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PL 계약서 작성 및 주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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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PL 계약서 작성 및 주의사항 

이요한 변호사

[원본은 이요한 변호사 블로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유통과 제조, 이커머스(E-commerce)를 운영하는 대표님들이 많이 마주치게 되는 이슈가 제3자물류(3PL : Third Party Logistics) 계약입니다. 물류 파트너와의 계약서를 잘못 작성할 경우 재고 손실을 떠안거나, 화재 사고 발생 시 제대로 된 배상을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3PL 계약의 정의와 계약서 작성 시 체크해야 할 중요조항, 주의사항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3PL 계약서 작성을 앞두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 바랍니다.


3PL 계약의 법적 성질

1. 3PL의 개념

3PL은 단순히 물건을 옮기는 운송업이 아닙니다. 화주 기업이 물류 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특정 물류 전문업체에 아웃소싱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과거의 물류가 단순히 '비용절감'을 위한 단순 용역이었다면, 현대의 3PL은 공급망 관리(SCM)의 핵심 부분으로, 재고관리 / 포장 / 반품 / 고객 응대(CS) / 나아가 IT 시스템 연동까지 포괄하는 종합서비스입니다.

기업이 3PL 계약을 체결하는 주된 이유는 물류비 절감으로, 물류시섵 투자비용이나 인건비 등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물류서비스를 위탁합니다. 하지만 '비용절감'만에 치중하여 3PL 계약서 작성을 소홀히 할 경우 더욱 큰 비용손실을 초래하는 원인이 됩니다.

2. 3PL 계약의 법적 성질

3PL 계약은 민·상법 상 여러 계약이 혼재된 비전형 혼합계약입니다. 3PL 계약을 어떤 성격의 계약으로 보는지, 어떤 법조항을 적용할 것이냐에 따라 분쟁 발생 시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계약서 작성 전 검토사항 - 업무절차서의 작성

많은 기업들이 3PL 계약을 체결할 때 물류회사가 제시하는 계약서나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는 계약서를 그대로 사용하는 실수를 범합니다. 이는 '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것'과 같습니다. 각 기업의 특수성(취급품목, 배송방식, 반품율 등)을 반영하지 못한 계약서는 존재의의를 상실합니다.

계약서 내용이 부실하므로 물류 현장에서는 실제 진행중인 업무가 계약서 상 업무범위와 다른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비공식적 요구, 관행 등으로 업무가 진행되는 경우 이는 '호의'이지 법적 의무로 보기 어렵습니다. 법정에서는 계약서에 없는 내용을 물류 회사의 업무범위가 아니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계약서 작성 전 물류사가 진행할 업무 및 서비스 범위를 '업무절차서' 형태로 정한 후, 이를 계약서에 기입하거나 내용이 많다면 계약서에 부속서류로 첨부해야 합니다. 입고부터 보관, 패킹, 출고, 반품, 고객 CS 처리, 재고조사에 이르는 프로세스를 상세히 문서화하고, 이중 물류회사의 업무범위를 확정합니다. '업무절차서'가 단순한 매뉴얼이 아니라 계약의 목적물인 '업무범위'를 정의하는 법적 문서가 되어야 합니다.​


3PL 계약서 주요조항

1. 업무범위와 서비스내용

3PL 계약은 물류회사가 화주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정의하는 계약입니다. 앞서 본바와 같이 물류회사의 업무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의하지 않고 추상적으로 기재해 놓을 수록, 분쟁 발생 시 물류회사가 빠져나갈 틈새가 많아집니다.

●필수 기재사항의 구체화 : 보관, 입출고, 재고관리 외 라벨링과 세트작업, '반품검수'(단순수량 확인인지, 품질검사까지 포함인지), 'CS 처리 범위(배송문의 응대 VS 불량 제품 처리 안내)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합니다.

