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세담의 정우람 변호사입니다.
최근 들어 불법촬영, 이른바 ‘몰카’ 사건과 관련한 상담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화장실몰카 사건의 경우 현장에서 적발되거나 자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이미 끝난 사건이라고 생각하고 체념한 상태로 찾아오시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다만 실무상 성범죄 사건은 단순히 “촬영했다”, “자수했다”는 이유만으로 결과가 동일하게 결정되는 구조는 아닙니다.
촬영이 실제로 이루어진 것인지, 기수인지 미수인지, 촬영물 존재 여부와 포렌식 결과가 어떻게 확인되는지에 따라 처벌 수위는 상당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국선변호인 시절 진행했던 화장실몰카 사건 하나를 소개드리려 합니다.
해당 사건은 의뢰인이 화장실 내에서 불법촬영을 시도하다 적발된 이후 스스로 자수까지 한 사안이었습니다.
수사기관은 카메라등이용촬영죄뿐 아니라 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 혐의까지 함께 검토하였고, 일반적으로 보더라도 결코 가볍게 보기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다행히 수사 단계 대응을 통해 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 혐의는 제외된 상태였으나, 이미 자수가 이루어진 상황이었기에 의뢰인은 벌금 800만 원과 취업제한 명령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후 의뢰인은 정식재판을 청구하였고, 저는 사건 기록 전체를 다시 처음부터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했던 쟁점은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실제로 촬영이 완료되었는가”, 즉 기수인지 미수인지 여부였습니다.
실무상 많은 분들이 “카메라를 들이밀었으면 끝난 것 아니냐”고 생각하시지만, 형사재판에서는 실제 촬영 여부와 결과물 존재 여부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저는 피해자 진술과 포렌식 자료를 중심으로 기록을 다시 분석하였고, 그 과정에서 의미 있는 진술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피해자는 조사 과정에서
“유심히 보고 나서야 알았다”
“처음에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아 몰랐다”
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었습니다.
언뜻 보면 평범한 표현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촬영이 실제로 완료되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포인트였습니다.
즉, 피해자가 즉시 촬영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은 촬영 자체가 완성되지 않았을 가능성, 다시 말해 미수에 해당할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포렌식 결과에서도 촬영 파일이나 저장된 영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별도의 촬영 흔적 역시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러한 부분들을 종합하여 단순히 “미수 주장”만 하는 것이 아니라, 검찰 측 증거의 신빙성과 구조 자체를 흔드는 방향으로 변론을 구성하였습니다.
또한 우발적 범행이라는 점, 실제 결과 발생이 없는 점, 의뢰인의 생계 및 사회적 환경 등을 함께 정리하여 의견서에 반영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재판부는 이러한 사정을 받아들였고, 해당 사건은 기수가 아닌 미수로 판단되었습니다.
그 결과 벌금이 감액되었고, 취업제한 명령 역시 면제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성범죄 사건은 단순히 인정 여부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분야가 아닙니다.
특히 불법촬영 사건은 포렌식 자료, 촬영 구조, 진술의 흐름, 촬영물 존재 여부 등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무상 충분히 다툴 여지가 있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초기부터 모든 부분을 단순 인정 방향으로 정리해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게 보게 됩니다.
물론 인정과 반성이 필요한 사건도 존재합니다.
다만 모든 사건을 동일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항상 적절한 것은 아닙니다.
화장실몰카죄 사건으로 조사 또는 재판을 앞두고 계시다면, 단순히 “불법촬영 사건이다”라는 틀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촬영 여부, 포렌식 결과, 기수·미수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뒤 대응 방향을 설정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우람 변호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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