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변경과 추가공사비 청구의 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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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변경과 추가공사비 청구의 법리 

최용석 변호사

공사를 하다 보면 도면이 바뀌고, 물량이 늘고, 애초 없던 공정이 추가되는 일이 생각보다 자주 생깁니다. 현장에서는 “설계가 바뀌었으니 당연히 돈도 더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소송에서는 그렇게 단순하게 보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이것이 단순한 설계변경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인지, 아니면 별도의 추가공사비 청구인지부터 구별해야 하고, 그에 따라 필요한 입증도 달라집니다. 그래서 설계변경 추가공사비 분쟁은 공사를 더 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어떤 법적 경로로 청구할 것인지부터 정확히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설계변경 조정과 추가공사비 청구는 출발점부터 다르다

실무에서 가장 먼저 구별해야 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계약이나 법령이 예정한 절차에 따라 계약금액을 조정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별도의 추가공사 약정을 근거로 추가공사비를 청구하는 방식입니다. 전자는 원래 계약 안에서 예정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고, 후자는 새로 형성된 약정을 입증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쉽게 말하면 계약서나 국가계약·지방계약 규정이 설계변경 시 금액 조정 방법을 정해 두고 있다면 그 절차를 따라가는 것이 우선이고, 그런 조항이 없거나 절차를 놓쳤다면 추가공사 약정이 있었다는 점을 따로 증명해야 합니다. 결국 설계변경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청구가 하나의 논리로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계약서에 설계변경 절차가 분명히 들어가 있다면 우선 그 절차를 따르는 것이 원칙입니다. 반대로 계약서에 설계변경 관련 조항이 없거나, 현장에서는 변경이 있었지만 정식 절차를 밟지 못한 경우라면 별도의 추가공사 약정을 중심으로 봐야 합니다. 이 차이는 매우 중요합니다.

설계변경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은 변경 사유와 절차 준수를 중심으로 다투게 되지만, 추가공사비 청구는 결국 새 약정이 성립했는지가 핵심이 되기 때문입니다. 같은 현장, 같은 추가 업무라도 법적 접근을 잘못 잡으면 청구 구조 자체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설계변경 사유가 있어야 조정도 가능, 현장 사정 변화가 핵심

설계변경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은 아무 때나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설계서 내용이 불분명하거나 누락·오류·모순이 있는 경우, 지질이나 용수 등 현장 상태가 설계서와 다른 경우, 새로운 기술이나 공법 사용으로 공사비 절감 또는 공기 단축 효과가 큰 경우, 그 밖에 발주기관이 설계 변경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등이 대표적인 사유가 됩니다.

결국 단순히 수급인이 현장에서 어렵다고 느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객관적으로 설계 자체를 손볼 필요가 있었다는 점이 드러나야 합니다. 그래서 설계변경 추가공사비 사건은 현장사진, 변경도면, 감리 지시, 회의록 같은 자료가 매우 중요합니다(대구지방법원 2024. 9. 24. 선고 2024가합201516 판결).

기존 단가로 갈지 새 단가로 갈지 갈린다… 설계변경 계약금액 조정

국가계약이나 지방계약에서는 설계변경이 생기면 계약금액을 조정하는 기준도 비교적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기존 항목은 계약단가를 기준으로 보되, 일정한 경우 증가 물량 부분에는 예정가격단가가 적용될 수 있고, 신규 비목은 설계변경 당시를 기준으로 산정한 단가에 낙찰률을 곱하는 방식이 문제 됩니다.

또 발주기관 요구이거나 계약상대방 책임 없는 사유라면 설계변경 당시 단가와 그에 낙찰률을 곱한 금액 범위에서 협의로 정하게 됩니다. 결국 설계변경 추가공사비는 “얼마 더 들었다”는 감각적 주장으로 정리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항목이 기존 비목인지 신규 비목인지부터 나누어 계산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설계변경으로 재료비나 직접노무비, 경비 같은 직접공사비가 늘어나면 간접노무비, 일반관리비, 이윤 같은 간접비도 함께 조정될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추가 물량만 계산해 직접비만 주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분쟁에서는 간접비가 빠지면 청구금액 차이가 꽤 커질 수 있습니다.

특히 공사 규모가 크거나 설계변경 폭이 클수록 이 부분이 중요해집니다. 결국 설계변경 추가공사비 사건은 “무엇을 더 했는가”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증가가 원가 구조 전체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같이 봐야 합니다.

장기계속공사는 언제 조정신청했는지도 중요

장기계속공사처럼 여러 차수에 걸쳐 공사가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설계변경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신청을 언제 했는지도 문제 됩니다. 최근 대법원은 여러 차수에 걸쳐 추가공사가 있었더라도, 해당 추가공사가 완료된 차수의 최종 준공대가를 받기 전에 조정신청을 했다면 절차를 지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모든 변경이 끝난 마지막 시점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그 차수의 정산 전에 문제를 제기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설계변경 추가공사비는 늦게 꺼내 들수록 “이미 정산이 끝난 것 아니냐”는 항변을 받기 쉬운 영역입니다(대법원 2025. 3. 13. 선고 2020다223941 판결).

절차를 놓쳤다면 결국 추가공사 약정을 입증하는 싸움으로

설계변경 절차를 제대로 밟지 못했다고 해서 항상 청구가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경우에는 별도의 추가공사 약정이 있었다는 점을 입증해 추가공사비를 청구하는 방식으로 가게 됩니다.

법원은 총액계약이라 하더라도 당초 계약 범위를 벗어나는 추가 공사가 있었고, 이에 대해 발주자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면 추가공사대금 지급의무를 인정할 수 있다고 봅니다.

