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영상, 법 시행 전부터 갖고 있었어도 처벌될 수 있습니다
지난달 대법원은 불법 촬영물과 딥페이크 영상을 함께 소지한 피고인에 대해 두 죄를 각각 별도로 처벌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놓았습니다.
특히 이 판결의 핵심은, 법 시행 이전부터 보관하고 있던 영상이라도 시행 이후 삭제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면 그 시점부터 처벌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사건의 흐름
피고인 A 씨는 오랜 기간 두 가지 유형의 영상을 보관해 왔습니다.
2020년 5월부터는 피해자를 동의 없이 촬영한 불법 촬영물을 소지했고, 같은 해 12월부터는 피해자 얼굴을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도 갖고 있었습니다.
당시 딥페이크 영상은 배포·판매 행위만 처벌 대상이었고, 단순 소지에 대한 처벌 규정은 없었습니다.
그러다 2024년 10월 딥페이크 소지죄 처벌 규정이 신설되었고, 같은 해 12월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이 진행되면서 A 씨가 영상을 삭제한 시점이 소지 기간의 종료일로 확정되었습니다.
원심과 대법원, 판단이 엇갈린 이유
원심은 A 씨가 법 시행 이후 재다운로드나 파일 이동 등 별도의 지배력 강화 행위를 했다는 것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법 시행 이전부터 이어진 보관 상태만으로는 시행 이후 새로운 소지 범의가 생겼다고 볼 수 없다는 논리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판단을 파기했습니다.
별도의 행위가 없었다는 사실이 무죄의 근거가 되지 않으며, 삭제·폐기 없이 그대로 두고 있던 보관 상태 자체가 법 시행 이후에도 소지가 계속된 것으로 평가되어야 한다고 명확히 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오히려 소지가 지속되었다는 근거가 된 것입니다.
소지죄는 '계속범'입니다
대법원 판단의 근거는 계속범 법리입니다. 계속범이란 범죄 행위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그 상태가 유지되는 동안 범죄가 계속 이어지는 구조를 말합니다.
불법 촬영물이나 딥페이크 영상은 처음 저장한 순간으로 범죄가 완성되어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삭제하거나 폐기하지 않는 한 보관 상태 자체가 범죄의 지속으로 평가됩니다.
재저장이나 파일 이동 같은 적극적 행위 없이도, 지배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 소지는 계속되며 별도의 갱신 행위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법 시행 전부터 갖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는 면책 근거가 되지 않으며, 시행 이후에도 그대로 보관하고 있었다면 그 기간에 대해 소지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만약 불법 촬영물이나 딥페이크 소지 혐의로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으신 상황이라면, 소지 시점과 법 시행 전후 보관 경위, 증거 구조 등을 초기 단계부터 면밀히 검토하시길 바랍니다.
형사전문 법무법인 세륜에서는 검사출신 김수진 변호사를 필두로
형사전담팀을 꾸려 대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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