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일하는 가족이 보내준 생활비.
매달 들어오던 그 돈으로 평범하게 지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계좌가 지급정지됐습니다"라는 안내를 마주하면 머릿속이 하얘지죠.
이체를 하려다 우연히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당황스러움은 더 큽니다. 😟
오늘은 "환전소를 통해 돈을 받아오던 중, 내 계좌가 보이스피싱 피해금에 연루되어 정지된" 유형의 사안을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이런 상황, 생각보다 많습니다
해외에 근무하는 분이 현지에서 급여를 받고, 그 돈을 환전소(환치기 거래처 포함)를 거쳐 한국 가족의 통장으로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 환전소를 거쳐 들어온 돈 중 일부가 다른 사건의 보이스피싱 피해금과 섞여 있었을 때입니다.
피해자가 신고하면,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해당 자금이 거쳐 간 통장은 '사기이용계좌'로 의심받아 지급정지가 됩니다.
본인은 그저 월급을 받았을 뿐인데, 자금의 흐름만 보고 계좌가 묶이는 구조인 셈입니다.
무엇이 핵심일까요
이런 사안의 핵심은 단 하나입니다.
"나는 이 돈이 범죄와 무관하다는 것, 그리고 나는 선의의 피해자라는 것"을 객관적인 자료로 보여줄 수 있느냐.
지급정지가 된 명의인은 「통신사기피해환급법」상 이의제기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억울하다'는 호소만으로는 부족하고, 자금의 출처와 거래의 정당성이 자료로 설명되어야 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받는 질문들
📌 빨리 접수할까요, 준비해서 갈까요?
채권소멸절차에는 시한이 있어 신속함도 중요하지만, 첫 이의제기의 완성도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서둘러 부실하게 내기보다, 빠르되 빈틈없이 준비하는 균형이 필요합니다. 대리인을 통한 접수도 가능하니, 상황에 맞는 방식을 함께 정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 서류가 미흡하면 보완할 수 있나요?
일반적으로 추가 자료의 제출이나 보완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흐름이 명확하게 잡힌 이의제기서를 내는 것이 결과적으로 더 유리합니다.
📌 환전소와 주고받은 대화 캡처, 증거가 되나요?
됩니다. 출력해서 제출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습니다.
중요한 건 '누가, 언제, 어떤 맥락에서' 나눈 대화인지가 분명히 정리되는 것입니다. 중국어(위챗) 대화라면 번역을 함께 갖추고, 송금 시점·환율·금액이 통장 거래내역과 맞아떨어지도록 엮어야 설득력이 생깁니다.
📌 환전소를 통한 송금, 외국환거래법은 괜찮을까요?
이 부분은 계좌정지와는 별개의 쟁점입니다.
정식 금융기관이 아닌 경로를 통한 송금은 외국환거래법상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 금액·방식·인지 여부에 따라 검토가 필요합니다. 막연히 안심하기보다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하는 지점입니다.
변호사의 한마디
저는 이런 사건을 마주할 때, 의뢰인을 '의심받는 사람'이 아니라 '설명할 기회가 필요한 사람'으로 봅니다.
대부분은 가족을 위해 돈을 보냈을 뿐인 평범한 분들이거든요.
유사한 사안들을 여러 차례 다루며 쌓인 한 가지 확신이 있습니다. 돈의 흐름을 처음부터 끝까지, 누가 봐도 납득되게 풀어내는 것 — 결국 그 한 줄의 설득력이 사건의 방향을 좌우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북경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했고, 만다린(중국어)을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합니다. 그래서 중국 환전소·거래처와의 대화 자료처럼, 중국어가 얽힌 사건의 맥락을 통역 없이 직접 읽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서울지방경찰청 지정 보이스피싱 피해자 법률지원 변호사로 활동하며, 대한변협 인증 형사전문변호사로서 이러한 지급정지·피해금 연루 사건을 다뤄왔습니다. 한양대·중앙대에 출강하며 이론과 실무의 균형도 놓지 않으려 합니다.
계좌가 정지되면 가장 무서운 건 '시간이 흐르는데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입니다.
혼자 끙끙 앓기보다, 한 번 차분히 상황을 정리해 보시길 권합니다. 자료만 잘 갖춰져 있어도 길이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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