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앓던 부모님이 살아생전에 한 유언이 과연 효력이 있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에 대한 우리 법원의 판단 기준을 보여주는 두 사건을 소개합니다.
장남인 A씨.
아버지가 치매를 앓기 전인 1996년에 “내가 죽으면 전 재산을 장남에게 주겠다”라는 유언장을 작성하였습니다.
이후 아버지는 2000년부터 치매를 앓기 시작했는데, 3년 후인 2003년에 갑자기“아내에게 전 재산을 주겠다”고 유언장을 변경하였습니다. 그 후 아버지는 사망하기 3개월 전에 “아내와 장남을 뺀 나머지 자식들에게 전 재산을 나눠 주겠다”라고 유언장을 또 다시 변경했는데요. 아버지가 마지막 유언장을 작성할 때는 공증인 변호사의 입회하에 유언공정증서가 작성되었습니다.
장남인 A씨는 “아버지가 치매를 앓고 있었던 데다가 기도절개수술까지 받아서 목에 튜브를 끼고 있었으므로 소리를 잘 낼 수 없다. 그리고 거동이 불편하여 혼자서 유언공정증서에 이름을 적거나 도장을 찍을 수 없으므로, 유언공증증서는 무효다”라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1심과 2심을 거쳐 최종적으로 대법원 판결이 내려졌는데요.
법원은 “우리 민법이 제1068조에서 정하고 있는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증인 2인이 참여한 공증인의 면전에서 유언의 취지를 구수하고, 공증인이 이를 필기 낭독하여 유언자와 증인이 그 정확함을 승인한 후 각자 서명 또는 기명날인하여야 한다.
이 사건의 경우, 공증인 변호사가 사전에 전달받은 유언자 아버지의 의사에 따라 유언의 취지를 작성한 다음, 그 서면에 따라 유증 대상과 수유자에 관하여 병상에 계신 아버지에게 질문을 하고, 이에 대하여 아버지가 한 답변을 통해 유언자의 의사를 구체적으로 확인하였으므로, 그 답변이 실질적으로 유언의 취지를 진술한 것이나 마찬가지로 볼 수 있고, 또한 유언자의 의사능력이나 유언의 내용, 유언의 전체 경위 등으로 보아 그 답변을 통하여 인정되는 유언취지가 유언자의 진정한 의사에 기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유언취지의 구수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위해, 증인으로 참석해 있던 제3자가 아버지의 손을 잡아주어 아버지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는 유언증서에 도장을 날인하였으므로, 민법 제1068조 ‘유언자와 증인이 그 정확함을 승인한 후 각자 서명 또는 기명날인하여야 한다’는 규정에 부합한다” 라고 하여, 장남인 A씨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또 다른 사건을 살펴보겠습니다.
치매를 앓고 있는 양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양자 B씨.
관절염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던 양어머니가 어느 날 갑자기 실종이 되었고, 경찰수사결과 양어머니의 남동생 C씨가 자신의 집으로 양어머니를 모시고 갔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한 달 후 C씨는 B씨의 양어머니로부터 “내 모든 재산의 관리와 처분행위는 남동생에게 맡긴다”는 약정서와 “사후 재산을 모두 남동생에게 주고, 양자 B씨는 아무 재산도 상속받을 수 없다”라는 내용의 유언장을 작성받습니다. 이후 C씨는 위 약정서에 따라 양어머니의 인감도장을 가지고 양어머니 명의의 부동산을 매도하였습니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양자 B씨는 법원에 “치매를 앓고 계시던 양어머니는 재산을 처분할만한 판단력이 상실된 상태이다. 따라서 외삼촌인 C씨의 매도행위는 무효이므로 원상복구되어야 한다”라며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법원은 “B씨의 양어머니가 유언장과 매도계약서를 작성할 때, 이미 치매 증상이 상당히 진행되어 그 법률적 의미와 효과를 이해하지 못했다. 따라서, 약정서와 유언장은 무효이므로 건물매매를 취소하고 새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도 말소하라”며 B씨 승소판결을 내렸습니다.
위 두 사건은 공통적으로 “치매를 앓고 있던 부모님의 유언이 효력이 있는지”를 다룬 사건이긴 한데, 그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치매를 앓고 있던 부모님의 유언이 어떤 형식으로 작성되었는가에 따라 효력여부가 달라진 것입니다.
즉, 유언공증인 변호사의 입회하에 작성된 유언장인 경우에는 비록 치매를 앓고 있던 부모님이라도 유언공증인 변호사가 부모님의 정신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유언장 공증을 하였으므로 하자가 없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유언공증인의 입회 없이 작성된 유언장의 경우에는 부모님의 정신건강상태가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는지 여부를 알 수 없으므로, 민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유언장의 요건을 제대로 갖춘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특히 치매를 앓고 계시는 부모님을 둔 자녀분들은 효력이 있는 유언을 받기 위해서는 유언공증인 변호사의 유언공증을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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