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을 들어서 특수협박으로 기소된 사건에 대한 판례 2개 소개
칼을 들어서 특수협박으로 기소된 사건에 대한 판례 2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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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들어서 특수협박으로 기소된 사건에 대한 판례 2개 소개 

신선우 변호사

1. 사안의 배경

저는 가정폭력 사건 중, 가족간 칼을 들었다는 내용으로 신고되어 특수협박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 사건을 다수 수행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칼을 들었는지, 들었다면 이를 피해자에게 제시하였는지, 칼의 길이나 형상은 어떠한지, 피해자와의 거리는 멀었는지, 칼을 들고 위협적인 말을 하였는지, 피해자는 이에 대하여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느꼈을지, 평소 이와 같은 일이 자주 있었는지 등이 중요한 요소입니다.

아래에서는 칼을 들어서 특수협박으로 기소된 사건에 대한 판례 2개(제가 수행한 사건은 아니고, 참고용입니다)를 소개하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 판례 1 - 무죄가 선고된 판례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2023. 11. 23. 선고 2023고단780 판결은, 피고인이 칼을 소지하고 이웃집에 찾아갔으나 도중에 이를 계단에 내려놓은 채 언쟁을 벌인 사안에서, “피고인이 당시 칼을 ‘사용하려는 의도’로 소지하였다거나 이를 이용하여 피해자들을 협박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1. 공소사실

피고인은 2022. 10. 16. 05:00경 남양주시 B빌라 C호에 있는 거주지에서 D호의 층간소음으로 잠을 자지 못하자 이에 화가 나 집에 있던 칼(총 길이 약 20cm, 칼날 길이 약 10cm)을 소지하고 2층으로 올라간 후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위에 위 칼을 놓아둔 채 D호 문을 두드리고, 이에 피해자 E(남, 20세)과 피해자 F(남, 21세)이 현관문을 열고 나오자 피해자들에게 '몇 시인데 시끄럽게 하냐? 죽을래?'라고 위협하는 등의 방법으로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피해자들을 각 협박하였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형법 제284조, 제283조 제1항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사람을 협박한 자를 특수협박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는 범행현장에서'사용하려는 의도' 아래 위험한 물건을 소지하거나 몸에 지니는 경우를 가리킨다(대법원 2015. 8. 19. 선고 2015도7852 판결, 대법원 2017. 3. 30. 선고 2017도771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는 피고인의 범행동기, 흉기등의 소지경위와 사용방법, 피고인과 피해자의 인적관계, 범행 전후의 정황 등의 여러 사정을 합리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2도1341 판결 등 참조).

한편 '협박'은 상대방이 된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으로서 여기에 해당하는지는 행위자와 상대방의 성향, 고지 당시의 주변상황, 행위자와 상대방 사이의 관계 · 지위, 친숙의 정도 등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도14489 판결 등 참조). 다만 협박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발생가능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는 정도의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가 있어야 하므로(대법원 1995. 9. 29. 선고 94도2187 판결 등 참조), 행위자의 언동이 단순한 감정적인 욕설이나 일시적 분노의 표시에 불과하여 주위사정에 비추어 가해의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때에는 협박행위 또는 협박의 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1. 5. 10. 선고 90도2102 판결 등 참조). 또한 해악의 고지가 있었더라도 그것이 사회의 관습이나 윤리관념 등에 비추어 볼 때에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을 정도의 것이라면 협박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1998. 3. 10. 선고 98도70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당시 위험한 물건인 칼을 '사용하려는 의도'로 소지하였다거나 그러한 상황을 이용하여 피해자들을 협박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당초 층간소음으로 화가 나 칼을 들고 2층에 올라갔지만 도중에 이러한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칼을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위에 놓아둔 채 2층 현관문을 두드리고 피해자 측과 언쟁을 벌였을 뿐, 당시 칼을 사용하거나 칼을 가지고 위협할 의사는 없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② 피해자들도 수사기관이나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피해자 F과 층간소음 문제로 언쟁을 벌이는 동안 칼을 들고 있지 않았고, 언쟁이 모두 마무리된 후 피고인이 아래층으로 다시 내려갈 때까지도 칼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다.

③ 특히 피고인이 칼을 가지고 올라왔다는 사실은 피해자들이 아니라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 F의 언쟁을 만류하러 현관 밖으로 나온 G만이 뒤늦게 인지한 상황이었고,그때는 이미 양측의 언쟁이 모두 일단락된 후 피고인이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위와 같이 계단에 놓아두었던 칼을 다시 회수해 가는 시점이었다.

