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 - 장기입원 무혐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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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기 장기입원 무혐의 사례 

이요한 변호사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원본은 이요한 변호사 블로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경찰청과 금융감독원은 소위 '나이롱환자'와 사무장 병원에 대해 보험사기특별법 위반으로 전방위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간 명백한 허위사고나 고의 충돌이 주요 수사대상이었다면, 최근은 장기입원 환자의 입원 적정성을 문제 삼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보험사기 특별법의 처벌 수위가 강화되었고, 수사기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입원 적정성 심사 결과를 적극 활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수사환경의 변화는 평생 성실하게 보험료를 납부하고, 정말 아파서 치료받은 가입자들까지 범죄자로 내몰리는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아파서 입원했는데 왜 처벌받아야 하나?"는 항변이 수사기관에게 받아들여지기 힘든 것이 차가운 현실입니다.

오늘은 846일간의 장기입원에도 불구하고 보험사기 혐의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받은 사례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신다면, 장기입원 보험사기 혐의로 내몰렸을 때 무엇을 해야할 지 가닥을 잡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보험사기 문제로 고민중인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 바랍니다.


사건의 경위

의뢰인은 50대 여성으로 2015년 12월 부터 2023년까지 총 846일간 정형외과 전문병원, 한방병원 등 수 개의 병원을 돌아다니며 입원했습니다. 주요 병명은 원발성 고관절증, 경추/요추 디스크, 무릎 관절증 등이었습니다. 입원이 장기화되면서 의뢰인이 가입한 보험사 중 한 곳은 "의뢰인이 통원 치료가 가능한데도 보험금을 노리고 고의로 장기 입원했다."고 주장하며 의뢰인을 보험사기죄로 고소했습니다.

의뢰인이 보험사기죄로 몰릴만한 정황이 존재하였고, 경찰은 이를 근거로 의뢰인을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1. 장기간의 입원일수 : 846일의 입원은 상식을 뛰어넘는 긴 기간인 점

  2. 다수의 보험가입 : 여러 보험사에서 중복 보장을 받고 있는 점

  3. 경제활동 의혹 : 입원 기간 중 의뢰인이 운영하던 사업장에서 카드 매출이 발생한 점

의뢰인은 기소될 위기에 처하자 저를 찾아와 수사대응을 시작하였습니다.


보험사기방지특별법과 과잉입원

1.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나이롱환자'를 법적으로는 입원의 필요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보험금을 편취할 목적으로 입원한 자로 정의합니다. 몸상태가 멀쩡하여 입원을 하지 않아도 될 상태인데도 입원을 하여 보험금을 받았다면, 이는 단순한 거짓말이 아니라 사기죄가 됩니다. 특히 보험금을 노린 사기는 일반 사기보다 죄질이 나쁘다고 보아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으로 가중처벌됩니다.

제8조(보험사기죄)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보험사기행위로 보험금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보험금을 취득하게 한 자

2. 제5조의2를 위반하여 보험사기행위를 알선ㆍ유인ㆍ권유 또는 광고한 자

② 제1항제1호의 경우 징역형과 벌금형을 병과할 수 있다.

제11조(보험사기죄의 가중처벌)

① 제8조 및 제9조의 죄를 범한 사람은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보험금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보험사기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보험사기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2. 보험사기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

② 제1항의 경우 보험사기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할 수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득액(사기로 타낸 보험금)에 따른 가중처벌입니다. 입원 기간이 길어 수령한 보험금이 많다면 최소 3년 이상의 유기징역과 벌금을 병과받습니다. 이득액이 5억원이 넘는다면 벌금형 선고가 불가능하므로 집행유예를 받지 못하면 바로 실형을 살아야 합니다.

2. 보험사기의 판단기준 - 과잉입원

보험사기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기의 고의 입니다. 과잉입원으로 인한 보험사기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확인하여 사기의 고의가 있는지 판단합니다.

▶보험가입의 경위

-과다한 보험가입 : 자신의 소득 수준에 비추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많은 보험료를 내고 있는가?

-가입의 집중성 : 단기간에 여러 개의 보험에 집중적으로 가입했는가?

-가입 동기 : 보험설계사의 권유가 아닌 본인이 자의로 보험에 가입하였는가?

-보험의 성격 : 저축성 보험이 아닌 보장성 보험 위주인가?

▶입원의 필요성 판단

입원은 환자의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매우 낮거나, 투여되는 약물의 부작용 등으로 의료진의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 경우, 영양상태 및 섭취 음식물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경우, 또는 환자의 상태가 통원을 감당할 수 없는 경우 등에 병원 내에 체류하여 치료를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입원실 체류시간, 환자의 증상, 진단 및 치료 내용과 경위, 환자의 행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원의 실질이 '입원'인지, 아니면 '통원치료'로 충분한지 판단합니다.