즉 계약서에 총액으로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추가공사 청구가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그 공사가 원래 계약 안에 이미 들어 있던 것인지, 아니면 따로 합의된 새로운 공사인지입니다.

추가공사비 청구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은 결국 합의입니다. 법원은 설계변경으로 인한 추가공사와 그 대금 지급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면 청구를 기각합니다.

그래서 수급인 입장에서는 단순히 현장사정상 어쩔 수 없이 공사를 더 했다는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도면 변경 지시, 문자·카카오톡 대화, 회의록, 감리·발주처의 현장 확인, 변경된 시공 내용 같은 자료로 합의 구조를 보여줘야 합니다.

반대로 발주자 입장에서는 “그건 원래 계약 범위였다”, “추가대금에 대한 합의는 없었다”, “최종정산으로 다 끝냈다”는 식의 항변을 하게 됩니다. 결국 이 싸움은 공사를 했느냐보다, 그 공사를 누가 어떤 조건으로 하기로 했느냐의 싸움입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9. 14. 선고 2017나57655, 2017나57662 판결).

설계변경이 늦었다고 끝나는 건 아니다

실무에서는 설계변경이 시공 전에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추가공사비를 아예 부정하려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설계변경이 반드시 시공 전에 모두 끝나 있어야만 추가공사비 청구가 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공정상 급히 시공이 먼저 들어가고, 서류 정리가 뒤따르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경우 입증 부담은 더 커질 수 있지만, 시기 문제만으로 청구를 바로 막을 수는 없다는 점이 중요합니다(서울고등법원 인천 2022. 9. 30. 선고 2021나12627 판결).

또한 설계변경으로 공사물량이 늘어나 계약금액이 올라갔다고 해서, 공사기간 연장으로 인한 간접비까지 자동으로 다 반영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법원은 설계변경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과 공사기간 연장으로 인한 계약금액 조정은 조정 사유와 산정 방법이 전혀 다르다고 봅니다. 즉 설계변경으로 직접 공사비가 늘었다고 해도, 공기 연장으로 인해 현장관리비, 간접노무비, 일반관리비 등이 별도로 더 들었다면 그 부분은 또 따로 다투어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설계변경 증액분 안에 간접비가 일부 포함돼 있을 수 있으므로, 이 부분은 신의칙에 따른 감액 사유로 조정될 여지는 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11. 13. 선고 2016가합519510 판결).

공사가 중단돼도 설계변경은 사라지지 않는다… 기성고 정산에도 반영

수급인이 공사를 완공하지 못한 채 계약이 해제되면, 보통 기성고에 따라 공사비를 정산하게 됩니다. 이 경우에도 설계와 사양이 변경되어 공사가 진행되다가 중단되었다면, 변경된 설계와 사양을 반영한 공사대금을 기준으로 기성고 비율을 적용해 정산해야 합니다.

즉 설계변경은 공사가 완성되었을 때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중도 해제된 사건에서도 공사비 산정 구조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결국 설계변경 추가공사비는 준공 사건만의 문제가 아니라, 해제와 기성정산 사건에서도 핵심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3. 10. 12. 선고 2020다210860, 2020다210877 판결, 대법원 2003. 2. 26. 선고 2000다40995 판결).

또한 설계변경으로 인한 추가공사비가 인정되더라도, 지연손해금이 언제부터 붙는지는 또 별개의 문제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준공대가 지급기한과 계약금액 조정의무 기한이 모두 도래한 날 중 더 늦은 날의 다음 날부터 기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공사를 다 했으니 그날부터 바로 이자를 내라”는 구조가 항상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준공 시점, 조정 협의 시점, 지급기한 도래 시점을 따로 나누어 봐야 하므로, 지연손해금 청구 역시 단순 계산으로 접근하면 안 됩니다(대구지방법원 2024. 12. 10. 선고 2022가합203563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9. 8. 30. 선고 2017나2058756 판결).

핵심은 설계변경인지 추가약정인지부터 먼저 나눠야

설계변경 추가공사비 분쟁은 흔히 “공사를 더 했으니 돈을 더 달라”는 주장으로 시작되지만, 실제 법리는 훨씬 더 정교합니다. 계약서에 설계변경 절차가 있다면 우선 계약금액 조정 구조로 가야 하고, 절차를 놓쳤다면 추가공사 약정을 입증하는 방식으로 가야 합니다.

또 기존 비목인지 신규 비목인지, 직접비뿐 아니라 간접비까지 포함되는지, 공사기간 연장 간접비를 따로 봐야 하는지, 공사 중단 사건에서는 변경 설계를 어떻게 반영할지까지 모두 달라집니다. 결국 설계변경 추가공사비 사건의 승패는 “더 시공했다”는 사실보다, 어떤 법적 경로로 청구할 것인지와 그에 맞는 입증을 얼마나 정확히 갖추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현재 설계변경으로 인한 추가공사비 문제를 겪고 계시다면, 단순히 공사 증가 사실만 볼 것이 아니라 계약서상 설계변경 조항, 변경도면, 현장지시, 협의 내역, 기성고 산정자료, 공기 연장 사유까지 함께 검토해 보셔야 합니다.

법률사무소 강현에서는 설계변경 추가공사비 분쟁의 구조를 면밀히 살펴 계약금액 조정 가능성, 별도 추가공사 약정 성립 여부, 기성정산과 지연손해금 문제까지 현실적인 방향으로 검토해 드리고 있습니다. 분쟁이 더 커지기 전에 관련 자료를 정리해 상담부터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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