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판결로 본 도급인의 안전의무 책임 범위
대법원 판결로 본 도급인의 안전의무 책임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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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결로 본 도급인의 안전의무 책임 범위 

김형민 변호사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한서의 대표 김형민 변호사(25년차 경력 변호사, 부동산 전문 변호사)입니다.​

공사현장에서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수사기관이나 노동부는 대부분 도급인(원청) 을 먼저 책임 주체로 지목합니다.

“사업장을 전체적으로 관리하니까 안전조치를 다 했어야 한다”는 논리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제 공사현장에서는 전문작업은 수급인(하청)이 더 잘 알고, 그 작업 방식과 안전조치도 수급인이 결정하는 영역이 많습니다.

 

이번 대법원 2023. 12. 14. 선고 2023도7386 판결은 바로 이 지점을 명확히 짚어주며,

“도급인이 모든 안전조치를 떠안는 것은 아니다”라는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아래에서는 판결의 핵심 내용을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사건의 쟁점 — ‘작업계획서’ 작성 의무는 누구에게 있을까

사건의 핵심은 다음 한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도급인이 수급인의 작업에 관한 ‘세부 작업계획서’까지 작성해야 하는가?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는

“도급인은 자신의 사업장에서 일하는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안전을 확보할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하지만 같은 조항의 단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작업행동’에 관한 직접적인 조치는 도급인의 의무가 아니다.

 

즉,

작업장 전체의 안전은 도급인의 책임이지만

개별 작업의 구체적 방식

예를 들어,

 

  • 전기배선은 어떤 순서로 할지

  • 어떤 도구를 어떤 각도로 사용할지

  • 위험 구간을 어떻게 통과할지

 

이런 “전문 작업방법”은 수급인이 결정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대법원의 판단 — 도급인의 작업계획서 작성 의무 ‘없음’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도급인에게 작업계획서 작성 의무가 없다고 명확히 판단했습니다.

 

① 도급인은 ‘사업장 전체’의 안전을 책임지는 존재

 

통행로 정비, 위험구역 표시, 비상대피체계 마련 등 ‘총괄적 안전환경 조성’은 도급인의 책임입니다.

 

② 개별 작업의 세부 방식은 전문가인 수급인의 영역

 

전기·배관·지하관거·설비해체·벌목 등 각 작업은 현장의 상황과 기술적 판단에 따라 방식이 달라집니다.

 

도급인이 모든 기술을 알 수도 없고, 알도록 요구하는 것도 비현실적이므로 세부적인 작업계획 수립은 수급인에게 맡겨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③ 작업계획서 작성·작업 지휘는 ‘수급인의 안전조치 의무’

 

따라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아 사고가 났다”

→ 이를 이유로 도급인에게 형사책임을 묻기는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이유로 1심·2심의 무죄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왜 중요한가? — 도급인의 책임 범위를 정한 이정표

 

이번 판결은 현장 실무에서 매우 큰 의미를 갖습니다.

 

① 도급인의 책임을 ‘필요 이상으로 확대’하지 말라는 기준 제시

 

수사기관은 관행적으로 도급인부터 처벌하려는 경향이 있었지만, 대법원은 책임의 범위를 명확히 구분했습니다.

 

② 수급인의 전문성이 존중되는 구조 확립

 

작업 특성상 수급인이 더 잘 아는 영역은 그들 스스로 안전조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③ 도급인에게도 실무적 가이드라인 마련의 계기가 됨

 

도급인은 다음 두 가지를 특히 관리해야 합니다.

 

  • 현장 전체 위험요소 점검

  • 수급인이 작업계획을 제대로 세웠는지 ‘확인’

 

세부 작업을 직접 통제·지휘하려 해서는 오히려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실제 하급심에서도 같은 판단이 이어지는 중

 

대법원 판결 이후, 하급심 법원들도 비슷한 취지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 하수관거 설치 작업 → 작업반장의 지휘는 수급인의 책임

  • 천공기 작업 중 운전위치 이탈 → 도급인 책임 아님

  • 벌목공사의 위험 판단(부석 여부 등) → 수급인의 현장 판단 영역

  • 설비 해체·조립 중 추락 위험 → 작업방법에 따라 달라지므로 도급인 책임 아님

 

즉,

“도급인은 모든 걸 다 알고 있어야 한다”는 오래된 오해가 법적으로 걷히고 있는 흐름입니다.

결론 — 도급인의 책임은 ‘사업장 전체’, 수급인의 책임은 ‘개별 작업’

 

이번 대법원 판결은 산업안전보건 현장에서 오랫동안 논쟁이 되었던

“도급인의 책임 범위”를 명확히 정리한 판례입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도급인 = 현장 전체 안전관리

  • 수급인 = 개별 전문작업의 안전조치·작업계획 수립

 

따라서 산업재해가 발생하더라도

그 원인이 작업방법 자체에 있다면

도급인을 기계적으로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번 판결의 핵심입니다.

 

현장에서는

사고 발생 시 초기부터

“이 사고가 도급인의 영역인지, 수급인의 영역인지”

정확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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