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회생 개시되면 도산해제조항의 효력, 어디까지 인정될까?
파산, 회생 개시되면 도산해제조항의 효력, 어디까지 인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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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회생 개시되면 도산해제조항의 효력, 어디까지 인정될까? 

김형민 변호사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한서 대표 김형민 변호사(25년차 경력 변호사)입니다.

기업 간의 계약에는 종종 이런 조항이 들어갑니다.


“상대방 회사에 파산이나 회생 절차가 개시되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일명 ‘도산해제조항’입니다.

계약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기업 입장에서는 매우 매력적인 문구죠.

하지만 실제 분쟁이 발생하면 이 조항이 항상 유효하게 작동할까요?

최근 서울고등법원 판결은 이 질문에 명쾌한 답을 던졌습니다.

법원은 쌍방미이행 상태의 쌍무계약에서는 도산해제조항이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보증보험, IT 솔루션 공급, 대금지급 보증 등 다양한 산업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아래에서 사건을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사건 개요

회생절차 → 해제 통보 → 보험금 지급… 그런데?

보증보험사 A사는 C 회사와 보증보험 한도거래약정을 맺었고, 이 약정을 바탕으로 C가 D 회사와 체결한 솔루션 라이선스 공급계약(주계약)에 대해 이행보증보험을 제공했습니다.


이후 C가 회생절차에 들어가자 D는 주계약의 ‘도산해제조항’을 근거로 계약을 해제했다고 통보했고, A사는 이를 이유로 보험금을 지급했습니다.

A사는 자연스럽게 연대보증인 B에게 구상권을 행사했습니다.


그런데 피고가 “그 해제 자체가 무효라서 보증금 지급 사유가 없다”고 다투었고, 법원은 피고의 손을 들어준 것입니다.

핵심 쟁점

도산해제조항은 언제 효력이 있는가

법원의 결론은 명확합니다.

1. 회생절차가 개시된 시점에 계약이 ‘쌍방미이행’ 상태였다면 도산해제조항은 원칙적으로 무효이다.

채무자회생법은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에 대하여 관리인에게 이행 또는 해제를 선택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 구조를 존중해야 하므로, 특정 조항으로 회생절차를 무력화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 C는 솔루션 공급 준비를 마친 상태였고
– D 역시 대금 지급 전이었으며
– 계약 자체가 계속 이행 가능한 상태

쌍방미이행 상태였기 때문에 도산해제조항의 효력은 배제된다는 것입니다.

2. 예외적으로 도산해제조항이 인정되는 경우는 제한적이다.

법원은 다음 상황에서만 예외적으로 인정된다고 언급했습니다.

– 계약을 계속 유지하면 상대방에게 중대한 경제적 손해가 예상되는 경우
– 제3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 계약의 존속이 더 이상 회생에 필요하지 않은 경우

하지만 본 사건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3. 다른 해제사유(이행능력 부족, 목적달성 불능 등)도 모두 인정되지 않음

D는 회생절차 개시 외에도
“이행능력 부족”,
“계약 목적 달성 어려움” 등을 추가로 주장했지만,
법원은 회생절차 개시 사실만을 이유로 한 판단은 도산해제조항의 우회적 적용일 뿐이라 보아 전부 배척했습니다.

결과

해제는 무효 → 보험금 지급 사유 없음 → 연대보증채권도 성립하지 않음

이 사건에서 가장 실무적으로 중요한 지점은 바로 이것입니다.

계약해제가 유효하지 않으면 그 해제를 전제로 한 보증채권도 성립하지 않는다.

A사가 D에게 지급한 보험금 자체가 법률상 원인 없는 지급이 되어버린 것이죠.


따라서 A사가 연대보증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근거도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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