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임대차 계약과 갱신요구권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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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임대차 계약과 갱신요구권의 이해 

김경숙 변호사

2018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상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이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된 지 어느덧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분쟁을 보면, 임차인이 이 권리를 잘못 이해하거나, 임대인이 갱신 거절의 정당한 사유를 과도하게 주장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습니다. 특히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규정과 맞물려 사안이 복잡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두 가지 가상의 사례를 통해 상가 임차인의 10년 갱신요구권을 둘러싼 쟁점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사례 1]

서울 마포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42세)는 2017년 3월 보증금 5,000만 원, 월차임 280만 원에 5년 임대차계약을 체결했습니다. 2022년 3월 1차 갱신을 거쳐 2024년 추가 갱신을 요구하였으나, 임대인은 "이미 최초 계약 기간이 만료된 후 5년을 갱신해 주었으므로 더 이상 갱신 의무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A씨는 자신이 카페를 시작한 시점부터 10년이 보장된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쟁점 1. 10년 갱신요구권의 기산점은 언제인가

A씨 사례에서 가장 먼저 정리할 부분은 10년 갱신요구권의 기산점입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2항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10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개정법의 적용 시점입니다. 10년으로 확대된 개정 조항은 2018년 10월 16일 시행되었고, 부칙에 따라 시행일 이후 최초로 체결되거나 갱신되는 임대차계약부터 적용됩니다. 즉, A씨처럼 2017년에 계약을 체결한 경우라도, 2018년 10월 16일 이후 갱신된 계약이라면 10년 보호가 가능합니다.

대법원도 2020년 이후 일관되게, 개정법 시행 후 임차인이 갱신요구권을 행사한 시점을 기준으로 종전 5년 기간이 도과했더라도 10년 보호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A씨의 경우 최초 계약일인 2017년 3월부터 기산하여 2027년 3월까지는 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임대인의 "5년 갱신해 주었으므로 끝"이라는 주장은 개정법 취지와 부합하지 않습니다.

쟁점 2. 임대인의 갱신 거절 사유는 어디까지 인정되는가

다만 10년의 기간 내라도 임대인이 적법하게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가 있습니다. 같은 법 제10조 제1항 각 호는 8가지 거절 사유를 열거하고 있으며,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임차인이 3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

  •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

  • 서로 합의하여 상당한 보상을 제공한 경우

  •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목적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대한 경우

  • 임차인이 임차한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파손한 경우

  • 건물 멸실로 임대차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

  • 임대인이 철거·재건축을 위해 점유 회복이 필요한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

  • 그 밖에 임차인이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경우

실무에서 가장 자주 다투어지는 것은 3기 차임 연체재건축 사유입니다. 3기 차임은 "연속 3개월"이 아니라 "합산하여 3개월치"를 의미합니다. 과거에 일시 연체한 사실만 있어도 갱신 거절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차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사례 2]

부산 해운대에서 8년간 음식점을 운영해 온 B씨(55세)는 갱신요구권 행사 가능 기간이 2년 남은 상태에서 임대인으로부터 "건물을 곧 철거하고 신축할 예정이니 갱신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동시에 신규 임차인 후보를 구해 권리금 1억 2,000만 원을 회수하려 했으나, 임대인은 "어차피 곧 철거할 건물에 새 임차인을 들일 수 없다"며 거부했습니다.

쟁점 3. 재건축 사유와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 충돌

B씨 사례는 갱신 거절 사유 중 재건축이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의무와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임대인이 재건축을 이유로 갱신을 거절하려면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해야 합니다.

  •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공사 시기 및 소요 기간 등을 포함한 철거·재건축 계획을 임차인에게 구체적으로 고지하고 계획에 따르는 경우

  • 건물이 노후·훼손 또는 일부 멸실되는 등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는 경우

  • 다른 법령에 따라 철거 또는 재건축이 이루어지는 경우

단순히 "앞으로 신축할 계획이다"라는 추상적 통보만으로는 정당한 갱신 거절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계약 체결 당시 구체적인 계획을 고지하지 않았다면, 재건축 사유를 근거로 한 거절은 부적법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갱신요구권 행사 가능 기간이 지났더라도, 임대인은 임대차 종료 6개월 전부터 종료 시까지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 기회를 방해해서는 안 됩니다. 같은 법 제10조의4는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 체결을 거절하거나, 현저히 고액의 차임을 요구하는 등의 행위를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재건축을 이유로 임대인이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을 거절한 경우라도, 그 재건축 사유가 갱신 거절의 정당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권리금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B씨는 임대인의 재건축 주장이 계약 체결 당시 구체적으로 고지된 것이 아니었음을 입증함으로써, 권리금 상당액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실무적 조언

1. 갱신요구는 반드시 서면으로

임대차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의 기간 내에 서면(내용증명)으로 갱신요구권을 행사해야 합니다. 구두 통보는 분쟁 시 입증이 어렵습니다.

2. 차임 연체 기록 관리

일시적인 자금 사정으로 차임을 연체한 적이 있다면, 합산 금액이 3기에 이르지 않도록 즉시 정산하고 기록을 남겨두어야 합니다.

3. 권리금 거래는 임대차 종료 전 시작

권리금 회수 기회는 임대차 종료 6개월 전부터 보호됩니다. 후임자 물색은 이 시점 이전에 시작하되, 신규 임차인 주선 사실은 반드시 임대인에게 서면으로 통지하여 증거를 남겨야 합니다.

4. 임대인의 재건축 주장에 대한 검증

임대인이 재건축을 이유로 갱신 또는 권리금 회수를 거절할 경우, 계약 체결 당시 구체적 계획 고지 여부, 건물 노후도 진단서, 관련 인허가 진행 상황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변호사의 코멘트

더감 법률사무소 · 경기도 수원시

상가임대차 사건을 다루면서 보면, 임차인분들이 10년 갱신요구권을 막연히 "무조건 10년 보장"으로 이해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는 차임 연체나 재건축 사유 등 여러 변수가 작용하므로, 갱신 시점이 다가오기 전 미리 계약서와 차임 납부 내역을 정비해 두는 것이 분쟁 예방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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