3. 보험사기로 인정될 수 있는 경우

▶치료의 실질이 통원치료인 경우

환자가 입원 수속을 밟았더라도 실제 치료 내용이 통원치료로도 충분한 경우

▶의사를 오판하게 하여 불필요한 장기입원을 한 경우

입원의 필요성이 없는 몸상태임에도 증상을 과장하거나, 허위로 통증을 호소하여 의사로 하여금 입원 필요성이 있다고 오판하게 하여 필요 이상의 장기 입원을 하였다면 보험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을 정도의 보험금 청구

입원보험금을 지급받을 사유가 있더라도, 이를 기화로 실제보다 훨씬 많은 보험금을 편취하기 위해 과다하게 입원하였다면 지급받은 보험금 전체에 대해 보험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방어전략

1. 병력 파악

의뢰인과의 상담, 의료기록 분석을 통해 입원의 필요성을 입증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확인했습니다. 의뢰인은 매우 어렸을 때부터 '고관절 이형성증'을 앓았습니다. 이 질병은 어린 시절에 고관절(엉덩이 관절)이 불안정하거나 탈구되는 질환인데, 초기 치료를 한다면 교정이 가능하지만 조기에 교정되지 않으면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합니다. 의뢰인 역시 치료 시기를 놓쳤고, 성인이 되어 뼈가 기형적으로 자라면서 극심한 통증에 시달렸습니다.

고관절이 무너지자 허리, 무릎, 어깨까지 연쇄적으로 망가졌고, 인공관절 치환술, 신경차단술, 연골 절제술 등 수십 차례의 시술과 수술을 반복해야 했습니다. 의뢰인의 병력을 파악하는 것이 사건해결의 출발점이었습니다.

2. 범행 동기의 부존재 입증

의뢰인의 경제적 상황을 분석하여 보험사기의 동기가 없었음을 주장했습니다. 의뢰인은 정기 적금과 보증금 채권, 제3자에 대한 대여금 채권 등 현금성 자산만 1억원 가까이 보유하고 있었고, 아파트 분양권과 상가건물을 합쳐 총 5억원이 넘는 자산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운영하던 사업장에서 월 400만원 이상의 수입을 거두고 있었습니다.

경제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의뢰인이 하루 몇 만원의 입원 일당을 받기 위해 800일이 넘는 기간 동안 자유를 포기하고 입원을 할 동기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3. 입원의 필요성

수사기관은 '통원 치료면 충분한 것 아니냐.' 면서 의뢰인을 압박했습니다. 의학 논문과 진료기록을 통해 의뢰인의 질병이 가진 특수성을 주장했습니다.

1) 고관절 이형성증의 특성

고관절 이형성증은 단순히 고관절이 탈구되는 질병이 아닙니다. 양쪽 고관절이 균형있게 발달하지 않아 걸을 때마다 뼈와 뼈가 부딪치는 고통을 주고, 지속적인 서혜부 통증과 절뚝거림(파행)을 유발합니다. 고관절이 무너지며 척추와 요추, 무릎이 모두 망가지고 평생에 걸친 장애를 초래합니다. 의뢰인은 입원치료를 시작할 당시 이미 고관절이 상당부분 마모된 상태였습니다.

2) 약물치료의 한계와 입원의 불가피성

보험사는 의뢰인이 진통제를 복용하면서 통원치료를 하면 충분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의뢰인은 이미 수십년간 진통 소염제를 복용해 온 탓에 간수치가 위험 수준으로 치솟아 강력한 진통제를 복용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의뢰인이 통증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침, 뜸 등 비약물적 한방치료가 필요했고, 때때로 입원을 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었다는 점을 주장했습니다.

3) 복합질환

의뢰인은 고관절 뿐 아니라 무릎 반월판 연골 마모, 척추관 협착증, 회전근개 파열 등 종합병원 수준의 복합질환을 앓고 있었습니다. 의뢰인의 몸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4. 입원기간 중의 알리바이

수사기관이 의뢰인을 의심한 중요 이유는 의뢰인의 계좌에 사업소득이 입금된 날짜와 입원일이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는 카드 매출 발생 시점과 실제 결제 시점의 차이에서 오는 것인바, 입원기간 중 의뢰인의 사업자 계좌내역을 전수 분석하여 의뢰인의 결백을 입증했습니다.

카드 매출이 발생하면(손님이 카드를 긁으면) 카드사에서 처리되어 실제 사업자의 통장에 돈이 입금되는데 2~3일의 시차가 발생합니다.위와 같은 이유로 입원기간 중 사업소득이 입금된 내역을 살펴보면 대부분 입원 직후 3일 경에 몰려 있었고, 입원 후 3일 이후에는 사업소득이 입금된 적이 없었습니다.

수사기관이 의심했던 의뢰인의 사업소득 입금내역은, 도리어 의뢰인이 일을 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을 느껴 입원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가 되었습니다.


불송치 결정

수사기관은 제가 제출한 3차례의 의견서와 증거자료를 검토하였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입원 적정성 의뢰도 하였습니다. 입원 적정성 평가에 상당한 기간이 걸렸으나 결국 의뢰인은 혐의없음(불송치) 결정을 받았습니다.


보험사기사건은 기억과의 싸움이자 기록과의 싸움입니다. 수년 전의 일을 기억해 내고, 방대한 의무기록 속에서 나에게 유리한 흔적을 찾아내는 일은 막막하기 그지 없습니다. 의뢰인도 처음에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며 울먹였습니다. 하지만 끈기를 가지고 자료를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반박한 결과 여러 불리한 정황을 뒤짚고 무혐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아파서 입원한 것이라면 법도 여러분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진실을 법의 언어로 통역해 줄 전문가가 필요할 뿐입니다. 장기입원 보험사기 혐의로 고통을 받고 있다면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700건이 넘는 형사사건을 해결한 경험과 노하우로 최선의 대응방법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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