④ 한편 피고인과 당시 층간소음 문제로 직접 언쟁을 벌인 사람은 피해자 F뿐이었던 반면, 피해자 E은 수사기관에서 피해자 F으로부터 피고인이 당시 위협적인 발언을 하였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하였을 뿐, 자신이 피고인으로부터 직접적으로 위협적인 발언을 들은 적은 없다고 진술하였다.

⑤ 피고인이 피해자 F에게 '죽을래?' 또는 '죽고 싶냐?'라는 취지로 말하였더라도 이러한 발언은 피고인이 당시 피해자 F과 층간소음 문제로 언쟁을 벌이던 중 일시적으로 자신의 분노를 표시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일 뿐,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라거나 피해자 F에게 실제로 위해를 가할 의도를 가지고 위와 같이 말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3. 판례 2 - 유죄가 선고된 판례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5. 3. 12. 선고 2024고정563 판결에서는 배우자 앞에서 식칼을 들고 자해 시늉을 하면서 “이쪽으로 와서 앉아라”는 등 지시를 반복하고 실랑이를 벌인 사안에서 유죄를 인정하였습니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당시 부엌에서 식칼을 가져오기는 하였으나, 피해자에게 ‘이 쪽으로 와서 앉아라’는 등의 말을 한 사실이 없고 식칼을 앞에 둔 채 손으로만 손목을 긋는 시늉을 하였을 뿐이므로, 피고인이 위험한 물건인 식칼을 휴대하여 피해자를 협박하였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에게는 특수협박의 고의가 없었다.

2. 판단

가. 협박죄가 성립하려면 고지된 해악의 내용이 행위자와 상대방의 성향, 고지 당시의 주변 상황, 행위자와 상대방 사이의 친숙의 정도 및 지위 등의 상호관계 등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에 일반적으로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어야 하지만, 상대방이 그에 의하여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킬 것까지 요구되는 것은 아니며, 그와 같은 정도의 해악을 고지함으로써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인식한 이상,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켰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그로써 구성요건은 충족되어 협박죄의 기수에 이르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9. 28. 선고 2007도60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리고 협박죄에서 해악을 고지하는 행위는 통상 언어에 의하는 것이나 경우에 따라서는 거동으로 해악을 고지할 수도 있다(대법원 1975. 10. 7. 선고 74도2727 판결,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도5146 판결 참조).

나. 판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누구랑 통화를 하더니 막 갑자기 배가 찢어질 듯이 웃었다. (중략) 갑자기저는 무서웠고 (피고인에게) ‘왜 그러냐’고 물으니 (피고인이) 웃기다고 하였다. (피고인이) 갑자기 웃음을 멈추고 표정을 싹 바꾸더니 부엌에 있던 칼을 들고 와 ‘이리 와서 앉아’라고 하였다. 제가 ‘지금 뭐하는 거냐, 칼 갖다 놓으라’고 하니 피고인이 ‘안 오냐’고 하면서 오른손에 칼을 쥐고 자기의 왼쪽 손목을 긋듯이 하였다. 실제 긋지는 않고 자해를 하려는 듯이 흉내를 내었다. 저는 칼을 계속 갖다 놓으라고 회유를 했고, 피고인이 알겠다고 해서 (칼을) 갖다 놓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수사기록 50면), 이 법정에서도 수사기관에서와 마찬가지로 “피고인이 칼을 들고 와서 ‘이리 와서 앉아’라고 하여 제가 ‘칼을 집어넣으라’고 말했더니 ‘안 앉아? 이리와 당장’이라고 하면서 칼로 본인의 손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는 취지로 일관된 진술을 한 점(증인 C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3면), ②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이 특별한 계기 없이 갑자기 혼자 웃기 시작하여 이에 피해자가 ‘왜 그래, 무섭게, 웃지마, 무서워서 못 가겠어’라는 등의 거부반응을 보임에도 피고인은 약 1분 동안 계속해서 과장된 웃음소리를 내다가 돌연 부엌으로 가서 식칼을 가져온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후 피해자가 ‘칼을 왜 들고 오는데 장난쳐’라고 말하자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놔, 손대지 마’라고 말하면서 계속해서 앉으라고 요구하고 이에 피해자가 ‘하지마’라고 소리를 지르면서 서로 실랑이를 하기도 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행위는 단순한 자해행위 시늉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피해자에게 어떠한 해악을 가할 듯한 위세를 보인 행위로서 특수협박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인에게 특수협박의 고의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어

저는 이처럼 칼을 들어서 위협을 한 것이 특수협박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사안, 특히 가족간 가정폭력 사안을 다수 수행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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