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인이 누수·곰팡이 수리를 방치하거나 임시방편만 반복한다면, 임차인은 계약 기간이 남아 있어도 계약을 해지하고 보증금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임대인 본인의 잘못(귀책사유)이 없더라도 이 결론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단, 이사를 나가기 전에 임차권등기명령을 반드시 마쳐야 보증금을 온전히 지킬 수 있습니다. 지금 어떤 단계에 있는지 확인하고 절차 순서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임대인이 "내 잘못이 아니다"라고 하면 책임이 없나요?
수리 원인이 누구 잘못이든 관계없이, 임대인의 수선의무는 유지됩니다.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에게 임차 목적물을 계약 목적에 맞게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할 의무를 부여합니다. 대법원은 건물 노후화, 구조적 원인처럼 임대인의 귀책사유가 없는 하자에 대해서도 수선의무를 면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09다96984). 또한 "임차인이 입주 전에 하자를 알고 있었다"는 사정도 임대인의 의무를 면제하지 않는다는 점이 판례로 확인됩니다(대법원 2021다202309).
즉, 임대인이 흔히 내세우는 두 가지 항변 — "내 잘못이 아니다", "임차인이 알고 들어온 것 아니냐" — 은 법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어떤 경우에 계약 해지가 인정되나요?
누수·곰팡이가 정상적인 거주를 방해하는 수준이고, 임대인이 실질적인 수리를 하지 않았다면 해지 요건이 충족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래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특히 곰팡이를 제거하지 않고 도배지만 덮은 뒤 수리를 완료했다고 주장하는 경우, 임시방편 처리로 인정되어 수선의무 불이행의 유력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요?
지금 당장 증거를 확보하고, 이사 전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순서를 틀리면 보증금 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① 증거 확보 체크리스트
수리 요청 문자·카카오톡 메시지 캡처 (날짜 포함)
임대인의 거부 또는 묵묵부답 메시지 보존
하자 발생 시점·임시방편 처리 전후 사진·영상
임시방편 처리 날짜와 재발 날짜 기록
도배지 교체·보수 공사 영수증 또는 내역
실무 포인트: 카카오톡은 상대방이 메시지를 읽으면 숫자 '1'이 사라지는 특성이 있어, 임대인이 수리 요청을 읽고도 무시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② 이사 전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 절대 빠뜨리면 안 됩니다
임차권등기명령은 이사를 나간 뒤에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하게 해주는 법원 결정 절차입니다. 이사를 먼저 나가면 이 권리가 원칙적으로 소멸합니다. 법원에서 임차권등기명령 인용 결정을 받고, 등기부에 등재된 것을 확인한 뒤 이사하는 것이 안전한 순서입니다.
③ 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
증거가 충분하고 사안이 명확하면, 임대인이 답변서를 기한 내에 제출하지 않을 경우 법원이 무변론 판결로 원고 청구를 전부 인용할 수도 있습니다. 소송 진행 중에는 이사 시점과 합의 해지 여부도 보증금 반환 기산일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사전에 법률 검토가 필요합니다.

"새 임차인이 들어와야 보증금을 준다"는 말, 그냥 따라야 하나요?
법적으로는 새 임차인 입주 여부와 무관하게 보증금 반환의무가 발생합니다. 임차인이 새 임차인을 직접 구하고 이사 날짜를 임대인과 합의했다면, 그 시점에 계약이 합의 해지로 종료됩니다. 이후에는 즉시 보증금 반환의무가 생기는 것이 원칙입니다. "새 임차인이 들어와야 준다"는 임대인의 요구를 무조건 따를 법적 의무는 없습니다.
자주 하는 실수 3가지
이사를 먼저 나간다 — 임차권등기명령 없이 이사하면 대항력이 사라져 보증금 확보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구두로만 수리를 요청한다 — 구두 요청은 증거가 없습니다. 문자·카카오톡 등 기록이 남는 방법으로 요청해야 합니다.
임시방편 처리 후 "수리 완료"로 받아들인다 — 근본 원인이 해결되지 않았다면 재발 여부를 사진과 날짜로 기록해 두어야 합니다.
빨리 법률 상담이 필요한 경우
아래 중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지금 바로 검토가 필요합니다.
임대인이 아무 답변 없이 수 주째 방치 중인 경우
이미 이사를 나왔는데 임차권등기명령을 하지 못한 경우
임대인이 "새 임차인이 와야 준다"며 반환을 미루는 경우
임신 중이거나 자녀의 건강 문제가 발생한 경우
곰팡이·누수로 가재도구·가전제품 등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경우
수리 요청 문자, 하자 사진·영상, 임시방편 처리 전후 기록을 미리 정리해 두면 상담 시 사안 파악이 빠릅니다. 계약서, 임대차 기간, 보증금 금액도 함께 준비해 두면 도움이 됩니다.
FAQ
Q1. 임대인이 수리를 한 번은 해줬는데, 다시 곰팡이가 생겼습니다. 그래도 해지할 수 있나요?
수리를 했더라도 근본 원인이 해결되지 않아 동일 하자가 재발했다면 수선의무 불이행으로 볼 수 있습니다. 처리 전후 사진과 재발 시점을 기록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2. 이사를 이미 나왔는데 보증금을 못 받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사 전에 임차권등기명령을 마쳤다면 대항력이 유지됩니다. 등기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 등기가 없다면 현재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방법을 법률 전문가와 검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Q3. 거주하지 못한 기간의 월세도 돌려받을 수 있나요?
거주 불가 상태에서 지급한 차임은 부당이득 반환 청구를 검토할 수 있으며, 거주하지 못한 기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합니다. 두 항목 모두 인용된 판결이 있습니다.
Q4. 임대인이 "건물 노후화 탓이라 내 책임이 아니다"라고 주장합니다. 맞는 말인가요?
건물 노후화나 구조적 원인으로 발생한 하자라도 임대인의 수선의무는 면제되지 않는다고 대법원이 확인한 바 있습니다. 귀책사유 유무는 핵심 쟁점이 아닙니다.
Q5. 소송을 하면 소송 비용도 받을 수 있나요?
청구가 인용되면 소송비용은 원칙적으로 피고(임대인) 부담으로 판결됩니다. 다만 청구 일부만 인용되거나 화해·조정으로 끝나는 경우 비용 분담 방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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