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채팅 욕설, 통신매체이용음란죄로 처벌 받을 수 있습니까?
사실관계 요약
2022년 1월, 한 PC방에서 온라인 게임을 하던 피고인은 상대방 플레이어와 채팅 시비가 붙었습니다. 상대방이 게임 중 도발성 채팅을 보내자, 피고인은 약 6분 사이에 상대방의 어머니를 겨냥한 극도로 불쾌한 성적 비속어를 연달아 전송하였습니다.
검찰은 이 행위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 통신매체이용음란죄로 기소하였습니다. 단순 욕설이나 모욕죄가 아니라, 성범죄로 처벌받을 수 있는 혐의를 적용한 것입니다. 유죄가 확정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것은 물론, 신상정보 등록 등 성범죄자로서의 각종 불이익이 따르는 중대한 사건이었습니다.
피고인과 피해자는 게임에서 처음 만난 사이였고, 피고인은 상대방의 성별이나 나이조차 알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온라인 게임 시비가 성범죄 혐의로 이어진 사건이었습니다.
쟁점 및 법리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단순히 "성적으로 불쾌한 말을 전송했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 죄는 목적범입니다. 즉,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 이 있었다는 점이 반드시 입증되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이 실제로 고민한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인에게 '성적 욕망'이 있었는가입니다.
법원은 성적 욕망이란 그 대상이 어느 정도 특정되어야 생길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은 상대방의 성별도, 나이도, 외모도 전혀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타인의 어머니를 막연히 지칭하며 욕설을 보냈다고 해서, 그것이 곧 성적 욕망의 표현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둘째, 분노의 표출과 성적 욕망의 경계입니다.
대법원은 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하거나 조롱하여 심리적 만족을 얻고자 하는 욕망도 '성적 욕망'에 포함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8도9775). 그러나 법원은 이 사건에서 그 심리적 만족 역시 성적인 것과 연관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단순히 분노를 표출하거나 상대방을 모욕하면서 느끼는 통쾌함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셋째,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는 증명입니다.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인정하려면 검사가 범죄 구성요건을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하여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가 분노와 모욕감 표출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았고, 결국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실무상 대응 전략
이 유형의 사건에서 가장 위험한 대응은 "그냥 욕설을 한 것뿐이라 별거 아니다"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성범죄이기 때문에, 유죄가 확정되면 단순 벌금형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신상정보 등록, 취업 제한 등 전과 이상의 불이익이 장기간 따릅니다.
수사 초기에 반드시 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수사 단계에서 조사를 받을 때, "화가 나서 욕설을 한 것"이라는 점을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행위 동기를 스스로 정확히 설명하는 것이 무죄 판단의 핵심 근거가 됩니다. 반대로 진술을 번복하거나 불필요하게 말을 덧붙이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 말아야 할 말과 실수 포인트도 명확합니다.
"상대방을 골탕 먹이려 했다", "기분 나쁘게 하려 했다"는 식의 진술은 언뜻 솔직해 보이지만, 검사 측에서 '성적 수치심을 주려는 심리적 만족을 얻으려 했다'는 논리로 연결시킬 여지를 줍니다.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지 않아야 하는지는 수사 초기부터 법률 전문가와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다퉈볼 수 있는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피고인이 상대방의 성별, 나이, 외모를 전혀 몰랐다는 점
시비가 붙게 된 구체적인 경위와 채팅 흐름 전체
전송된 내용이 성적 욕망의 표현이 아닌 분노·모욕 표출임을 뒷받침하는 맥락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성적 관계나 연관성이 전혀 없다는 점
김강희 변호사의 사건 접근 방식
이 유형의 사건에서 변호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작업은 '목적' 부재를 구조적으로 설계하는 것입니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행위 자체보다 행위자의 내심, 즉 목적이 쟁점입니다. 전송된 메시지가 성적 표현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변호의 핵심은 "그 말을 왜 했는가"를 설득력 있게 재구성하는 데 있습니다.
이를 위해 사건 전체의 맥락을 면밀히 분석합니다. 채팅이 오간 순서, 시비가 붙게 된 경위,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해 알고 있던 정보의 범위, 해당 표현이 게임 커뮤니티에서 어떤 맥락으로 사용되는지 등을 종합하여, 이것이 성적 욕망의 표현이 아니라 분노의 표출이었음을 입증할 수 있는 판단 프레임을 설계합니다.
또한 대법원 2018도9775 판결이 말하는 '심리적 만족감'의 범위를 이 사건에 불리하게 적용하려는 검사 측 논리에 대하여, 해당 판결이 요구하는 '성적인 것과의 연관성'이 이 사건에서는 결여되어 있다는 점을 정면으로 논증합니다. 판례를 방패로 쓰는 것이 아니라, 판례의 요건을 사건 사실관계에 정밀하게 대입하여 무죄의 논거를 구성하는 것입니다.
수사 단계부터 개입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피의자 조사에서의 진술이 이후 재판에서 고스란히 증거로 활용됩니다. 어떤 말을 어떤 순서로 진술할지, 어떤 부분을 강조하고 어떤 부분을 유보할지는 사건의 방향을 결정짓는 요소입니다.
결론
온라인 게임 채팅 욕설이 성범죄 혐의로 이어지는 사건은 생각보다 드물지 않습니다.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그냥 화가 나서 한 욕설"이지만, 수사기관은 그 표현의 내용만을 보고 통신매체이용음란죄를 적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사건의 본질은 행위의 외형이 아니라 행위자의 목적이 무엇이었는가입니다. 그리고 그 목적은 행위자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검사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하지 못하면 무죄입니다. 이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고 사건 초기부터 방어 논리를 설계하는 것과, 혐의 자체를 부인하는 데만 집중하는 것은 결과에서 큰 차이를 만듭니다.
비슷한 상황에 처해 계신다면, 수사 초기 단계부터 전문가와 함께 사건의 구조를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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