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수윤 변호사입니다.
투자 유치를 준비하는 스타트업 대표님들께서 가장 많이 하시는 고민 중 하나가 바로 “투자자에게 우리 기술을 어디까지 보여줘야 할까”입니다. 핵심 기술을 공개해야 투자가 검토되는데, 막상 자료를 건네고 나면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도 당연합니다. 이때 많은 분이 NDA, 즉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면 안전하다고 믿으시지만, 실무에서의 상황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투자자는 왜 NDA를 꺼릴까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일 수십 개의 기업을 검토하며 유사한 기술을 반복적으로 접하게 됩니다. 만약 모든 기업과 NDA를 체결한다면, 나중에 유사 기술을 가진 다른 포트폴리오사에 투자하거나 조언할 때마다 비밀유지 의무 위반 논란에 휘말릴 법적 리스크가 큽니다.
특히 벤처캐피탈이나 액셀러레이터는 이런 구조적인 법적 분쟁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NDA 체결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투자자가 불성실해서라기보다는,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 수단에 가깝습니다.
NDA를 맺었다고 안심할 수 있을까
NDA를 체결했더라도 실제 유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를 입증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특히 무형의 아이디어나 기술 개념은 경계가 모호해서, 투자자가 “이미 알고 있던 지식”이라거나 “독자적으로 리서치한 결과”라고 항변할 경우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NDA가 중요한 이유는 영업비밀 인정의 요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법원은 기업이 비밀 유지를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영업비밀 보호의 기준으로 삼습니다. 즉, NDA는 그 자체로 완벽한 방패는 아니지만, 나중에 법적 보호를 받기 위해 “우리는 이 정보를 비밀로 관리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가장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계약서보다 중요한 것, 단계별 정보 공개 전략
투자 유치 단계에서는 NDA 체결 여부에 매몰되기보다 공개 범위를 전략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더 현실적입니다. 초기 미팅 단계에서는 기술의 전체 구조나 핵심 알고리즘을 상세히 공개하기보다는, 무엇을 해결하는가와 결과물의 차별성 중심으로 설명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본격적인 투자 협상 단계에 진입한 후에야 구체적인 기술 명세나 소스코드를 공개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또한 자료를 제공할 때는 워터마크를 삽입하고, 열람 이력이 남는 보안 솔루션을 활용하여 정보 제공의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짜 보호막은 특허와 영업비밀 관리에 있습니다.
NDA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더 실효성 있는 법적 장치를 병행해야 합니다. 핵심 기술은 자료를 넘기기 전 반드시 특허 출원을 완료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기술 공개 후에도 1년 내에 공지예외주장이 가능하지만, 이는 예외적인 구제 수단일 뿐 리스크가 큽니다. NDA 체결이 무산되더라도, 제공하는 자료에 ‘Confidential’ 표기를 명확히 하고 이메일 본문에 비밀유지 문구를 포함하는 것만으로도 보호의 출발점이 됩니다. 최근 법 개정으로 비밀로 관리되지 않았더라도 상당한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아이디어를 가로채는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으로 처벌받을 수있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대표님을 위한 실무 체크리스트
중요 문서를 전달할 때는 전달 시점과 수신자를 기록한 확인서를 받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기술 설명 시에는 ‘어떻게 만드는가’보다는 ‘무엇을 하는가’와 성능 지표 위주로 먼저 설득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핵심 기술 유출 우려가 큰 딥테크 기업이라면, 상세 기술 실사 전 별도의 보완 합의서를 작성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합니다.
투자 유치는 성장을 위한 관문이지만, 기업의 생명줄인 기술이 무방비로 노출되어서는 안 됩니다. NDA는 하나의 수단일 뿐, 실질적인 보호는 전략적인 정보 공개와 철저한 사전 권리 확보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기업의 기술보호와 관련한 고민이 있으신 경우 김수윤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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