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성범죄 피해자 전문 한진화 변호사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피해자께서 이미 합의금을 받고 합의서도 작성해 주었는데, 합의의 효력을
무효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이처럼 합의를 무효화시킨다는 것은
가해자에 대해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합의서 문구를,
백지화시켜 형사 고소나 민사 손해배상 소송을 하겠다는 의미인데요.
다만, 피해자께서 유의하셔야 할 점은,
합의가 무효가 되면 피해자께서 받으신 합의금도 가해자에게 반환해야 될 수 있다는 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구체적인 사례로, 피해자께서 상사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한 후,
가해자의 간곡한 부탁으로 고소를 하지 않고
가해자가 퇴사하는 것을 전제로 합의를 해줬는데,
문제는 가해자가 합의 후, 퇴사를 미루고 있다며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피해자께서는 이 상황에서 합의를 무효화시킬 수 있는지 물어보셨는데요.
합의에 가해자의 “퇴사”가 전제조건으로 들어가 있다면,
피해자는 이를 근거로 합의를 해제하고 형사 고소를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러한 전제조건이 있었는지는 입증의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가해자의 의무사항은 반드시 사전에 가해자로부터 각서로 받아야 합니다.
물론, 언제까지 회사를 그만둔다는 기한까지 정해서 기입하고
위반할 경우의 조치에 대해서도 약정하여 강제성을 부여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물론, 해당 사안은 합의서를 작성해 주기 전에
퇴사하는 것을 보고 합의를 했다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 아쉽긴 했지만,
이미 피해자께서 직접 합의를 하신 후 뒤늦게 저를 찾아오신 상태였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각서로 퇴사 약속을 받아두어 의무사항 위반을 이유로,
합의를 해제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진행한 또 다른 사건은,
피해자께서 가해자와 합의를 하면서 접근금지를 요청하였는데,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두 사람이 대면하게 된 경우,
피해자께서 2차 피해를 이유로 합의를 무효화시키고 싶다고 찾아오셨는데요.
제가 피해자를 대신하여 합의를 해제한다는 내용증명을 가해자에게 보내,
합의의 효력을 무효화시키고
가해자를 형사고소 하여 결국 가해자가 처벌받도록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피해자는 처음보다 훨씬 높은 금액의 합의금을 받았고
가해자로부터 접근금지 뿐만 아니라,
연락금지, 비밀유지 의무 등 더 강력한 준수사항을 약속받고,
위반시 위약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까지 각서로 받았습니다.

앞서 제가 피해자를 대신해, 내용증명을 보낸 것은
정식으로 위반사항을 알리고 합의를 해제하기 위한 것으로
가해자의 위반사항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되고
가해자에게 강력한 경고 기능도 할 뿐만 아니라
합의를 백지화시키는 공식적 선언을 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절차라는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가해자가 의무사항을 위반하였다는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가해자가 여전히 퇴사하지 않고 회사에 출근하고 있는 사실,
예컨대, 동료의 증언, 회사의 출입 기록 같은 서류들이 될 것이고,
그리고 접근금지 약속을 어기고 연락하거나 찾아온 내역은,
예컨대, 메시지, 통화기록, CCTV 영상 등을 증거로 확보하실 수 있겠습니다.
결국, 가해자들이 합의의 전제가 되는 중요한 약정사항을 위반하는 경우,
합의의 효력을 부인하고 피해자가 형사 고소를 하는 것이 가능한데요.
그러나 단순히 “합의금이 적다”거나
나중에 생각해 보니, “필요한 조건을 포함하지 못했다”며 합의 내용 자체에 불만족만으로는,
이미 성립된 합의를 무효화시키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합의 당사자가 미성년이거나 정신적인 장애가 있으신 특수한 상황은
예외적일 수 있습니다만,
정상적인 판단능력을 가진 성인이 합의를 한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합의를 무효화시킬 사유가 없다는 것인데요.
그러므로 애초에 합의금 액수나 합의조건은 매우 신중하게 정하셔야 되고,
합의서를 작성하실 때는 중요한 내용이 빠지지 않도록 신경을 쓰셔야 합니다.
그런데 법률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합의서 문구에 어떤 내용을 넣어야 할지를 알기는 어렵고,
개별 사건마다 상황에 따라 꼭 들어가야 하는 문구가 다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합의서 문구를 작성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외에 민법 제104조의 불공정한 합의라면 무효가 될 수 있고,
민법 제110조의 사기, 강박에 의한 합의는 취소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민법 제104조나 제110조에 해당되려면 요건이 매우 엄격한데요.
예를 들어, 피해자가 공포심을 느낄 정도의 구체적인 협박이나 폭행이 없었던 이상
가해자가 합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고소하지 말아달라”거나 합의를 제안하는
정도만으로는 강박으로 되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합의를 무효화시킬 수 있는 경우들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가해자의 합의조건 위반은 합의의 구속력에서 벗어나,
법의 보호를 요청할 수 있으므로 용기를 내서 대응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도움이 필요하시면 상담전화로 문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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