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집 누수로 아랫집 침수, 집주인과 세입자 중 누가 물어줄까?
윗집 누수로 아랫집 침수, 집주인과 세입자 중 누가 물어줄까?
법률가이드
건축/부동산 일반손해배상소송/집행절차

윗집 누수로 아랫집 침수, 집주인과 세입자 중 누가 물어줄까? 

신지수 변호사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2024년 7월 17일, 아랫집(원고들 주택)의 부엌·거실·현관 천장 등 여러 곳에서 많은 양의 물이 떨어지는 누수가 시작돼 며칠간 이어졌습니다. 그 결과 천장·벽체·바닥이 손상되고 곰팡이까지 피는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원인은 바로 윗집이었습니다. 윗집 점유자(피고 C)가 싱크대 수돗물을 틀어 놓은 채 1박 2일 출장을 다녀왔고, 그 사이 싱크대에서 물이 넘쳐 아래로 흘러내린 것입니다. 실제로 C이 외출한 동안에도 윗집 수도계량기가 계속 돌아가고 있었고, 아랫집 주민들이 관리사무소 허가를 받아 윗집 수도계량기 밸브를 잠그자 누수가 멈췄습니다.

​

여기서 법적으로 까다로운 문제가 생깁니다. 윗집은 소유자(피고 D)와 점유자(임차인 측 피고 C)가 서로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아랫집은 집주인과 세입자(점유자) 중 누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할까요.


핵심 쟁점: 공작물책임에서 '점유자'와 '소유자' 중 누가 먼저인가

이 사건의 법적 뼈대는 민법 제758조의 공작물책임입니다. 이 조항은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에 하자가 있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1차적으로 그 공작물의 점유자가 배상 책임을 지고, 점유자가 손해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다했음을 증명하면 2차적으로 소유자가 책임을 지는 구조입니다.

이 구조 때문에 원고들은 청구를 두 갈래로 나눴습니다. 주위적으로는 점유자인 C을 상대로, 예비적으로는 소유자인 D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것입니다. 즉 "먼저 점유자에게 묻되, 만약 점유자가 책임을 면하면 그때 소유자에게 묻겠다"는 순서를 세운 것입니다. 결국 다툼의 핵심은 점유자 C이 '손해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다했는지'였습니다.

​

법원의 판단 ① — 누수의 원인이 윗집 싱크대였음을 인정

법원은 먼저 누수의 원인을 확정했습니다. 여러 증거가 한 방향을 가리켰습니다. C이 외출한 동안에도 수도계량기가 계속 작동한 점, C 스스로 통화에서 "싱크대 수돗물을 틀어놓고 출장을 갔다 왔고 물이 넘쳐 주방 쪽으로 내려왔다"고 말한 점, 관리소장도 "C으로부터 물을 제대로 잠그지 못해 싱크대 위로 물이 넘쳤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 점이 있었습니다.

특히 감정인은 "C이 싱크대 수돗물을 틀어 놓고 외출했다면 그것이 누수의 직접적 원인이고, 넘친 물이 바닥을 타고 아래로 유입돼 아랫집 천장·벽체·바닥에 누수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며, 다른 원인일 가능성은 없다"는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감정 결과를 존중해, 누수가 윗집 싱크대 물 넘침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

법원의 판단 ② — 점유자 C에게 책임이 있다

이어 법원은 이를 점유자가 관리해야 할 영역의 하자로 보았습니다. 만약 수도에서 물이 계속 나와도 배수구로 모두 빠지는 것이 정상이라면, 이 사건처럼 물이 넘쳤다는 것은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는 설치·보존상의 하자가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그릇이 채워져 있거나 노폐물로 배수관이 좁아진 것처럼, 그 하자는 점유자인 C이 관리해야 하는 영역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두 집 사이 슬래브에 방수층이 없는 것으로 보였지만, 이것이 하자에 해당한다고 볼 뚜렷한 근거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무엇보다 C이 손해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다했다고 볼 증거가 없었습니다. 결국 법원은 C이 윗집과 그 내부 싱크대의 점유자로서 누수 피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

그 결과, 점유자 C의 책임이 인정되었으므로 소유자 D에 대한 예비적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점유자가 1차 책임을 지는 공작물책임의 구조가 그대로 적용된 것입니다.

​

법원의 판단 ③ — 배상 범위: 인정된 것과 인정되지 않은 것

법원이 인정한 손해는 다음과 같습니다. 원상복구 공사비용 20,225,897원, 14일의 공사 기간 동안 짐을 옮기고 보관하는 비용 925,944원, 같은 기간의 숙박비용 1,232,000원. 합계 22,383,841원입니다.

반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청구도 있었습니다. 누수 원인을 찾으려고 전문업체에 의뢰한 누수탐지비용 990,000원은 원고들의 선택에 따른 지출일 뿐 누수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로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또한 위자료 청구도 기각됐는데, 재산적 손해를 배상받으면 그로써 정신적 고통도 회복된다고 보는 것이 원칙이고, 그것만으로 회복되지 않는 특별한 정신적 손해가 있었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지연손해금에 관해서도 눈여겨볼 부분이 있습니다. 법원은 누수 피해가 발생한 2024년 7월 17일부터 판결 선고일인 2026년 4월 24일까지는 민법상 연 5%를, 그 다음 날부터는 소송촉진법상 연 12%를 적용했습니다. 피고가 의무의 존부와 범위를 다투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기간에는 높은 지연이율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법리가 반영된 것입니다.

​

이 판결이 남긴 메시지

신지수 변호사가 보기에 이 사건은 아파트 누수 분쟁에서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두 가지를 분명히 보여 줍니다.

첫째, '누구에게 청구할 것인가'를 처음부터 설계해야 합니다. 윗집의 소유자와 실제 거주자(점유자)가 다른 경우, 공작물책임의 구조상 점유자가 1차 책임자입니다. 이 사건처럼 점유자를 주위적 피고로, 소유자를 예비적 피고로 함께 세우면, 점유자의 면책 여부에 따라 책임이 어느 쪽으로 가더라도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안전망을 만들 수 있습니다. 누수의 원인이 전유부분에 있는지 공용부분에 있는지에 따라 책임 주체가 또 달라질 수 있으므로, 원인 부위의 특정이 핵심입니다.

​

둘째, '원인 입증'은 감정과 객관적 정황으로 쌓아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결정적이었던 것은 수도계량기 작동 기록, 가해자 본인과 관리소장의 진술, 그리고 무엇보다 감정인의 감정 결과였습니다. 누수는 시간이 지나면 흔적이 사라지기 쉬우므로, 피해 직후 사진·영상, 관리사무소 협조 기록, 누수 탐지 자료를 확보하고 감정을 통해 원인을 객관화하는 것이 승패를 가릅니다.

​

셋째, 받을 수 있는 손해와 없는 손해를 구분해야 합니다. 원상복구비·대체숙박비·물품보관비처럼 누수와 직접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항목은 받아들여지지만, 본인의 선택에 따른 지출이나 별도 입증이 필요한 위자료는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청구 단계에서 항목별로 인과관계와 증빙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파트·집합건물의 누수, 윗집과 아랫집 사이의 손해배상, 점유자와 소유자의 책임 구분으로 고민하고 계신가요? 누수 원인의 특정과 감정 대응부터 책임 주체 설계, 손해액 산정, 소송·협상 전략까지, 집합건물·부동산 분야의 실무 경험과 정밀한 법리 분석으로 여러분의 권리를 지켜드리겠습니다.

​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신지수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139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