●성과지표 : 물류서비스 성과지표를 계량화합니다. '오배송률 0.1% 이하', '당일 출고율 80% 이상' 와 같이 수치화된 목표를 설정하고, 더 나아가 이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의 페널티와 달성 시의 인센티브를 규정합니다. 물류회사에게는 좋은 서비스 제공의 동기를 부여하고, 화주사는 품질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2. 면책특약 확인 - '중과실'의 함정

손해배상 조항은 계약서의 '꽃'이자 '지뢰밭'입니다. 상법과 판례는 운송인과 창고업자에게 무과실에 가까운 무거운 책임을 지우고 있으나, 계약서 상 특약으로 이를 완화할 수 있습니다.

▶운송인의 책임(상법 제135조)

운송인은 자기 또는 운송주선인이나 사용인 등이 운송물의 수령, 인도, 보관 및 운송에 관하여 주의를 게을리하지 아니하였음을 증명하지 아니하면 운송물의 멸실, 훼손 또는 연착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즉 운송인은 운송 상 과실없음을 스스로 입증해야만 면책될 수 있습니다. 운송인이 손해배상 책임을 피하기 위해 계약서 상 "운송인의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운송 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기재하였다면, 사실상 운송인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것은 어려워지므로 면책 조항이 기입되어 있지 않은지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창고업자의 책임(상법 제160조)

창고업자 역시 임치물의 보관에 관하여 주의를 해태하지 아니하였음을 증명하지 못하면 보관물의 멸실 또는 훼손에 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는 화재나 도난 시 창고업자가 '나는 과실이 없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창고업자가 자신의 과실을 면책시키는 조항을 계약서에 기입하였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면책조항

위와 같이 운송업자나 창고업자 등 물류회사는 상법에 따를 때 손해배상 책임을 면하기 어려우므로 표준 약관에 '물류사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책임지지 않는다.'는 문구를 넣으려 하고, 이는 화주 입장에서 치명적 독소 조항입니다. '과실'은 일반적인 주의의무 위반인 반면, '중대한 과실'은 고의에 가까울 정도로 현저한 주의위반을 의미합니다. 물류사의 책임을 '고의 또는 중과실'로 한정한다면 사실상 3PL 업무 수행 시 발생할 수 있는 대부분의 사고에 대해 물류사가 면책될 수 있습니다.

화주는 상법 규정대로의 책임을 주장하거나, '고의 또는 중과실'이 아닌 '고의 또는 과실'로 수정하여 통상적인 실수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반면 물류사라면 '통상적인 업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상은 일정 비율(인정 로스율) 내에서 면책된다.'는 조항을 제시하여 양자 간 균형을 맞출 수 있습니다.

3. 재고로스(Inventory Loss)와 인정 로스율

물류 현장에서는 필연적으로 전산상 재고와 실물 재고 사이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 정해야 합니다.

● 인정 로스율 : 인정로스율은 일정 비율의 재고손실에 대해서는 화주가 책임을 묻지 않는 비율을 의미합니다. 물류사는 통상적으로 0.03% ~ 0.1% 정도의 인정로스율을 요구합니다. 대량의 물량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오차를 인정하기 위함입니다.

인정로스율을 설정하되, '도난, 횡령, 명백한 관리부실로 인한 손실은 제외한다.'와 같은 단서 조항을 기재하여 물류사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정기적인 재고실사 의무와 실사방법을 규정하고, 실사결과 오차가 발생하면 그 원인을 규명하는 절차 역시 계약서에 명시해야 합니다.

4. 계약의 해지 및 자동갱신

계약해지 조항은 3PL 뿐 아니라 모든 계약에서 가장 중요한 조항 중 하나입니다. 해지 사유와 해지 절차를 상세히 규정하고, 특히 해지 사유는 물류사나 화주 어느 한쪽에만 유리하게 하기 보다는 양자간 균형을 맞추는 쪽으로 작성합니다. 그외 자동갱신조항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 자동갱신조항의 위험 : "계약 만료 1개월 전까지 서면 통지가 있으면 동일 조건으로 1년 연장된다"는 조항으로 인해 물류사를 바꾸고 싶어도 위약금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거래를 지속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가 인상이나 서비스 품질 저하로 불만이 있어도, 자동갱신시기를 놓치면 1년을 더 기다려야 합니다.

