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유한) 한별의 황민혜 변호사입니다.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모든 사고가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피해자가 상해만 입은 경우,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형사처벌이 면제되기도 합니다.
오늘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이하 '교특법')의 처벌 요건과 예외, 그리고 12대 중과실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리해보겠습니다.
교특법 위반으로 인한 형사처벌의 기준
교특법 제3조는,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발생시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처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 상해 사고의 경우에는 아래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형사처벌을 면할 수 있습니다.
1. 운전자가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을 것
2. 운전자가 종합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되어 있을 것
이 요건이 충족되면, 형사처벌은 물론 공소 자체가 불가능하여 불기소(공소권 없음) 처분이 내려지게 됩니다.
반의사불벌죄란?
교특법 제3조 위반은 반의사불벌죄로 분류됩니다.
이는 피해자 또는 법정대리인이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명백하게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이 불가능한 범죄입니다.
이 경우 수사단계에서는 공소권 없음, 재판단계에서는 공소기각으로 처리됩니다.
다만 아래에 해당하는 경우는 예외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더라도 형사처벌이 가능합니다.
피해자 의사와 무관하게 처벌 가능한 경우(교특법 제3조 제2항 단서)
다음 중 어느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피해자의 처벌 불원의사와 무관하게 처벌이 가능합니다.
1. 업무상 과실 또는 중과실로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2. 사고 후 도주하거나 법이 정한 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3. 음주측정에 불응한 경우
4.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는 경우
12대 중과실이란?
교특법 제3조 제2항에서 정한 12대 중과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피해자의 의사와 관계없이(즉, 피해자가 처벌불원의사를 밝혔다고 하더라도) 형사처벌이 가능합니다.
1. 신호 위반 (신호등, 정지·금지 표지 등 위반)
2. 중앙선 침범 또는 고속도로에서 유턴·후진 등 금지행위
3. 제한속도 위반 (시속 20km 초과)
4. 앞지르기 위반 (방법, 장소, 시기 위반 또는 끼어들기 금지 위반)
5. 철길건널목 통과방법 위반
6. 횡단보도 보행자 보호 의무 위반
7. 무면허 운전
8. 음주 또는 약물운전
9. 보도 침범 또는 보도횡단 방법 위반
10. 승객 추락방지 의무 위반
11. 어린이보호구역 안전조치 위반
12. 낙하물 방지조치 위반
종합보험 가입 여부와 처벌 가능성(교특법 제4조)
일반적으로 종합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되어 있는 운전자는 교특법 제3조 위반으로 공소가 제기되지 않지만, 다음과 같은 예외 사유에 해당되면 보험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이 가능합니다.
업무상 과실 또는 중과실로 사망사고가 발생한 경우
사고 후 도주하거나 법이 정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
음주측정에 불응한 경우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는 경우
피해자가 생명에 대한 위험, 불구, 불치 또는 난치 질병 등 중상해를 입은 경우
보험계약이 무효, 해지되었거나 면책 조항 등으로 보험금 지급이 되지 않는 경우
즉, 중상해 또는 보험 불능 상태라면 종합보험에 가입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와의 형사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형사처벌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 위에서 언급한 '중상해'란 단순한 골절이나 타박상보다 훨씬 중대한 상해를 말합니다. 다음은 대검찰청이 제시한 중상해의 기준입니다. 통상 수사기관은 이 기준을 바탕으로 형사처벌 가능성을 판단합니다.
- 생명에 대한 위험 예: 뇌손상, 심장·간·폐 등 주요 장기의 중대한 손상
- 불구 예: 팔·다리 절단, 시각·청각·언어·생식 기능 등의 영구적 상실
- 불치 또는 난치의 질병 예: 사고 후유증으로 인한 정신장애, 하반신 마비 등 완치 가능성이 없거나 희박한 질환
- 식물인간 상태, 또는 간병인의 보호 없이는 생명 유지가 곤란한 상태 → 실질적으로 사망에 준하는 피해로 평가되며, 경우에 따라 교특법상 ‘치사’사고에 준해 처벌
가해자 입장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단순히 "보험이 되니 괜찮겠지", "피해자가 합의해줬으니 끝났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중과실, 중상해, 보험 면책 등의 예외 상황에서는 형사처벌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을 염두해두셔야 합니다.
피해자 입장에서,
자칫 수사 단계에서부터 처벌불원의사를 섣불리 밝혔다가는 기소의견으로 송치되지 않고 '공소권없음'으로 처리되어 가해자 운전자보험으로 합의금을 받기 어려워 질 수도 있기에 수사 단계에서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시는 것을 권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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