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중기록만 남겨도 스토킹? 대법원 판례로 본 지속성·반복성경계
부재중기록만 남겨도 스토킹? 대법원 판례로 본 지속성·반복성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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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중기록만 남겨도 스토킹? 대법원 판례로 본 지속성·반복성경계 

김지영 변호사

안녕하세요, 김지영 변호사입니다.


상대방이 분명히 거부 의사를 표시했는데, 나는 “말을 한 적이 없고, 그냥 부재중 기록만 남겼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피해자 입장에서는 실제 대화가 오가지 않았더라도, 화면에 반복적으로 남는 흔적 자체가 이미 큰 불안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스토킹 사건은 겉모습이 비슷해 보여도, 관계와 경위, 행동의 양상이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스토킹행위’와 ‘스토킹범죄(지속·반복)’를 나누어 판단한다는 점을 알고 있으면, 지금 상황을 정리할 때도 관점이 조금 더 분명해집니다.

오늘은 스토킹처벌법에서 말하는 지속성·반복성 기준을, 부재중 기록 관련 대법원 판례를 중심으로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1. 먼저 구분해야 하는 두 단계: 스토킹행위 vs 스토킹범죄

스토킹처벌법은 ‘스토킹행위’와 ‘스토킹범죄’를 구분합니다.

스토킹행위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접근·대기·지켜봄, 또는 정보통신망 등을 통해 글·말·부호·음향·영상 등을 도달하게 하는 등 법에서 열거한 유형의 행위를 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을 말합니다.

반면 스토킹범죄는 그 스토킹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경우를 말합니다. 결국 “행위가 있었는가”와 '그 행위가 지속·반복으로 평가되는가'를 나누어 보는 구조입니다.

실무에서는 이 구분이 특히 중요합니다. 수사기관 단계에서부터 ‘지속·반복’이 강조되기 시작하면, 이후 절차(잠정조치·접근 제한 등)까지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가 한 번만 그랬다”, “말을 하지 않았다” 같은 표현보다, ① 무엇을 했는지, ② 몇 차례인지, ③ 시간 간격과 전후 사정이 어떤지부터 정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2. ‘불안감·공포심’은 무엇으로 판단하나

스토킹은 수치화가 잘 되지 않습니다. 같은 행위라도 어떤 관계에서, 어떤 시점에, 어떤 맥락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상대방이 느끼는 불안의 강도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판례를 보면 법원은 단순히 횟수만 세기보다, 관계(연인/채권채무/이웃 등), 사건 전후의 사정, 거부 의사의 표시 여부, 행위의 시간대와 방식, 전체 흐름을 종합해 평가합니다.

여기서 자주 빠지는 지점이 있습니다.

“상대방이 받지 않았으니, 실제로 전달된 것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법원이 보는 ‘전달’은 꼭 말이 오가야만 성립하는 개념으로만 좁혀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화면에 남는 기록, 벨소리처럼 상대방의 일상에 끼어드는 자극 자체가 문제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됩니다.

3. 대법원 판례: 부재중 기록·벨소리도 스토킹행위가 될 수 있다.

문제가 된 사건은, 상대방이 번호를 차단한 뒤에도 다른 사람의 기기를 이용해 수차례 발신을 시도하고, 그 과정에서 부재중 기록이 남은 사안이었습니다.

1심은 스토킹범죄를 인정했지만, 항소심은 “벨소리는 법이 말하는 ‘음향’이 아니다” “대화 내용이 확인되지 않으면 ‘말’의 도달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결론을 뒤집었습니다.

대법원은 법의 문언과 입법 목적 등을 종합하면, 반복된 발신 시도로 상대방 기기에 벨소리가 울리게 하거나 부재중 기록이 표시되도록 하여 불안감·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는, 실제로 대화가 이루어졌는지와 무관하게 스토킹행위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또한 설령 대화 내용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관계·지위·성향·행위 전후 사정 등을 종합했을 때 그 행위가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으로 평가되면 스토킹행위가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판례가 던지는 메시지는 꽤 명확합니다.

“실제 대화가 없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안전지대가 생기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기술적으로는 단순한 ‘시도’였더라도, 상대방의 생활 속에 반복적으로 침투하는 방식으로 나타났다면 법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4. 지속·반복은 ‘횟수’만이 아니라 ‘전체 흐름’으로 본다.

지속·반복은 단순히 “몇 번 했느냐”로만 결정되지 않습니다.

법원은 경우에 따라 일련의 행위를 하나의 범죄로 보아 기소한 이상, 단일한 의도 아래 이루어진 행위라면 ‘전체적으로’ 스토킹행위 및 스토킹범죄 해당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하기도 합니다.

즉, 각각의 행위를 조각내어 “이건 괜찮고 저건 문제”로 잘라 보기보다, 전체가 어떤 방향으로 흘렀는지를 먼저 보는 방식입니다.

