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11] 공정거래 4대 시중 은행 정보교환 담합 행위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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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11] 공정거래 4대 시중 은행 정보교환 담합 행위 제재 

김성진 변호사



공정거래 4대 시중 은행 정보교환 담합 행위 제재

부동산 담보대출은 우리나라 가계와 기업이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주요 수단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거나 담보 외 대체 자금 조달 수단이 제한적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담보대출은 사업 운영과 확장에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최근 수년간 우리나라는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었고, 이에 따라 부동산 담보대출 규모도 꾸준히 증가해 왔습니다. 그러나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 가능성 등 대내외적 금융 환경의 변화는 담보대출 이용자의 상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특히 재정 여력이 취약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자금 조달 환경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금융회사 간의 공정한 경쟁과 투명한 대출 조건은 금융 안정성과 경제 전반의 건강성을 담보하는 핵심적인 요소로 볼 수 있습니다. 이번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적발한 4대 시중은행 부동산 담보인정비율(LTV) 정보 교환 담합 행위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자금 조달 환경에 실질적인 피해를 초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러한 행위가 대출 시장 및 이용자에게 미친 영향과 시사점에 대하여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공정거래법 위반 피해는 누구의 몫인가?

부동산 담보인정비율(LTV)은 대출 이용자에게 사실상 자금 조달의 핵심 기준이 됩니다. 내가 가진 집이나 건물의 가치를 얼마나 인정받아 얼마만큼의 돈을 빌릴 수 있는지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은행들은 고객을 한 명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해 LTV를 높여주는 경쟁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4대 은행은 정보를 공유하며 이 비율을 낮은 수준으로 묶어버렸습니다. 그 결과 대출 이용자들은 다음과 같은 실질적인 피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1) 대출 한도의 급격한 축소

담합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은행들과 비교했을 때, 4대 은행의 LTV는 평균 7.5%p나 낮았습니다. 특히 상가나 토지 같은 비주택 부동산의 경우 차이가 8.8%p까지 벌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10억 원짜리 상가를 담보로 잡을 때 담합이 없었다면 6억 원을 빌릴 수 있었던 사람이 담합 때문에 5억 원 초반대밖에 빌리지 못하게 된 셈입니다.

2) 거래 조건의 악화와 추가 비용 발생

담보대출 한도가 줄어들면 차주는 부족한 자금을 메우기 위해 금리가 훨씬 높은 신용대출을 써야 하거나 제2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려야 합니다. 이는 고스란히 이자 부담이라는 경제적 고통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3) 선택권의 박탈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하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들이 모두 비슷한 비율을 제시하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느 은행을 가 보더라도 조건이 다 똑같다고 여겨 선택의 실익이 감소했습니다. 은행을 비교하고 선택할 권리 자체가 원천 봉쇄되는 것입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최대 희생자가 된 이유

이번 사건은 우리 경제의 실핏줄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대기업은 신용도가 높아 담보 없이도 자금을 조달할 길이 많습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다릅니다. 2023년 기준 중소기업 대출 중 담보대출 비중은 무려 72.4%에 달합니다. 즉, 담보가 없으면 공장을 돌릴 돈도, 직원 월급을 줄 돈도 구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은행들이 LTV 정보를 공유하며 대출 문턱을 높게 유지한 것은, 자금 조달의 7할 이상을 담보에 의존하는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경로를 구조적으로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기술력이 있고 사업 능력이 충분해도, 담보 가치를 짜게 평가받는 바람에 성장의 기회를 놓친 기업들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4대 시중은행 비공개적인 방식으로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수많은 담합 사건은 가해자들이 자신들의 행위가 불법임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는 편입니다.

이번 4대 은행 실무자들 역시 은밀한 수법을 통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하였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역행하는 그들의 행위는 역설적으로 담합의 고의성을 입증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1) 아날로그 방식의 고수

담합 이슈로 파일로 주고받을 수 없다는 대화 기록이 발견될 정도로 고의성이 인정될 수 있는 정황입니다. 최대 7,500개에 달하는 방대한 대출 정보를 엑셀 파일로 보낼 경우 흔적이 남기 때문에 종이 문서로 출력하여 전달하였습니다.

2) 수작업으로 진행

전달받은 종이 뭉치를 보고 실무자들이 일일이 자사 엑셀 파일에 숫자를 손으로 입력했습니다. 디지털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수천 번의 타이핑을 감수하였습니다.

3) 즉각적인 증거 인멸

정보를 입력한 후 원본 종이 문서는 즉시 파쇄하여 흔적을 지웠습니다.

4) 대면 접촉과 인수인계

이메일이나 메신저 대신 직접 은행을 방문하거나 우편을 활용했습니다. 심지어 담당자가 바뀌어도 담합이 끊기지 않도록 정보교환 매뉴얼을 만들어 후임자에게 공식적으로 인수인계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경쟁 은행보다 LTV가 높으면 대출금 회수 리스크가 커질 수 있으므로 낮추고, 너무 낮으면 고객을 뺏길까 봐 적당히 맞추었습니다. 결국 리스크 관리라는 명목으로 경쟁의 불확실성을 제거해 버린 것입니다.

결론: 공정위 제재로 금융시장이 공정한 경쟁의 기반 마련하도록

금번 공정위 제재는 독과점화된 금융 시장을 경쟁의 시장으로 돌려놓았습니다.

이제 은행들은 눈치 보기를 멈추고 각자의 영업 전략에 따라 LTV를 책정해야 하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동일한 담보로도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되어 경영에 숨통이 트일 것입니다. LTV 경쟁이 시작되면 은행들은 우량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금리를 낮추거나 상환 조건을 완화하는 등 부가적인 혜택을 제시하여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이자 절감 혜택이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을 은행들이 단순히 부동산 담보 가치에만 의존해 대출을 해주던 관행에서 벗어나, 기업의 기술력과 사업성을 평가하는 생산적 금융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은행의 안정적인 수익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불법적인 담합과 소비자의 희생 위에 쌓아 올려진 것이라면 결코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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