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오현의 양제민 변호사입니다. 정보통신공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취득한 형사전문 변호사로 디지털포렌식 분야에서 널리 활동하고 있습니다. 형사절차에서의 디지털포렌식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본 연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1. 카메라등이용찰영죄와 디지털 증거
카메라(또는 카메라 기능이 있는 기기)를 이용하여 ① 촬영대상자의 동의 없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그 신체를 촬영하거나, ② 촬영대상자의 동의 없이 촬영물(사진, 동영상)을 배포하는 경우에는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이른바 도촬죄로 처벌을 받게 됩니다(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 및 제2항).
이처럼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동의없이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 유포한 경우’에 처벌하는 만큼, 수사기관으로서는 이를 입증할 수 있는 디지털 증거 확보에 주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즉, 사진, 동영상을 촬영(저장)하였는지, 촬영하였다면 이후 카카오톡 등을 통해 누군가에게 유포하였는지를 입증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특정 기기(매체)를 대상으로 과학수사 기법으로서 디지털포렌식(Digital Forensic)을 진행하게 됩니다.
2. 수사단계와 디지털포렌식 역할
디지털포렌식은 데이터가 저장될 수 있는 기기로부터 데이터를 추출, 복원, 분석하여 법정에서 사실관계를 증명하려는 절차와 방법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스마트폰에 저장되어있는 사진을 추출할뿐 아니라 이미 삭제된 사진을 복원하여 이들을 분석함으로써 해당 스마트폰 이용자가 몰래 촬영한 성적인 사진이 있는지, 나아가 그 사진을 누군가에게 전송(배포)하였는지 여부를 밝혀 스마트폰 이용자가 법정에서 카메라등이용촬영죄로 처벌받을 수 있도록 하는 수사기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사단계에서의 디지털포렌식은 피의자가 이미 인멸(삭제)한 증거를 찾아내거나 반대로 피의자의 억울함을 풀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3. 임의제출과 디지털포렌식
피의자가 카메라등이용촬영죄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는 날, 대부분의 수사관은 피의자에게 성적인 사진(동영상)을 촬영하였을 것으로 의심되는 기기(스마트폰, 디지털카메라, 블랙박스, CCTV 등)를 스스로 제출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촬영한 사진을 저장하였을 것으로 의심되는 매체(USB메모리, HDD, SD카드 등)에 대해서도 스스로 제출할 것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피의자가 이에 응하여 스마트폰 등을 제출하는 경우 이를 임의제출이라고 하는데, 결과적으로 수사기관은 임의제출을 통해 영장없이 스마트폰을 압수하게 됩니다.
※ 참고로 피의자로서는 임의제출을 하지 않을 수 있고, 이 경우 수사관은 판사로부터 발부받은 압수, 수색 영장을 통해 피의자로부터 스마트폰, 기타 저장매체 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등을 임의제출 받은 수사관은 스마트폰 등에 피해자의 동의없이 촬영한 성적인 사진이 있는지, 혹시 이를 타인에게 전송(배포)하지는 않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각 경찰청 디지털포렌식계에 디지털포렌식을 의뢰하게 됩니다. 다만, 수사관은 디지털포렌식을 의뢰하기 전 피의자에게 디지털포렌식 과정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를 묻고 그 확인서(복제본반출확인서)를 작성하여야 합니다.
※ 참고로 디지털포렌식 과정은 봉인해제, 복제물획득, 탐색·복제·출력으로 이루어지며, 피의자는 각 과정별로 참여의사를 밝힐 수 있습니다.

4. 디지털포렌식 결과 회신
경찰청 디지털포렌식계에서 수행한 디지털포렌식의 결과는 실무상 약 2주에서 4주 내 디지털포렌식을 의뢰한 수사관에게 회신되는데, 그 회신은 결과보고서(디지털 증거분석 결과보고서) 형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결과보고서는 실제로 디지털포렌식을 수행한 자(증거분석관)가 디지털포렌식을 의뢰한 수사관(분석의뢰인)을 위하여 작성하는 문서로 ① 분석의뢰인 및 증거분석관 정보, ② 분석의뢰물(기기) 정보, ③ 의뢰 요청사항, ④ 분석에 사용된 장비·도구 및 준비과정, ⑤ 분석과정 및 결과 등이 필수적으로 기재되어야 합니다(디지털 증거 수집 및 처리 등에 관한 규칙 제20조).
한편, 결과보고서에서 수사관과 피의자가 주목하는 부분은 분석결과로서 첨부된 디지털 증거(데이터)일 것입니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 혐의를 받고있는 피의자의 기기로부터 추출, 복원한 사진 파일이나 동영상 파일에 따라 혐의유무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결과보고서는 단순히 요청에 따라 추출, 복원된 모든 파일을 첨부하고 있을 뿐, 각 파일을 토대로 특정 혐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결과보고서를 받아 본 수사관은 추출, 복원된 파일들 즉, 디지털 증거를 일일이 확인함으로써 특정 혐의와의 연관성을 밝혀야 합니다. 그리고 이때 변호인은 어떠한 파일이 피의자에게 억울하게 해석되지 않도록 의견을 밝힐 필요가 있습니다. 즉, 카메라등이용촬영죄 혐의를 받는 피의자의 기기에서 나온 성적인 사진 파일이라 할지라도 피의자가 직접 촬영한 것이 아니라 ① 인터넷상에서 다운로드 받은 것이거나 ② 다른 사람에게 전달받은 것에 불과하다면, 수사관에게 각 파일 속성을 근거로 이를 적극 해명하는 것이 변호인의 역할이라 할 것입니다.
5. 맺음말
이번 편에서는 수사단계에서의 디지털포렌식 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요약하면, 디지털포렌식은 임의제출(압수)로부터 시작되어 피의자는 그 과정에 참여할 수 있고, 약 2~4주 내로 수사관은 그 결과보고서를 회신받게 됩니다. 다음 편에서는 ‘디지털포렌식 결과 통보 이후의 수사절차’라는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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