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종교생활 이혼사유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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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의 종교생활 이혼사유 되나? 

김춘희 변호사

요즘 심각하게 문제되고 있는 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이 신천지 교인들로 인한 것임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정통 기독교에서 신천지를 사이비종교라고 하고, 신천지교인들이 비밀모임까지 결성하여 전도생활을 해왔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많은 분들이 배우자의 사이비종교 활동이나 사이비종교가 아니라 하더라도 지나치게 종교활동을 하는 것이 과연 이혼사유가 되는지에 대해 궁금해 하십니다.

 

저희가 진행했던 이혼사건들 중에는 배우자의 지나친 종교활동으로 인해 가정이 파탄나, 이혼소송을 제기하면서 위자료를 청구한 사례가 제법 있었습니다. 이들 사례들 대부분은 종교활동에 집착한 아내가 오랜 기간 동안 종교시설에 들어가 있으면서 가정살림과 아이들 양육을 소홀히 하는가 하면, 제사를 지내지 않는 자신의 종교관을 결혼 전에 남편에게 밝히지 않고, 종가집의 장남인 남편과 제사문제로 다투는 등 한 가정의 주부이자 맏며느리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않은 사례들이었습니다.

 

이들 사례들의 대부분은 법원으로부터 지나치게 종교활동에 집착하여 배우자를 비롯한 가족들을 오랫동안 유기함으로써 민법 제840조 제2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에 해당하며, 남편이 종가집의 장남으로서 반드시 제사를 지내야 함을 잘 알면서도 자신의 종교관을 미리 알리지 않고 일방적으로 제사를 지내지 않겠다고 선언하여 결혼생활이 파탄에 이르렀으므로, 이는 민법 제840조 제6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되어 재판상이혼사유가 충분하고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하여 승소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배우자가 지나치게 종교활동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또는 우리가 흔히 사이비종교라고 일컫는 종교를 믿는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이혼청구가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를 보여주는 판례를 소개하겠습니다.

 

아내인 A씨는 결혼전에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종교를 신봉하다가 결혼하면서 신앙생활을 그만두었는데, 남편이 해외근무를 떠나자 다시 여호와의 증인을 신봉하기 시작하여 매주 화요일, 금요일, 일요일에 2~3시간씩 교회에 가느라 집을 비웠습니다. 그리고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종교의 교리에 따라 국기배례, 웃어른께 하는 큰절, 조상에 대한 제사 금지 등을 지켰고, 아이들에게도 그같은 교리를 교육시켰습니다. A씨의 남편은 해외근무를 마치고 귀국하였는데 위와 같은 아내 A씨의 종교활동을 알고 나서 아내에게 종교활동을 그만두고 가정에만 충실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였고 결국 자주 불화를 겪다가 남편이 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그런데, 1심에 이어 2심과 대법원은 모두 남편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종교가 사이비종교라거나 그 종교단체의 행위가 법질서에 위배되는가의 문제는 별론으로 하고, 어느 누구도 상대방의 종교활동을 그만두도록 강요할 수는 없으며, 한편 부부는 가족이라는 혈연공동체를 이끌어가는 구심체로서 가정평화를 유지하기 위하여 서로 협조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므로 부부가 각기 다른 교리를 따르고 상이한 논리적 관념을 가지는 탓으로 제예의 봉행, 존속에 대한 예우, 자녀의 교육 등 중요한 가사에 관하여 의견이 대립되는 경우에는 종교적 신념과 가정의 평화라는 두 개의 가치를 함께 유지하기 위하여 상호의 이해와 양보로 합리적인 기준을 찾도록 노력할 책무가 있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아내 A씨는 신앙생활을 계속하면서도 가족의 식사준비, 빨래, 청소 등 가정주부로서 해야 할 기본적인 일은 빠짐없이 하여왔음은 물론, 시모가 자극성 있는 음식을 잘 먹지 못한다고 시모의 음식을 따로 마련하는 등 정성을 다하였고, 시부의 제사 때에도 배례는 하지 아니하였으나 제사음식은 준비하였으며, 남편의 종교활동 반대에 따라 예배활동 외의 적극적인 포교활동 등은 일체 삼갔던바, 이 사건 혼인생활은 위와 같은 아내 A씨의 사유로 인해 파탄에 이른 것이 아니라, 아내 A씨의 종교활동을 그만둘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과정에서 부부사이에 갈등과 불화가 심화되었는데, 남편이 절제력을 잃고 아내를 폭행하고, 직장을 그만두고 집을 나감으로써 혼인이 파탄에 이른 것이어서 유책배우자인 남편의 이혼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 배우자가 종교 활동을 하더라도 가정주부인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경우에는 종교 활동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혼인파탄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반면에, 정통 종교라고 하더라도, 과도한 신앙생활로 가사와 육아를 소홀히 하였다면, 즉 이를테면 제사나 차례, 시부모의 생일까지 참석을 거절하고 제물과 음식차리는 일을 거들지 않고, 종교활동 때문에 아이들 학교의 학습준비물을 제대로 챙겨주지 않고, 종교집회에 참가한다고 집을 나가 며칠 동안 들어오지 않다가 나중에는 메모를 남겨놓고 집을 나가 종교시설에 입소하는 등의 행위는 이혼사유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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