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하다 보이스피싱 전달책으로 체포됐다면 – 억울함을 입증하는 방법
알바하다 보이스피싱 전달책으로 체포됐다면 – 억울함을 입증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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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하다 보이스피싱 전달책으로 체포됐다면 – 억울함을 입증하는 방법 

하진규 변호사

"부동산 알바인 줄 알았어요. 근데 경찰이 체포한다고 했습니다"

20대 초반의 한 남성이 처음 상담실에 들어왔을 때 그 표정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알바 구인 플랫폼에서 부동산 관련 업무 공고를 보고 지원했습니다.

면접도 통과했고, 매일 지정된 장소를 사진으로 찍어 전달하는 일을 했습니다.

평범한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했고 주변에 취업했다고 자랑까지 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낯선 장소에서 물건을 받아 전달하라는 새 업무가 생겼습니다.

시키는 대로 몇 차례 수행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경찰이 나타났습니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 – 그 물건이 보이스피싱 피해금이 든 돈봉투였고 자신은 피해자와 수거책 사이에서 돈을 옮기는 전달책 역할을 한 것이었습니다.

전달 금액은 1억 원이 훌쩍 넘었습니다. 구속 영장이 청구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보이스피싱 전달책 수사, 왜 이렇게 어려운가

보이스피싱 전달책 사건에서 가장 힘든 점은 실제로 속아서 한 사람과 알면서 가담한 사람 모두 "몰랐다"고 말한다는 것입니다.

경찰은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고개를 젓습니다.

너무 많이 들어봤기 때문입니다.

조사에서는 진심을 전하고 싶어도 수사관은 이미 방어막을 치고 있고 경찰 단계에서는 검찰로 넘기는 것이 일반적인 수순이었습니다.

검사에게 넘어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억 원이 넘는 피해금이 연루된 사건이라면 구속 또는 기소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다수였습니다.

"억울하다"는 말만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억울한 사정을 어떻게 입증하느냐가 핵심입니다.

최근에는 변호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경찰·검찰 단계에서 무혐의가 나오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전달을 10회 이상 한 사건에서도 검찰 단계 무혐의를 받은 경우가 있습니다.

무혐의를 가르는 핵심 요소들

보이스피싱 전달책 사건에서 검사가 보는 기준은 점점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들이 쌓이면서 수사기관이 판단하는 포인트도 명확해졌습니다.

① 어떻게 채용됐는가 알바 공고가 정상적인 구인 플랫폼에 올라왔는지, 면접 과정이 있었는지, 근로계약서나 회사 서류가 제시됐는지가 중요합니다.

상대방이 정교하게 외형을 꾸며 속였다면 속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는 점을 입증할 수 있습니다.

② 어떤 경로로 전달 업무를 맡게 됐는가 처음부터 현금 수거를 요구받은 것이 아니라 기존 업무에서 자연스럽게 추가된 형태라면 고의성 부정에 유리합니다.

앞서 소개한 사례도 부동산 사진 촬영 업무 중에 전달 업무가 생긴 경우였습니다.

③ 보수가 합리적인 수준이었는가 시간 대비 과도한 일당을 받았다면 의심할 상황을 인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사회 초년생 월급 수준의 보수였다면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립니다.

④ 돈봉투인 것을 알 수 있었는가 쇼핑백에 담겨 있었거나, 겉으로 봐서 돈이라고 인식하기 어려운 상태였다면 고의성이 낮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⑤ 이상함을 느꼈을 때 어떻게 행동했는가 의심이 생겼을 때 즉시 중단하거나 신고했다면 유리합니다.

의심하면서도 계속 가담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⑥ 피해자 앞에서 어떻게 행동했는가 감명을 쓰거나, 금감원·검찰 직원으로 자신을 소개했다면 고의를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자신을 정상적인 업무 담당자로 소개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런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검토되어 검사가 "이 사람이 정말 몰랐을 수도 있겠다"는 합리적 의심에 이르러야 무혐의 처분이 나올 수 있습니다.

경찰 조사 전, 반드시 준비해야 할 것들

보이스피싱 전달책으로 수사를 받게 됐다면 조사에 가기 전에 다음을 정리해 두셔야 합니다.

채용 경위 전체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세요. 어디서 공고를 봤는지, 어떤 과정으로 면접을 했는지, 어떤 서류를 받았는지 모두 기억을 되살려야 합니다.

카카오톡 대화, 문자 메시지, 이메일이 남아 있다면 반드시 보존하세요.

업무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리하세요. 처음에 어떤 일을 했고, 전달 업무는 언제부터 어떻게 추가됐는지, 몇 번 수행했는지, 한 번에 받은 보수가 얼마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스스로 의심했던 시점이 있었다면 솔직하게 검토하세요. 이 부분을 감추려다 오히려 진술에 일관성이 깨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떤 정황이 있었고, 그때 어떻게 판단했는지를 변호사와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휴대폰 제출 요청이 들어오면 반드시 변호사와 상의 후 결정하세요.

대화 내용이 불리하게 해석될 소지가 있는지 사전에 검토가 필요합니다.

변호사가 함께해야 하는 이유

보이스피싱 전달책 사건은 "억울하다는 사실"보다 "억울함을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결과를 결정합니다.

혼자 조사에 임하면 수사관의 질문에 당황해서 앞뒤가 맞지 않는 진술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찰은 이 유형의 사건을 수도 없이 봐왔기 때문에 진술의 작은 틈을 날카롭게 파고듭니다.

변호사와 함께라면 내가 속을 수밖에 없었던 객관적 정황들을 사전에 정리하고 이를 수사관과 검사에게 체계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앞서 소개한 사례도 경찰 단계에서는 검찰로 송치됐지만 검찰 단계에서 의견서와 추가 조사를 통해 끝내 무혐의를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특히 구속 영장 청구 위험이 있는 고액 전달 사건이라면 조사 전 변호사와 사전 협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억울함은 입증되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보이스피싱 전달책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면 핵심은 고의가 없었음을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것입니다.

"몰랐다"는 주장 자체는 누구나 합니다.

그 주장이 수사기관에 설득력 있게 전달되려면 채용 경위·업무 내용·보수 수준·이상 징후 인식 시점 등 여러 요소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야 합니다.

억울한 상황일수록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사실관계를 냉정하게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혼자보다 법률 전문가와 함께할 때 훨씬 정확하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 상황이 막막하게 느껴지신다면 먼저 사실관계를 정리해서 상담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어떤 방향이 현실적인지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를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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