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고발·진정·인지사건 차이, 불복까지 다 같을까?
고소·고발·진정·인지사건 차이, 불복까지 다 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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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고발·진정·인지사건 차이, 불복까지 다 같을까? 

이희범 변호사

수사기관에 억울한 일을 알리면 모두 같은 형사사건으로 처리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고소인지, 고발인지, 진정인지, 아니면 수사기관이 자체적으로 인지한 사건인지에 따라 신고자의 지위와 불복수단이 달라집니다.

특히 진정으로 접수된 사건은 나중에 “왜 항고나 재정신청이 안 되느냐”는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처음부터 구분이 중요합니다. 같은 신고처럼 보여도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고소·고발·진정·인지사건은 출발점부터 다릅니다

고소는 범죄 피해자나 법률상 고소권자가 수사기관에 범죄사실을 신고하면서 처벌을 구하는 의사표시입니다. 단순히 “억울하다”는 호소가 아니라, 특정 범죄사실에 대해 처벌을 원한다는 뜻이 들어가야 합니다.

고발은 피해자가 아닌 제3자가 범죄사실을 신고하고 처벌을 구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직접 피해자는 아니지만, 공익상 범죄사실을 알리기 위해 신고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진정은 수사기관에 어떤 사정을 알리고 조사를 요청하는 성격이 강합니다. 하지만 고소나 고발처럼 형사소송법상 정식 불복권이 당연히 따라오는 절차는 아닙니다. 그래서 진정사건이 내사종결되면, 고소인처럼 항고나 재정신청을 할 수 없다는 문제가 생깁니다.

인지사건은 외부 신고가 아니라 수사기관이 스스로 범죄 혐의를 발견하여 수사에 착수하는 사건입니다. 다른 사건을 수사하다가 새로운 범죄가 드러나는 경우, 첩보나 언론보도를 통해 범죄 혐의를 확인하는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고소인과 고발인은 비슷하지만 권한이 같지는 않습니다

고소인과 고발인은 모두 범죄사실을 신고하고 처벌을 구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합니다. 그러나 법적 성격은 다릅니다.

고소인은 보통 범죄 피해자이거나 피해자와 일정한 법률관계가 있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불기소처분이 내려졌을 때 항고, 재정신청, 경우에 따라 헌법소원까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반면 고발인은 직접 피해자가 아닌 제3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고발인도 불기소처분에 대해 항고는 할 수 있지만, 재정신청은 모든 사건에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일부 범죄에 한정됩니다. 또한 헌법소원에서는 자기관련성이 부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본인이 피해자라면 가능하면 진정이 아니라 고소의 형태로 정리하는 것이 권리 보호에 유리합니다. 단순히 제목만 고소장이라고 쓰는 것보다, 범죄사실과 처벌을 구하는 의사를 분명히 적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정사건은 불복수단에서 가장 큰 차이가 납니다

실무상 가장 많이 문제가 되는 부분이 진정사건입니다. 진정은 수사기관에 억울한 사정을 알리는 데에는 의미가 있지만, 정식 고소·고발과 같은 절차적 지위를 당연히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수사기관이 진정사건을 내사종결하거나 공람종결하더라도, 이는 내부적인 사건처리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진정인은 고소인처럼 불기소처분 통지를 전제로 항고하거나, 재정신청을 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헌법소원 역시 진정사건의 내사종결 자체를 다투기는 쉽지 않습니다.

동일한 출발점, 하지만 다른 절차

고소, 고발, 진정, 인지사건은 모두 수사의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신고자가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은 크게 다릅니다. 특히 진정사건은 고소사건과 달리 불기소처분에 대한 항고나 재정신청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범죄 피해를 주장하는 경우에는 처음부터 고소 요건을 갖추어 제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미 진정으로 접수되었거나 종결된 사건이라면,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제출하기보다는 기존 처리 경위와 부족했던 부분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이후 새롭게 확보된 증거, 구체화된 범죄사실, 명확한 처벌의사를 바탕으로 고소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따라서 절차상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신고 단계부터 고소장을 제출하여 고소인 지위에서 형사절차를 진행할 것인지, 정식 고소장 작성이 어려운 상황에서 우선 진정사건으로 진행할 것인지 충분히 검토한 뒤 결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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