반대로, 겉으로는 ‘여러 번’처럼 보여도 지속·반복을 비교적 엄격하게 본 사례도 있습니다.

예컨대 2분 간격으로 2회 발신한 사안에서, 항소심은 ‘지속적 또는 반복’ 요건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하여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같은 ‘2회’라도, 시간 간격·전후 맥락·전체 관계가 어떻게 읽히는지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5. 인정된 사례들: 소리·물건·메시지, 그리고 채권채무 관계까지

스토킹 범주는 생각보다 넓게 문제될 수 있습니다.
법원의 판례들을 보면, 단순한 ‘찾아감’만이 아니라 “소리” “물건” “메시지” 같은 방식도 법적 평가의 대상이 됩니다.

  • 층간소음 분쟁 과정에서 도구로 벽·천장을 반복해 두드려 소리를 전달한 사안에서, 법원은 분쟁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정당한 이유를 인정하지는 않으면서도, 행위의 반복성·시간대·태양 등을 종합해 스토킹범죄를 인정했습니다(상급심 유지).

  • 새벽 시간대 익명 메시지 전송과 택배 발송이 결합된 사안에서는, 개별 행위를 분리하기보다 전체 흐름으로 평가해 스토킹범죄를 인정했습니다.

  • 채권·채무 관계에서 장기간에 걸쳐 100회가 넘는 접촉 시도가 있었던 사안에서는 유죄를 인정하되, 사정을 참작해 선고유예로 판단한 판례도 있습니다.

6. 인정되지 않은 사례들: 관계의 경위, 목적, 인식 가능성까지 함께 본다.

반대로, 스토킹범죄로 인정되지 않은 사례들에서는 법원이 ‘그럴듯한 모양’보다 ‘증명 가능한 구조’를 더 엄격하게 봅니다.

  • 사실혼 관계·재산분할 경위가 얽힌 사안에서, 상대방의 거부 표현이 있었더라도 그 전후 대화의 흐름과 관계의 경위까지 함께 보아 범의 및 불안감·공포심 유발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한 사례가 있습니다.

  • ‘지켜봄’ 유형에서 1회 행위의 시간이 길었다는 사정만으로 지속성을 쉽게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아 항소심이 무죄로 뒤집은 판례도 있습니다(피해자의 인식 시점, 불안감의 정도 등을 함께 고려).

  • 같은 날 3회 따라다닌 사안에서도, 관계 회복을 위한 대화 목적이었을 여지, 행위의 지속성·반복성에 대한 증명 정도, 불안감·공포심의 강도 등을 종합해 항소심이 무죄로 판단한 판례도 있습니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 스토킹 사건은 결국 “무슨 의도로 보이는가”보다 “법원이 그렇게 평가할 만큼 무엇이 남아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불안이 현실이지만, 절차 안에서는 그 불안을 어떻게 ‘사실관계와 자료’로 표현할지가 핵심이 됩니다.


반대로 피의자 입장에서는, 억울하다고만 말하기보다 사건 전후의 맥락과 객관 자료가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는지를 차분히 설명하는 구조가 필요해집니다.

*이 부분은 블로그 글에 사례별 사실관계와 판단 포인트를 조금 더 자세하게 정리해두었으니 필요하실 경우 확인하시기 바라겠습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먼저 이것만 정리해 두세요

  • 상대방이 거부 의사를 표시한 시점과 방식(차단, 거절 메시지, 주변인 경유 등)

  • 문제된 행위의 목록(날짜·시간대·횟수·간격)과 ‘한 덩어리로 묶일 수 있는지’에 대한 메모

  • 상대방이 실제로 불안을 느꼈다고 말한 구체적 계기(언제, 무엇 때문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이 세 가지만 정리해도, ‘지속·반복’이 쟁점인지, ‘정당한 이유’가 쟁점인지, ‘불안감·공포심’ 평가가 핵심인지가 조금 더 빠르게 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7. 마무리하며

*구체적인 내용은 ‘부재중 기록 관련 대법원 판단’ 블로그 글에 정리해두었으니 필요하실 경우 참고하시기 바라겠습니다.

핵심은, 실제 대화가 오가지 않았더라도 반복된 발신 시도와 부재중 기록·벨소리 자체가 상대방의 불안감·공포심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평가될 수 있고, 그 경우 스토킹행위로 인정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지속·반복은 횟수만으로 단정되기보다, 시간 간격·관계 경위·행위 전후 사정이 함께 보인다는 점, 그리고 어떤 사건에서는 전체 흐름으로 평가된다는 점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비슷한 유형으로 수사나 재판을 앞두고 있고 사건 대응을 맡길 법률대리인을 검토 중이라면, 김지영 변호사를 고려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현재 단계와 보유한 자료를 기준으로, 쟁점이 어디에 걸리는지부터 정리하고, 절차에서 어떤 자료가 어떤 순서로 제시되어야 하는지까지 사건에 맞게 함께 점검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지영 변호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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