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배경과 높은 수익을 내세운 제안을 믿고 큰돈을 보냈는데, 막상 돈이 넘어가자 연락이 끊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민사 문제일 뿐 고소해도 소용없다"거나 "투자금이라 원금 보장이 안 된다"며 버티는 상대 앞에서 막막함을 호소하시는 분들을 상담에서 종종 뵙습니다. 오늘은 이런 사안에서 형사와 민사를 병행해 피해 금액을 회수할 길을 연 사례를 소개합니다.
1. 의뢰인이 마주한 상황
의뢰인은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상대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습니다. 상대는 자신을 대기업 비서 출신이자 대부업·부동산 사업을 크게 운영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일정 기간마다 원리금을 지급하고 2년 안에 큰 수익을 만들어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믿은 의뢰인은 두 달여 동안 21회에 걸쳐 합계 약 1억 9,130만 원을 상대 명의의 계좌로 송금했습니다. 그러나 상대가 내세운 배경과 재력은 거짓이거나 부풀려진 것이었고, 약속한 원리금을 변제할 능력도 의사도 처음부터 없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가해자가 형사 처벌을 받는다고 해서 보낸 돈이 자동으로 돌아오지는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변제 능력이 없다며 버티는 상대의 재산을 찾아 압류하려면, 그 전제가 되는 민사 확정판결이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2. 사건의 핵심과 대응
회수의 열쇠는 '형사와 민사를 어떻게 연결하느냐'에 있었습니다. 저는 형사 고소를 먼저 진행했습니다.
먼저, 형사 유죄 판결의 확보와 연계입니다. 가해자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 유죄 판결을 핵심 증거로 삼아, 민법 제750조에 따른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논증했습니다.
다음으로, 21회 송금 내역의 정리입니다. 날짜와 금액이 제각각이던 21회의 이체 내역을 시간순 일람표로 재구성해, 상대의 기망행위와 의뢰인의 손해 사이 인과관계가 어긋남 없이 드러나도록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투기 어려운 청구원인의 구성입니다. 상대가 답변서나 변명으로 흔들기 어렵도록 객관적 물증과 법리를 충실히 배치했고, 그 결과 재판부가 별도의 변론기일 없이 판단하는 무변론 판결로 이어져 소송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었습니다.
3. 결과, 그리고 회수를 위한 토대
재판부는 청구 금액 전액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로써 의뢰인은 단순한 승소를 넘어, 가해자의 재산을 추적하고 압류할 수 있는 확정판결문, 즉 집행권원을 손에 쥐게 되었습니다. 피해 회복으로 나아가는 실질적인 출발점을 확보한 것입니다.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께
"투자라서 원금 보장이 안 된다", "민사일 뿐이다"라는 말에 위축되실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부터 변제 의사나 능력 없이 돈을 받아갔다면, 형사 고소와 민사 손해배상 청구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길입니다.
특히 여러 차례에 걸친 송금은, 흩어진 거래 내역을 기망행위와의 인과관계로 구조화하는 작업이 관건입니다. 자료가 남아 있을 때 초기에 정리해 대응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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