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들은 상담 자리에서 이런 말을 자주 듣습니다. "직장에 찾아가서 망신을 줬어요", "SNS에 다 올려버렸어요", "가족한테 전부 알렸어요." 그리고 그 말 뒤에는 어김없이 이런 말이 따라옵니다. "근데 이제 저도 고소당했어요." 변호사가 사이다 복수를 말리는 건 상간자가 불쌍해서가 아닙니다. 그 행동이 결국 의뢰인 본인에게 가장 큰 피해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실제 상담 현장에서 가장 안타까운 사례는 따로 있습니다. 억울한 피해자로 시작했다가, 감정적인 행동 하나 때문에 오히려 피의자 신분이 되어버리는 경우입니다. 상간자를 향한 분노는 충분히 이해됩니다. 하지만 그 분노를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느냐가, 이후 소송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변호사가 복수를 말리는 진짜 이유, 지금부터 하나씩 짚어드리겠습니다.
직장에 찾아가거나 주변에 알리는 순간, 내가 가해자
실제로 이런 사례가 있었습니다. 남편의 외도 상대가 같은 회사 직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아내가, 해당 직원의 팀장과 동료들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 외도 사실을 알렸습니다. 사실을 알리는 것뿐이라고 생각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명예훼손 고소장이 날아왔습니다. 사실을 말해도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다는 걸 몰랐던 겁니다. 우리 형법은 '사실적시 명예훼손'이라는 개념을 두고 있어서, 내용이 사실이라 해도 공개적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면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상간자의 부모님께 직접 전화를 해서 아들의 불륜 행동을 알렸던 분이, 반복적인 연락이 문제가 되어 스토킹범죄처벌법 위반 혐의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한 번만 알리려는 의도였지만, 상대방이 수신 거부 의사를 밝힌 뒤에도 연락이 이어지면서 법적 요건이 충족된 것입니다. 게다가 모욕적인 표현까지 섞였다면 모욕죄가 추가로 적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대를 혼내주려다 내가 피의자가 되는 상황, 현실에서 생각보다 흔하게 벌어집니다.
변호사가 이런 행동을 말리는 가장 현실적인 이유는, 이후 위자료 소송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간자 측 변호인은 의뢰인의 이런 행동들을 증거로 제출하며 "피해자라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을 펼칠 수 있으며, 실제로 이 때문에 위자료 금액이 줄어들거나, 오히려 맞소송에 휘말리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SNS 폭로와 사진 유포, 클릭 한 번으로 형사 피의자?
온라인 폭로는 더 위험합니다. 실제 사례 중에는 배우자의 카카오톡 대화 캡처본과 상간자의 얼굴 사진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분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동시에 고소를 당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사진 한 장, 캡처 하나가 두 개의 형사 고소로 돌아온 겁니다. 온라인은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오프라인 폭로보다 처벌 수위가 높게 적용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더 황당한 경우도 있습니다. 폭로 게시글에 자신의 신상이 역으로 노출되거나, 상간자 측이 먼저 고소장을 제출하는 바람에 의뢰인이 경찰 조사를 먼저 받게 된 사례입니다. 법적으로 더 유리한 위치에 있었던 피해자가, 섣부른 행동 하나로 수세에 몰리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특히 불륜 현장 사진이나 성적인 내용이 포함된 대화 내용을 유포한 경우에는 성폭력처벌법까지 적용될 수 있어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해집니다.
변호사들이 위 방법들을 강하게 말리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인터넷에 올라간 정보는 삭제가 거의 불가능하고, 그 게시물이 존재하는 한 법적 위험도 계속 따라다니기 때문입니다. 통쾌함은 잠깐이지만, 그 게시물 하나가 몇 년에 걸친 법적 분쟁의 불씨가 될 수 있습니다. 클릭 한 번의 무게가 생각보다 훨씬 무겁게 돌아오는 것이죠.
변호사가 진짜 권하는 복수는, 법원에서 돈으로 받아내는 것
변호사가 사이다 복수를 말리는 건 상간자 편이어서가 아닙니다. 감정적인 행동이 실제 소송에서 의뢰인의 발목을 잡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그 행동을 참고 증거 수집에 집중한 사람이 법원에서 훨씬 유리한 결과를 얻어갑니다. 실제로 배우자와 상간자 모두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해 수천만 원을 받아낸 사례들이 적지 않습니다. 직접 찾아가 소리를 지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결과입니다.
또한 상간자 위자료 청구 소송은 최근 들어 인정 금액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외도의 기간, 횟수, 계획성, 가정에 미친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원이 금액을 산정하는데, 충분한 증거가 있다면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이혼 절차를 병행할 경우 재산분할과 양육권 판단에서도 유책 사유가 명확한 쪽이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됩니다. 법적 절차는 느린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상대방의 삶에 가장 오래 남는 방식입니다.
한 의뢰인은 상담 초기에 "그냥 직접 가서 망신주고 싶다"고 했지만, 변호사의 조언을 따라 증거를 먼저 확보하고 소송을 진행한 결과, 상간자로부터 위자료 3,000만 원을 받아냈습니다. 나중에 그분이 한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직접 찾아갔으면 제가 고소당하고 이 돈도 못 받았겠네요." 변호사가 복수를 말리는 건 복수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제대로 된 복수를 하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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