5. 보험조항

재고가 썩거나 해상운송 중 태풍에 의해 망실되는 등 물류업에는 다양한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때문에 '물류사는 화주사의 물품 가액을 부보하는 화재보험 및 영업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고, 보험증권을 제출한다.'와 같은 보험가입에 관한 조항을 넣어야 합니다.

만약 물류사가 보험료 부담을 이유로 보험 가입을 거부하거나 한도가 부족하다면, 화주가 직접 보험에 가입하되 보험료를 3PL 계약금에서 감액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보험에 가입한다면 구체적인 보장한도와 담보범위를 명시해야 합니다.

6. 화재 및 불가항력 조항

물류창고의 화재는 한번 발생하면 전손(Total Loss)로 이어지는 대형 재난입니다. 대부분의 계약서에는 화재나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Force majeure)으로 인한 손해발생시 이를 면책하는 조항이 있습니다. 하지만 화재, 홍수, 지진 등 모든 종류의 자연재해에 대해 물류사를 면책하고 충분한 배상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면, 화주는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합니다.

'물류사의 관리 소홀이나 시설하자로 인한 하자는 제외한다.'와 같은 단서 조항을 기입하여 물류사의 무제한 면책을 방지하고, 불가항력 상황 발생 시 통지의무와 손해경감의무 조항을 규정하여 사고 후 방치로 인핸 확대손해를 막아야 합니다.


형사적 리스크 - 횡령과 배임, 유치권 행사

물류 현장에서는 민사상 손해배상 외 유치권 행사, 횡령과 배임 등의 형사사건도 발생합니다.

1. 재고 횡령 및 무단 반출 - 업무상 횡령

물류센터 직원이나 지입차주가 재고를 조금씩 빼돌려 외부에 판매하는 등의 사건이 발생하는데, 이 경우 업무상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실제 법원은 배송 기사가 주문취소된 물품을 창고에 입고하지 않고 장물업자에게 넘긴 사안에서 업무상 횡령죄를 인정하였습니다. (울산지방법원 2012고단2030판결)

이에 계약서에 '도난 및 횡령이 의심되는 정황 발생 시 물류사는 즉시 화주에게 통보하고, 범죄로 인해 발생한 재고 손실에 대해 화주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한다.'고 규정하여, 배임 및 횡령으로 인한 손해 발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2. 유치권 포기특약

물류사가 운송료, 창고보관료 등을 지급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화주의 물건에 대한 배송을 거부하고 창고문을 걸어잠그는 등 유치권을 행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화주 입장에서는 물건이 묶여 현금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유치권 포기특약을 기입하여 물류사의 유치권 주장을 무력화시킬 수 있습니다.

유치권은 법정담보물권이기는 하나 채권자의 이익보호를 위한 채권담보의 수단에 불과하므로 이를 포기하는 특약은 유효하고, 유치권을 사전에 포기한 경우 다른 법정요건이 모두 충족되더라도 유치권이 발생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유치권을 사후에 포기한 경우 곧바로 유치권은 소멸한다. 그리고 유치권 포기로 인한 유치권의 소멸은 유치권 포기의 의사표시의 상대방뿐 아니라 그 이외의 사람도 주장할 수 있다.

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4다52087 판결


"계약서는 불신에서 출발하여 신뢰로 완성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상대방을 믿지 못하는 것으로 보일까봐 계약서를 대충 작성하는 대표님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계약서는 상대방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표시가 아니라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 대해 미리 합의함으로써 분쟁을 예방하고, 비로소 서로를 믿고 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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