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31기 옥순의 뒷담, 법적으로 문제될 소지는 없을까?
안녕하세요. 부산 법률사무소 보우 형사법 전문 김민규 변호사입니다.
최근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나는솔로에서 31기 옥순의 다른 출연자들에 대한 뒷담, 편가르기 등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31기 옥순은 논란으로 인해 다니던 회사에서 퇴사했다는 소문까지 돌 정도로 사회적으로 큰 지탄을 받고 있는데, 법적으로는 어떻게 평가받을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단, 어렵고 지루하지 않게 상식선에서만 설명하겠습니다.
2. 무엇이 문제될 수 있을까?
뒷담으로 인해 대표적으로 문제될만한 것은 명예훼손죄, 모욕죄가 있습니다.
우선, 명예훼손죄와 모욕죄가 무엇인지, 두 죄는 어떻게 다른지 먼저 살펴보고, 31기 옥순의 발언은 어떻게 판단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3. 명예훼손이란?
우리 형법은 명예훼손죄를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307조(명예훼손)
①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307조 제1항의 한 단어 한 단어가 명예훼손죄 성립이 되는데 중요한 판단 요소들입니다. 하나하나 살펴보죠.
1) '공연히' - 공연성(불특정 혹은 다수인에게 적시)이 있어야 합니다. 때문에, 두 사람만 있으면서 상대방에게 아무리 심한 발언을 하더라도 명예훼손죄는 성립할 수 없죠. 그렇다면 상대방에게 다른 사람의 뒷담을 하면 어떻게 될까요? 이 경우는 바로 '공연히' 뒷담을 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 법원은 '전파 가능성'이란 것을 인정하여 한 사람에게 뒷담을 했더라도 그 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뒷담을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면 명예훼손이 된다고 판단하죠. 오히려 뒷담이 공연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예외적으로 가족에게 상대방 뒷담을 한 경우라든가, 뒷담이 전파될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겠죠).
2) '사실을 적시하여' - '사실'을 적시하여야 합니다. 이게 가장 중요한 판단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형법 제307조 제2항에 '허위의 사실'이라고 기재되어 있다보니, 많은 분들이 여기서의 '사실'은 '진실인 사실'이라고 생각하시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실은 '의견'과 대비되는 개념입니다(단지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면 더 가중처벌 하는 것 뿐이죠).
'의견'과 '사실'을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어떤 말이 참, 거짓이 명확히 구분되는가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보죠. "A가 B를 때렸다"는 말은 참이거나 거짓이거나 둘 중 하나일 수밖에 없죠? 따라서 이는 '사실'에 해당합니다. 반면, "A는 폭력적인 사람이다"라는 말은 보는 사람에 따라 생각이 달라질 수 있을 뿐 참 거짓으로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의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3) '사람의 명예를 훼손' - 적시한 사실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할만한 사실이어야 명예훼손죄가 성립합니다. "A가 지나가다가 쓰레기를 주웠다"는 말은 사실이지만 A의 명예를 훼손하는 말이 아니죠? 오히려 명예상승(?)이 됩니다. "A는 교도소에 3번이나 갔다왔다" 이런 말들이 명예를 훼손할 만한 말이라고 할 수 있겠죠. 실제 법정에서는 이 부분 판단이 가장 어렵기도 합니다. "A는 부모 없이 자랐다"라는 말처럼 명예가 훼손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경우들이 있기 때문이죠. 이 경우는 그 말이 나온 맥락과 상황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게 됩니다.
4. 모욕이란?
우리 형법은 모욕죄를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311조(모욕)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우선, '공연히' 부분은 명예훼손죄와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뭔가요? 모욕죄는 '모욕'하면 성립한답니다. '모욕'이 뭔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어요. 너무나 모호하죠. 실무에서도 모욕이 되는지 안되는지 애매한 경우들이 아주 많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판시했습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싸우다가 "씨발놈"이라고 욕을 하는 것 만으로는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만한 표현은 아니므로 모욕이 성립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반면, 사회적으로는 "씨발놈"보다 덜 심한 욕으로 보일지라도 회사 동료에게 일을 잘 못한다는 이유로 "멍청한 놈"이라는 말을 하는건 오히려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겠죠.
5. 31기 옥순의 뒷담은 명예훼손이나 모욕에 해당할까?
우선, 31기 옥순은 방송에 출연하였고, 방송이 송출되게 되므로 '공연성'은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보아야겠죠. 방송으로 송출되는게 아니더라도 출연자들 사이에서는 '전파가능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옥순의 구체적 발언이 '사실'인지 '의견'인지에 따라서 어떤 죄명이 문제될지가 구분되고, 그 이후 구체적으로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인지, 모욕적인 발언인지가 판단되어야겠죠. 실제 옥순의 발언을 바탕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가장 대표적인 논란 발언은 "둘이 안 어울려"라는 말이죠.
-> '안 어울린다'는 것은 사람에 따라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사실'이 아닌 '의견'입니다. 따라서 명예훼손은 성립될 여지가 없죠.
-> 그렇다면 '안 어울린다'는 발언이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해당할까요? 그렇지도 않죠. 기분은 나쁠지언정 사회적 평가가 저하되는 말은 아니니까요.
2)
이 장면도 많은 사람들이 비판한 장면 중 하나입니다. '둘이 아침에 러닝하고 온거 약간 짜증 났지? 둘이 러닝복으로 입고 오는 것도 열 받지 않아?'라고 말하는 장면입니다.
-> 이 역시 '짜증난다'는 표현을 담고 있으므로 '사실'은 아니고 '의견'일 뿐이라 명예훼손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 이 표현들이 의문문으로 되어 있어서 그렇지 결국 자신의 의견 표명이나 마찬가지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짜증난다' '열받는다'라는 표현을 한 것과 마찬가지죠. 하지만 이 경우 또한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해당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예컨대, '둘이 아침에 러닝하고 오는거 보니 영식이 바람기가 많은게 틀림없다'는 식으로 말하면 모욕죄가 될 가능성이 오히려 높아질 것 같습니다.
6. 정리
옥순의 모습들이 사회적으로 큰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원래 사람은 객관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관찰하지 않으면 어떤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옥순에게도 이번 기회가 스스로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방송에 비춰지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고 일부 편집된 내용일 수 있기 때문에 무작정 출연자를 비난하는 것도 자제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정리하면, 현재 화제가 된 일부 발언만을 기준으로 보면 31기 옥순의 발언이 곧바로 명예훼손죄나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다만 방송은 편집된 장면만으로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실제 발언의 전체 맥락이나 다른 발언 내용에 따라 판단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명예훼손과 모욕은 단어 하나만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발언의 상대방, 장소, 맥락, 전파 가능성, 표현의 구체성까지 함께 보아야 합니다. 고소를 고민하는 경우든, 반대로 고소를 당한 경우든 초기 대응 방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전문가와 먼저 검토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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