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성범죄, 최신 무죄 판례로 본 법리적 중요 쟁점
딥페이크 성범죄, 최신 무죄 판례로 본 법리적 중요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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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 성범죄, 최신 무죄 판례로 본 법리적 중요 쟁점 

임현수 변호사



안녕하세요, 형사전문 변호사 임현수입니다.

최근 SNS나 커뮤니티를 통해 나도 모르는 사이 딥페이크 사건에 휘말려 경찰 조사를 앞두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면 '아청법(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적용되어 평생 돌이킬 수 없는 낙인이 찍힐까 봐 밤잠을 설치시곤 하죠.

하지만 최근 법원, 특히 대법원을 중심으로 딥페이크물에 대한 아청법 적용 기준이 매우 정교하게 정립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무작정 겁을 먹기보다, 어떤 경우에 아청법 무죄가 나오는지, 그리고 실제 재판에서는 어떤 법리가 작동하는지 아주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딥페이크는 왜 '아동 성착취물'과 다르게 취급될까?

최근 대법원은 아동·청소년의 얼굴을 합성한 딥페이크물에 대해 아청법 위반(성착취물 제작·배포)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렸습니다(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4도17801 판결).

  • 핵심 법리: 아청법상 '성착취물'이 되려면 ① 실제 아동·청소년이 등장하거나, ②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여 성적인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딥페이크 합성물이 "실제 인물인 아동·청소년 그 자체가 아니라 창작자가 만들어낸 가상의 이미지"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즉, 실제 인물이 등장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 주의할 예외 상황: 다만, 대법원은 합성물이라 하더라도 외모, 신체 발육 상태, 배경 등을 종합할 때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에 해당한다면 여전히 아청법이 적용될 수 있음을 명시했습니다. 따라서 모든 딥페이크가 아청법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닙니다.


2. 미성년 연예인 딥페이크' 구매, 왜 무죄가 선고되었을까?

최근 유명 걸그룹 멤버(미성년자 포함)의 딥페이크 사진 링크를 2만 원에 구매한 피의자가 '아청법상 성착취물 구입죄'로 기소되었으나,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5고합304 판결).

법원이 이 사건에서 아청법 적용 여부를 결정할 때 검토한 '두 가지 핵심 기준'을 상세히 풀어서 설명해 드립니다.

Step 1. 실존하는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가?

  • 판결 내용: 해당 사진들은 걸그룹 멤버의 얼굴을 '불상의 여성(성인)'의 몸과 합성한 것입니다.

  • 법원의 판단: 법원은 해당 사진들이 걸그룹 멤버의 얼굴을 성인 여성의 몸과 합성한 것이므로, 창작자가 만들어낸 가공의 이미지에 해당하며 실제 아동·청소년 그 자체가 등장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Step 2.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히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인가?

법원은 사회 평균인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관찰할 때 외관상 의심의 여지없이 아동으로 인식되는지를 따졌습니다. 이 사건에서 무죄가 나온 구체적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식별 가능성 및 인지의 한계: 사진의 합성 흔적을 비교적 쉽게 발견할 수 있었고, 피해자들이 성인 멤버와 외관상 구분하기 어려운 유명 연예인이어서 일반인이 미성년자임을 명확히 인지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정보 및 배경의 부재: 교복 착용이나 학교 배경 등 미성년자임을 암시하는 설정이 전혀 없었습니다.

  • 신체적 특징: 합성된 신체의 발육 상태가 성인에 가까워 아동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 고려되었습니다.

실무적 시사점 : 이 판결은 딥페이크 사건에서 합성물의 외관, 합성의 정교함, 상황 설정 등을 전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법리를 명확히 했습니다. 단순히 "상대방이 미성년 연예인이니까 아청법이다"라는 수사기관의 논리에 맞서, 해당 합성물의 법리적 성격이 아청법의 테두리를 벗어난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3. '고의' 입증이 무죄와 유죄를 가릅니다

딥페이크 성범죄 수사에서 피의자들이 가장 억울함을 호소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입증하기 어려워하는 부분이 바로 '고의(인식)의 부재'입니다. 법적으로 범죄가 성립하려면 행위자가 자신의 행위가 범죄임을 알고도 저질렀다는 '고의'가 반드시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① 편집·제작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다는 인식이 있었는가?"

단순히 영상을 편집했다는 사실만으로 유죄가 단정되지는 않습니다. 인천지방법원(2023노3172) 판례는 업무상 지시에 따라 모델의 사진을 보정하고 편집한 업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하며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 판결의 핵심: 법원은 피고인이 편집 작업을 하면서 '이것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행위이다'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보았습니다.

  • 실무적 시사점: 만약 의뢰인이 상대방의 동의가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거나, 업무적 절차에 따라 작업을 수행했을 뿐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의도가 없었다면 이를 논리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편집 후 피해자의 항의를 받고 즉시 삭제하거나 사과하는 등의 '사후 태도' 역시 당시 고의가 없었음을 뒷받침하는 정황 증거가 됩니다.

② 시청·소지죄: "딥페이크 성착취물임을 알고도 보았는가?"

2024년 10월 16일부터 시행된 개정 성폭력처벌법(제14조의2 제4항)은 처벌 대상을 "딥페이크 성착취물임을 알면서"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한 자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고의를 부정할 수 있는 상황들:

  • 일반적인 연예인 직캠이나 브이로그인 줄 알고 링크를 클릭했는데, 예상치 못한 딥페이크 영상이 재생된 경우

  • 자동 다운로드 설정이 된 메신저(텔레그램 등)를 통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영상이 기기에 저장된 경우

  • 썸네일이나 파일명만으로는 도저히 딥페이크물임을 인지할 수 없었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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