원연금법 시행령」은 다음과 같이 감액 비율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퇴직급여 — 재직기간 5년 미만은 4분의 1 감액
퇴직급여 — 재직기간 5년 이상은 2분의 1 감액
퇴직수당 — 재직기간과 무관하게 2분의 1 감액
다만 무제한으로 깎는 것은 아닙니다. 퇴직급여액은 본인이 이미 낸 기여금 총액에 「민법」 제379조에 따른 이자(연 5%)를 더한 금액 아래로는 줄일 수 없습니다. 즉 아무리 감액되더라도 최소한 자신이 납입한 돈과 법정이자만큼은 보장받습니다.
또한 재심 등으로 감액 사유가 소급해 소멸하면, 감액했던 금액에 정해진 이자를 더해 다시 지급합니다. 따라서 형사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면 감액처분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다툴 실익을 함께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금고형이 감액되는 건 아니다 — '재직 중 사유'와 직무 관련성
제65조의 감액은 '재직 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된 경우를 전제로 합니다. 즉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기간 중의 행위가 원인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판례는 퇴직 후에 저지른 범죄라도 재직 중 범죄와 경합범으로 함께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감액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1. 8. 12. 선고 2020두40693).
또한 앞서 보았듯 직무와 관련이 없는 과실범이나 정당한 직무상 명령에 따르다 생긴 과실은 명문으로 감액에서 제외됩니다. 따라서 직무와 무관한 단순 과실로 받은 금고형이라면 감액에서 빠질 여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적인 자리에서의 직무무관 과실치상으로 받은 금고형과, 직무와 관련한 뇌물수수로 받은 금고형은 같은 형량이라도 연금 감액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죄명만이 아니라 그 행위가 직무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가 실제 다툼의 핵심이 됩니다.
신분은 어떻게 되나 — 집행유예·선고유예의 당연퇴직 차이
연금과 별개로 신분(당연퇴직) 결과도 형의 종류에 따라 갈립니다.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받으면 그 유예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않은 동안 결격사유에 해당해 당연퇴직됩니다(「국가공무원법」 제33조·제69조).
반면 선고유예는 원칙적으로 당연퇴직 사유가 아닙니다. 다만 「국가공무원법」 제69조 단서는 일정한 범죄로 받은 선고유예만 예외적으로 당연퇴직으로 보고 있습니다.
「형법」 제129조부터 제132조까지의 뇌물 관련 범죄로 금고 이상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
직무와 관련해 「형법」 제355조(횡령·배임)·제356조(업무상 횡령·배임)를 범해 금고 이상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
그 밖에 성폭력범죄 등 법이 정한 특정 범죄로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
정리하면 집행유예는 신분(당연퇴직)과 연금(감액)이 모두 불리하지만, 일반적인 선고유예라면 신분도 연금도 지킬 여지가 있습니다. 그만큼 형사 단계에서 어떤 형을 목표로 하느냐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형사 단계에서 연금까지 지키려면 — 실무 포인트
결국 연금과 신분을 지키는 싸움은 형사재판에서 대부분 결정됩니다. 같은 유죄라도 양형을 집행유예가 아니라 선고유예나 벌금 이하로 낮추는 것이 핵심 목표가 됩니다. 처분이 내려진 뒤에 다투는 것보다, 형이 정해지기 전에 결과를 설계하는 편이 훨씬 유리합니다.
양형 목표 설정 — 선고유예·벌금이면 연금 감액과 당연퇴직을 함께 피할 여지가 있으므로, 수사 초기부터 목표 형종을 정하고 양형자료를 준비합니다.
직무 관련성·고의 여부 다툼 — '재직 중 직무 관련'인지, 과실인지 고의인지는 감액과 당연퇴직 모두에 영향을 미치는 쟁점입니다.
감액·환수처분 불복 — 이미 내려진 퇴직급여 제한·환수처분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행정심판·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처분을 안 날부터의 기간 제한에 유의).
형사변호와 연금·신분 쟁점을 따로 떼어 보면 한쪽을 지키려다 다른 쪽을 놓치기 쉽습니다. 처음부터 두 결과를 함께 보고 전략을 세우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집행유예를 받으면 공무원 연금을 아예 못 받나요?
A. 아닙니다. 집행유예는 퇴직급여·퇴직수당이 '감액'되는 것이지 전액 박탈이 아닙니다. 재직기간이 5년 이상이면 퇴직급여의 2분의 1, 퇴직수당의 2분의 1이 줄 수 있지만, 본인이 낸 기여금 총액에 법정이자를 더한 금액 아래로는 깎이지 않습니다.
Q. 선고유예를 받으면 연금이 그대로인가요?
A. 선고유예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것이 아니어서 「공무원연금법」 제65조의 감액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뇌물이나 직무 관련 횡령·배임 등 특정 범죄의 선고유예는 당연퇴직 사유가 되어 신분을 잃을 수 있으니, 연금과 신분을 나눠 따져야 합니다.
Q. 정직·감봉 징계를 받아도 연금이 깎이나요?
A. 원칙적으로 그렇지 않습니다. 제65조의 연금 감액 사유는 금고 이상 형 확정, 파면, 그리고 금품·향응 수수나 공금 횡령·유용으로 인한 해임으로 한정됩니다. 정직·감봉이나 금전 비위가 아닌 해임은 연금 감액 대상이 아닙니다.
Q. 퇴직한 뒤에 받은 형도 연금이 깎이나요?
A. 감액은 '재직 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된 경우가 원칙입니다. 다만 대법원은 퇴직 후 범죄가 재직 중 범죄와 경합범으로 함께 금고 이상 형을 받은 경우 감액이 정당하다고 보았으므로(대법원 2020두40693), 사안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직무와 무관한 교통사고로 금고형을 받아도 감액되나요?
A. 「공무원연금법」 제65조는 직무와 관련 없는 과실로 인한 경우와 정당한 직무상 명령에 따르다 생긴 과실을 감액 대상에서 제외합니다. 따라서 직무와 무관한 과실범으로 인한 금고형은 감액에서 빠질 여지가 있으나, 고의범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면 감액될 수 있습니다.
Q. 이미 연금이 깎였는데 되돌릴 방법이 있나요?
A. 감액·환수처분이 위법하거나 부당하다면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또 재심 등으로 감액 사유가 소급해 사라지면 깎였던 금액에 이자를 더해 돌려받습니다. 다만 처분을 안 날부터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다투기 어려우므로, 통지서를 받는 즉시 대응 여부를 검토해야 합니다.
맺음말
정리하면 공무원의 형사사건은 '신분(당연퇴직)'과 '연금(퇴직급여 감액)'이라는 두 결과를 동시에 좌우합니다. 집행유예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것이어서 신분과 연금 모두 불리하지만, 선고유예나 벌금 이하로 양형이 낮아지면 두 가지를 함께 지킬 여지가 생깁니다. 그래서 같은 유죄라도 어떤 형을 받느냐가 퇴직 이후의 삶을 가르는 분기점이 됩니다.
다만 구체적인 감액 여부와 비율, 당연퇴직 해당 여부는 죄명과 직무 관련성, 재직기간, 형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므로 통지서나 공소장만 보고 속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형사 절차 초기부터 양형 전략과 연금·신분 쟁점을 함께 설계하고, 이미 처분이 내려졌다면 불복 기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원·경기 남부 지역에서 비슷한 상황에 놓이셨다면 형의 종류와 직무 관련성부터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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