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고 토닥였는데 직장 내 성희롱?
힘내라고 토닥였는데 직장 내 성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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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강제추행 등형사일반/기타범죄

힘내라고 토닥였는데 직장 내 성희롱? 

엄세연 변호사

직장에서 동료나 부하직원을 격려하는 과정에서 어깨를 두드리거나 등을 토닥이는 행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직장 내 성희롱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본인은 가볍게 한 행동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러한 신체 접촉이 직장 내 성희롱 또는 경우에 따라 강제추행 문제로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실제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실제 상담 현장에서도 ‘나는 좋은 의도로 한 행동이었는데 문제가 되냐’, ‘이 정도 접촉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냐’와 같은 질문을 자주 접합니다. 특히 군인, 교사, 공무원, 공공기관 종사자의 경우 성희롱으로 판단되더라도 징계 사유가 될 수 있고, 나아가 강제추행으로 인정되어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징계나 해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담은 훨씬 클 수 밖에 없는데요. 실제 피해자와 악의적인 가해자도 있겠지만, 이러한 직업적 특성을 악용한 신고 사례가 문제 되는 경우도 분명 존재합니다.

따라서 직장 내 성범죄는 단순한 감정의 문제로 그칠게 아니라 행정적 제재 대상이 되는 직장 내 성희롱인지,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강제추행인지 구분하여 법적 기준에 따라 판단해야 할 영역입니다. 오늘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분하기보다는, 변호사 입장에서 실무적으로 어떤 기준으로 판단이 이루어지는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그럴 의도가 없었습니다.

직장 내 성희롱 또는 강제추행 사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해명은 성적인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법원의 판단 기준이 되지 않는데요. 추행 여부는 행위자의 주관적인 의도가 아니라, 해당 행위가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즉, 격려나 위로의 목적이었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인 사회 통념상 상대방이 성적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라면 성희롱으로 평가되거나, 그 정도와 행태에 따라 강제추행으로까지 인정될 수 있습니다. 판례 역시 성적 목적이나 동기가 반드시 요구되는 것은 아니며,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행위인지 여부가 핵심 판단 기준이라는 점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결국 성적 의도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책임을 벗어나기는 어렵습니다.

 

실무에서는 당시 상황이 훨씬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 본인은 단순히 격려의 의미였다고 생각했더라도, 상대방 입장에서 갑작스럽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 방식이었다면 그 자체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업무와 관련된 자연스러운 접촉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상대방의 의사와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이루어진 접촉이라면 의도와 관계없이 위법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의도를 부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해당 행동이 사회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 범위였는지를 중심으로 판단이 이루어집니다.

 

접촉 부위와 상대방 의사

성희롱 여부를 판단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는 접촉 부위와 행위의 정도입니다. 같은 토닥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더라도 어깨나 팔과 같이 비교적 덜 민감한 부위를 가볍게 접촉한 경우와, 신체의 민감한 부위를 접촉한 경우는 법적으로 전혀 다르게 평가되는데요. 특히 엉덩이, 허벅지, 가슴과 같은 부위에 대한 접촉은 그 자체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의도와 관계없이 직장 내 성희롱을 넘어 형사처벌 대상인 강제추행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여기에 더해 행위의 강도와 방식, 반복 여부도 중요한 판단 기준입니다. 단순히 한 번 이루어진 접촉인지, 아니면 지속적으로 반복된 행위인지에 따라 법원의 평가가 달라지겠죠. 당연히 반복될수록 고의성이 인정될 가능성도 함께 높아지며, 실제 사건에서도 사소해 보이는 접촉이 반복되면서 결국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의사입니다. 상대방이 명확하게 거부 의사를 표시했거나 불쾌감을 드러냈음에도 동일한 행동이 계속되었다면 그 이후 행위는 위법성이 더욱 명확해집니다. 또한 직장 내에서는 관계 특성상 상대방이 즉각적으로 강하게 거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작은 불편함의 신호라도 감지된다면 즉시 행동을 중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부분은 사후적으로 유무죄 판단에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공간과 상황, 그리고 관계성

직장 내 성희롱 또는 강제추행 사건에서는 무엇을 했는지뿐만 아니라, 어디서 어떤 상황에서 이루어졌는지도 중요한 판단 요소로 작용합니다. 여러 직원이 함께 있는 공개된 공간에서 격려 차원으로 이루어진 접촉과, 단둘이 있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접촉은 같은 행동이라도 그 의미와 법적 평가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단둘이 있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신체 접촉은 상대방에게 심리적 부담이나 위축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엄격하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별도의 공간에서 이루어진 접촉인지, 상대방이 회피하기 어려운 구조였는지 등은 행위의 성격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또한 직장 내에서는 관계성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직급 차이가 크거나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 상대방이 자유롭게 거부 의사를 표현하기 어려운 상황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법원은 단순한 접촉이라 하더라도 보다 엄격하게 위법성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으며, 경우에 따라 업무상 위력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아 강제추행 성립을 긍정하는 방향으로 판단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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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질문을 던져보겠습니다. 등을 토닥인 행동이 과연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할까요?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도 선뜻 단정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같은 행동이라도 접촉 부위, 상대방의 반응, 당시의 상황과 공간, 그리고 관계에 따라 전혀 다른 결론이 내려질 수 있기 때문이죠. 이처럼 직장 내 성범죄는 단순한 행위 하나로 판단되는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만일 내가 가해자로 지목된 경우라면 어떤 사정을 중심으로 방어 논리를 구성할 것인지가 중요하고, 반대로 피해자의 입장이라면 수치심을 유발한 구체적인 상황을 어떻게 입증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성범죄 사건은 초기 대응 방향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사건의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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