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빈틈없는 숫자계산과 이를 입증하는 완벽한 증거, 하지만 변호인은 더 높고 넓게 봤습니다.
— 이자제한법 위반 1·2심 연속 무죄 확정기
사건개요
"변호사님, 저 형사 피고인이 됐습니다..."
전화기 너머 의뢰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습니다. 지인에게 거액을 빌려주고, 담보를 설정하고, 정당하게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았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날아온 검사의 공소장. 혐의는 '이자제한법 위반'이었습니다. 채무자에게 1억 5,000만 원을 빌려주고 최고이자율을 초과하여 약 7,540만 원의 불법 이자를 챙겼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왜 범죄자 취급을 받아야 하는지조차 이해하지 못한 채, 그는 억울함에 눈시울을 붉히며 사무실을 찾아왔습니다.
1. 후배 변호사에게 던진 질문: "유죄 같니? 무죄 같니?"
저는 당시 로펌 내에서 일명 '무죄폭격기'로 불리며 무죄판결을 찍어내는 변호사로 명성을 날리고 있었고, 이에 후배변호사들의 형사변론을 교육하고 있었습니다. 검사의 빈틈없는 숫자계산과 이를 뒷받침하는 완벽한 증거가 어우러진 기록, 그리고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피고인, 저는 당시 교육중이던 후배변호사에게 이 기록을 건네며 물었습니다.
"너, 이 사건 유죄인 것 같아? 무죄인 것 같아?"
후배 변호사는 계좌 이체 내역, 채무자의 진술, 검사가 정교하게 짠 이자 계산표를 한참 들여다보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습니다.
"변호사님... 유죄 같습니다. 증거가 꽤 탄탄한데요. 혹시 의뢰인이 우리에게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닐까요?"
저는 잠시 그를 바라보다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야, 검사가 바보니? 당연히 유죄처럼 보이고 증거가 있으니까 기소를 한 거잖아. 검사의 논리대로 따라가서 고개를 끄덕일 거면 변호사가 무슨 필요가 있어."
그리고 덧붙였습니다.
"검사의 주장보다 더 높고 넓게 봐야 해. 논리적 빈틈을 공격하고 증명력을 흔들어야지. 변호인이 '의뢰인이 거짓말하는 것 같다'고 의심하는 순간, 완벽한 변론은 끝나는 거야. 혹시 진실일지도 모르는 의뢰인의 주장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유죄의 확신에 '의심의 균열'을 내는 것. 그게 변호인의 진짜 역할이다."
이것이 제가 이 사건의 첫 단추를 꿰는 방식이었습니다.
2. 질문의 방향을 틀다: "1.5억이 전부라는 점, 증거 있습니까?"
검사의 논리는 표면적으로 완벽해 보였습니다. 의뢰인이 채무자의 계좌로 1억 5,000만 원을 보냈고, 이후 회수한 돈을 계산해 보니 법정 이자율을 훌쩍 넘겼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저는 질문의 방향을 완전히 비틀었습니다. "원금이 정말 1억 5,000만 원이라는 걸, 검사가 100% 입증했는가?"
의뢰인의 계좌에서 1억 5,000만 원이 나간 것은 팩트입니다. 그러나 '그 계좌 이체 금액 외에 추가로 건넨 현금이 단 한 푼도 없다는 사실'을 검사가 입증했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3.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의뢰인의 결백을 전제로 기록을 다시 펼치자, 그동안 숨어있던 모순들이 비로소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채무자 하 씨는 법정에서 "딱 1억 5,000만 원만 빌렸고, 나머지는 피고인이 강요해서 억지로 뜯긴 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주고받은 객관적 서류들의 '규모'는 하 씨의 말과 전혀 달랐습니다.
약속어음 공정증서: 액면금 2억 2,500만 원
근저당권 설정 등기: 채권 최고액 2억 8,600만 원
상가 공급 계약서: 분양대금 5억 원 규모 (특약사항: '차용한 돈을 담보로 작성함')
고작 1억 5,000만 원을 빌린 사람이 이토록 거대한 규모의 담보를 겹겹이 설정해 준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십니까?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마침내 1심 법원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이끌어냈습니다. 의뢰인은 그제야 참았던 숨을 내쉬며 뛸 듯이 기뻐했습니다.
4. 피 말리는 항소심: "그 많은 돈을, 왜, 어떻게, 현금으로 가지고 있었습니까?"
검사는 무죄판결을 당하고 가만있지 않았습니다. 즉각 항소했고, 2심 법정에서의 다툼은 1심보다 훨씬 치열하고 숨 막히게 전개되었습니다.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항소심 재판장이 법정에서 의뢰인에게 아주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 것입니다.
"좋습니다. 피고인이 현금을 추가로 빌려줬다고 칩시다. 현금을 빌려준 증거가 없더라도, 대체 피고인은 그 많은 현금을 어떻게 가지고 있었으며, 왜 그 큰돈을 현금으로 보관하고 있었습니까?"
법정에는 정적이 흘렀습니다. 우리에겐 추가로 현금을 빌려줬다는 직접 증거도 없었지만, 그 시기에 '그렇게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명확한 증거조차 없었기 때문입니다.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른 의뢰인은 안색이 하얗게 질렸습니다.
5. 흩어진 조각들을 꿰어 만든 '가능성', 그리고 무죄 확정
직접 증거가 없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저는 의뢰인과 장시간 머리를 맞대고 수없는 회의를 거듭했습니다. 아주 사소한 정황증거들, 당시의 생활 패턴, 주변 정황 등 혹시 '그럴지도 모르겠을 법한' 자료들을 바닥부터 박박 긁어모았습니다.
그것들은 하나씩 떼어놓고 보면 법정에서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하는 흩어진 파편들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파편들을 하나의 맥락으로 단단하게 꿰뚫어 내며 재판부를 설득했습니다. 직접 증거는 없지만, 이 흐름과 정황을 본다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을 논리적으로 제시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재판장의 표정은 선고 직전까지 굳어 있었고 어두웠습니다. 피고인인 의뢰인과 저는, 혹시나 1심의 무죄 판결이 뒤집힐까 봐 매일 밤 피가 마르는 심정으로 선고일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다가온 선고일. 수원지방법원 제4형사부는 짧고 단호하게 주문을 낭독했습니다.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심 검사의 매서운 공격도, 1심부터 견고하게 쌓아 올리고 2심에서 정교하게 방어해 낸 저의 변론을 끝내 무너뜨리지 못했습니다. 길고 끔찍했던 싸움은 마침내 '완전한 무죄 확정'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변호사의 자리, 변호사의 시선
형사 기소는 그 자체로 사람의 영혼을 갉아먹습니다. 거대한 국가 권력(검찰)이 나를 범죄자로 지목했다는 사실 앞에서, 많은 분들이 지레 겁을 먹고 부당한 합의를 하거나 포기해 버립니다.
하지만 '기소'가 곧 '유죄'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듯, 집요하게 파고들면 검찰의 공소사실에도 반드시 먼지 같은 빈틈이 존재합니다.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이라도 의뢰인을 믿고, 흩어진 퍼즐 조각을 맞춰 기적 같은 균열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법률사무소 반석 최이선 대표변호사가 약속드리는 집요함입니다.
금전 거래로 억울한 형사 피의자가 되셨습니까? 섣불리 포기하지 마십시오. 당신의 억울함이 진실이 되는 그 순간까지 치열하게 싸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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