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계약파기, 계약금배액 기준 정리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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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계약파기, 계약금배액 기준 정리 가이드 

홍원표 변호사

서울대 법대 출신, 11년 경력의 부동산전문변호사로서 계약파기(특히 부동산 거래)에서 반복되는 쟁점을 정리해보겠습니다.


“계약금 줬는데 마음이 바뀌었어요”, “상대가 말을 바꿔서 계약을 깨고 싶어요”, “가계약금은 돌려받나요?” 같은 질문은 결국 해제/취소 구분계약금배액 가능 시점에서 갈립니다.

목차

  • 해제·취소·해지부터 구분하기

  • 계약금배액 해제, ‘이행의 착수’가 핵심

  • 가계약금만 준 경우, 반환 기준

  • 위약금 vs 손해배상, 문구 한 줄의 차이

  • 절차·기간: 통지부터 소멸시효까지

1) 해제·취소·해지의 구분이 중요합니다

실무에서 “계약을 파기한다”는 말은 보통 3가지를 섞어 씁니다.

  • 계약해제(해제): 계약은 유효하게 성립했지만, 상대의 채무불이행 등으로 계약을 끝내는 것

  • 계약취소(취소): 애초에 의사표시에 하자가 있어(착오·사기·강박 등) 계약을 없던 것으로 돌리는 것

  • 계약해지(해지): 임대차처럼 계속되는 계약을 장래를 향해 종료하는 것

특히 매매에서 많이 나오는 건 해제(이행지체 등 채무불이행)와 취소(착오·사기·강박)입니다. 상대가 약속한 내용을 이행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이행을 최고하고 그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아니한 때에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544조). 다만, 채무자가 미리 이행하지 아니할 의사를 명백히 표시한 경우 등에는 최고 없이 바로 해제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3다58668 판결).
반대로 “속아서 계약했다/중요한 부분을 잘못 알았다”라면 취소 프레임을 먼저 검토합니다(민법 제109조, 제110조).

2)계약금배액 해제, ‘이행의 착수’가 갈림길입니다

부동산 거래에서 가장 자주 오해하는 부분이 계약금배액(해약금 해제)입니다.
원칙적으로 계약금이 오간 매매는, 당사자의 일방이 '이행에 착수'하기 전까지 계약금을 교부한 사람은 이를 포기하고, 계약금을 받은 사람은 그 배액을 상환하여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565조 제1항).

여기서 '당사자의 일방'이란 매매계약 당사자 중 어느 일방을 의미하므로, 자기 자신이 이행에 착수한 경우 상대방이 이행에 착수하지 않았더라도 해제권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1970. 4. 28. 선고 70다105 판결).

다만, 매도인이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하고 계약을 해제하려면 해제 의사표시와 함께 계약금 배액을 현실로 제공하거나 적어도 그 이행을 제공하여야 하며, 단순히 해제 통지만으로는 부족합니다(대법원 1992. 7. 28. 선고 91다33612 판결).

여기서 핵심은 “이행의 착수가 언제냐”인데, 대법원은 이를 외부에서 객관적으로 인식될 정도의 이행 일부 또는 전제행위로 보되, 단순한 준비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정리합니다(대법원 2024.01.04. 선고 2022다256624 판결).


"민법 제565조가 해제권 행사의 시기를 당사자의 일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로 제한한 것은 당사자의 일방이 이미 이행에 착수한 때에는 그 당사자가 이행에 필요한 비용을 지출하였을 것이고 계약이 이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이러한 단계에서 상대방으로부터 계약이 해제된다면 예측하지 못한 손해를 입게 될 우려가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고자 함에 있습니다.

따라서 이행기의 약정이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당사자가 채무의 이행기 전에는 착수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특약을 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행기 전에 이행에 착수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4다11599 판결).

다만, 이행기 전 이행의 착수가 인정되려면 단순히 상대방의 해제권 행사를 저지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계약 이행의 의사를 가지고 객관적으로 인식 가능한 이행행위를 하여야 합니다.

3)가계약금만 준 경우, ‘몰취가 자동’은 아닙니다

가계약은 관행적으로 쓰이지만, 법에는 “가계약금은 무조건 못 돌려받는다” 같은 규칙이 없습니다.


대법원은 가계약금에 관하여 해약금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약정의 내용,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에 비추어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하여 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약정하였음이 명백하게 인정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22. 9. 29. 선고 2022다247187 판결).

따라서 당사자 사이에 가계약금을 해약금으로 하는 약정이 명백히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교부자가 스스로 계약 체결을 포기하더라도 가계약금이 수령자에게 당연히 몰취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실무 포인트는 보통 두 가지입니다.

  1. 이미 매매의 핵심(목적물·대금 등)이 합의돼 “계약이 성립”으로 보이는지

  2. “가계약금은 파기 시 몰취/배액” 같은 해약금 약정이 명확한지

이 두 축에 따라, 같은 ‘가계약금’이라도 반환/몰취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4)위약금 vs 손해배상, 문구 한 줄이 계산법을 바꿉니다

계약서에 “위약금”이 있으면 끝, 이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민법은 위약금 약정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하고(민법 제398조 제4항), 그 액수가 부당히 과다하면 법원이 감액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민법 제398조 제2항).

반대로 위약금 조항이 없거나 위약금 약정이 위약벌로 해석되는 경우, 손해배상 범위를 다투게 되면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통상손해'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의 구분에 따라 손해를 증명하여야 합니다(민법 제393조).

통상손해는 채무불이행이 있으면 사회통념상 통상 발생하는 손해를 의미하고, 특별손해는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배상책임이 인정됩니다.


“위약금(예정액)으로 정리되는 사건”인지, “손해배상(증명)으로 가는 사건”인지가 실무에서 비용·기간에 큰 영향을 줍니다.

5)절차·기간: 통지부터 소멸시효까지

대부분의 계약파기 분쟁은 아래 순서로 정리하면 실수가 줄어듭니다.

  1. 내 프레임 확정: 해제(불이행)인지, 취소(착오·사기)인지

  2. 통지: 해제라면 이행 최고 후 해제(또는 예외 사유) 구조를 염두(민법 제544조)

  3. 계약금/배액/위약금/손해배상 중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정리

  4. 협의가 안 되면 소송·가처분/가압류 등 보전 검토(사안별)

  5. 시간을 끌수록 불리할 수 있습니다.

채권은 10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됩니다(민법 제162조 제1항). 다만,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은 단기의 소멸시효에 해당한 것이라도 그 소멸시효는 10년입니다(민법 제165조 제1항). 따라서 권리 행사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초기에 법률관계를 명확히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리하면, 부동산 계약파기는 (1) 해제/취소 구분, (2) 계약금배액이 가능한 ‘이행 착수’ 이전인지, (3) 가계약금의 약정이 명확한지에서 승부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사건마다 사실관계(계약서 문구, 입금 경위, 이행 착수 여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현재 상황이 “해제 프레임인지, 취소 프레임인지”부터 정리가 필요해서 상담 원하시면 쟁점과 우선순위를 함께 정리해드릴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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