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계약 종료와 묵시정 갱신, 명도소송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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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계약 종료와 묵시정 갱신, 명도소송 전략 

임장범 변호사

계약은 끝났는데 임차인은 나가지 않는다, 명도소송의 현실

임대차계약 기간이 만료되었음에도 임차인이 건물을 비워주지 않거나, 차임을 연체한 채 계속 점유하는 상황은 임대인 입장에서 가장 곤혹스러운 분쟁 중 하나입니다. 결국 임대인이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는 명도소송, 즉 건물인도청구 소송입니다.

그런데 많은 임대인분들이 간과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명도소송은 단순히 나가 달라고 요구하는 절차가 아니라, 그 전제로서 임대차계약이 적법하게 종료되었다는 점을 임대인이 입증해야 하는 절차라는 점입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자주 발목을 잡는 쟁점이 바로 묵시적 갱신입니다.

모르는 사이에 자동으로 연장되는 계약, 묵시적 갱신의 성립 요건

묵시적 갱신이란 임대차계약 만료가 다가왔음에도 임대인이 일정 기간 내에 갱신을 거절한다는 통지를 하지 않으면, 종전과 동일한 조건으로 계약이 자동 연장된 것으로 보는 제도입니다.

주택임대차의 경우 임대인이 임대차기간 만료 전 6개월부터 2개월 전까지 사이에 갱신거절 통지를 하지 않으면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갱신된 것으로 보며, 갱신된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2년으로 봅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제1항, 제2항).

다만 2020년 12월 10일 이전에 체결되거나 갱신된 계약의 경우에는 만료 1개월 전까지가 통지 기한이었으므로 계약 시점에 따라 적용 법령을 구분하셔야 합니다.

상가임대차의 경우에는 임대인이 임대차기간 만료 전 6개월부터 1개월 전까지 갱신거절 통지를 하지 않으면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갱신된 것으로 보며, 갱신된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1년으로 봅니다(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4항).

쉽게 말씀드리면, 임대인이 만료일이 다가오는데도 별다른 의사 표시 없이 가만히 있으면 임차인은 그대로 더 살 권리를 얻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임대인이 명도소송을 준비하다가 정작 묵시적 갱신이 이미 성립해 버려 청구가 기각되는 사례가 실무에서 적지 않습니다.

명도소송 제기, 묵시적 갱신을 차단하는 결정적 분기점

그렇다면 갱신거절 통지 기간을 놓친 임대인은 무조건 묵시적 갱신을 감수해야 할까요. 다행히 대법원은 임대인에게 중요한 출구를 열어주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임대인이 소로써 임대건물의 명도를 청구하고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후부터는 묵시의 갱신을 인정할 수 없다고 명확히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1967. 1. 24. 선고 66다2202 판결). 이 법리는 60년 가까이 흐른 지금까지도 일관되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즉, 임대인이 명도소송을 제기한 이후에는 설령 갱신거절 통지 기간을 정확히 준수하지 못했더라도 묵시적 갱신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소장이 임차인에게 송달된 시점부터는 임대인이 계약을 더 이상 유지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확해지기 때문입니다.

실제 하급심에서도 이러한 법리는 그대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임대인이 명도소송을 제기한 이상 묵시적 갱신을 주장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이 다수 확인됩니다(울산지방법원 2018. 5. 16. 선고 2017가단13389 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6. 6. 1. 선고 2015가단236220 판결;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3. 12. 5. 선고 2021가단57930 판결).

따라서 갱신거절 통지 기간을 놓쳤다고 판단되는 상황이라면 머뭇거리지 마시고 신속하게 명도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묵시적 갱신을 차단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묵시적 갱신 후, 임대인은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없다

문제는 이미 묵시적 갱신이 성립해 버린 경우입니다. 이때 임대인이 가장 자주 던지는 질문이 갱신된 이후라도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가입니다.

이 부분은 임대인에게 다소 불리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상가임대차의 경우 묵시적 갱신 후 임차인은 언제든지 계약해지 통고를 할 수 있도록 명시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반면(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5항), 임대인에게는 이러한 해지권이 부여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법원 역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제정 취지와 입법 목적에 비추어 이 법은 민법상 임대차 규정에 우선하여 적용되므로, 묵시적 갱신 후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계약해지 통지를 하더라도 그 효력은 인정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16. 6. 1. 선고 2015가단236220 판결).

이는 결국 묵시적 갱신이 한번 성립하면 임대인은 갱신된 기간이 만료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갱신거절 통지 시점을 놓쳤을 때의 부담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그리고 10년이라는 한계선

묵시적 갱신과 함께 반드시 짚어야 할 제도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입니다. 상가임대차에서 임차인은 임대차기간 만료 전 일정 기간 내에 갱신을 요구할 수 있고,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거절하지 못합니다.

다만 이 갱신요구권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2항에 따르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10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행사할 수 있습니다. 즉, 임차인이 한 상가에서 영업할 수 있는 법적 보호 기간은 최대 10년이라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주의하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이 10년 규정은 2018년 10월 16일 법 개정으로 신설된 것으로, 그 이전에는 5년이었습니다. 따라서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시점이 언제인지에 따라 적용되는 법령이 달라지므로 분쟁 발생 시 반드시 계약 체결 시점을 기준으로 적용 법령을 구분하여 검토하셔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임차인이 갱신요구권을 행사하면서 이미 10년이 경과한 사실을 다투거나, 임대인이 갱신 거절 사유의 정당성을 두고 다투는 사례가 빈번합니다. 갱신요구권 행사 가능 여부에 따라 명도소송의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므로, 임대인 입장에서는 임차인의 입주 시점과 그동안의 갱신 이력을 정확히 정리해 두는 작업이 사전 준비의 핵심입니다.

명도소송, 결국 타이밍과 증거 싸움

명도소송은 단순히 임차인을 내보내는 절차가 아니라, 묵시적 갱신, 계약갱신요구권, 차임 연체, 정당한 사유 등 여러 법리가 복합적으로 얽힌 입체적인 소송입니다. 임대인이 한 발 늦게 움직이면 묵시적 갱신이 성립해 1년 또는 2년을 더 기다려야 하고, 임차인의 갱신요구권을 잘못 거절하면 손해배상 책임까지 부담할 수 있습니다.

특히 명도소송은 판결이 확정된 이후에도 명도단행 가처분, 강제집행, 부동산점유이전금지가처분 등 후속 절차가 이어지는 장기전입니다. 임대차계약 종료가 가시화되는 시점부터는 갱신거절 통지를 내용증명으로 발송하고, 차임 연체 여부를 명확히 기록하며, 명도소송 시점을 전략적으로 결정하는 일련의 절차를 빠짐없이 챙기셔야 합니다.

명도 분쟁은 시간이 흐를수록 임대인에게 불리해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계약 종료가 임박했거나 임차인과의 분쟁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면, 분쟁 초기 단계부터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갱신거절 통지의 시기와 방식, 소송 제기의 타이밍을 정확히 설계하시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대응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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