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는 사건을 어떻게 판단하는가
판사는 사건을 어떻게 판단하는가
법률가이드
고소/소송절차소송/집행절차

판사는 사건을 어떻게 판단하는가 

신현범 변호사

[판사는 사건을 어떻게 판단하는가 ― 판사로 재직하며 가장 먼저 보던 것들]

① 서두

모든 사건의 당사자와 소송대리인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결국 재판의 결과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 결과를 실제로 결정하는 주체는 해당 사건의 담당 판사입니다.

따라서 재판에서 중요한 것은, 당사자나 소송대리인이 하고 싶은 말을 일방적으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판사가 무엇을 중요하게 보고 어떤 관점에서 사건을 판단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하여 주장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판사의 시각에서, 판사가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고 무엇을 중심으로 판단하는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판사가 사건을 판단할 때의 일반적인 사고 과정을 개괄적으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다만 이는 일반적인 경향에 대한 설명일 뿐, 개별 사건이나 개별 판사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을 수 있음을 미리 밝힙니다.

② 민사·형사 공통

민사 재판이든 형사 재판이든, 소송대리인(변호인)이 처음 제출하는 서면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담당 판사는 그 서면을 통해 사건에 대한 첫인상을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오탈자 없이, 논리와 설득력을 갖춘 내용을 일관되게 정리한 서면을 제출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재판의 진행에 따라 추가 서면이 제출될 수는 있지만, 초기 단계에서 판사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히 서면에 오탈자가 많을 경우, 그 소송대리인(변호인)에 대한 신뢰도는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반드시 유의해야 합니다.

③ 형사 재판

형사 재판에서 판사는 재판 전에 검사 측의 공소장과 피고인 측의 의견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검사 측은 공소장만 제출할 뿐, 보유한 증거를 미리 제시하지는 못합니다. 반면 피고인 측은 의견서에 증거를 첨부하여 제출할 수 있습니다.

물론 증거는 법정에서 정식으로 조사되어야 하지만, 의견서에 첨부되어 제출된 증거를 판사가 사무실에서 미리 살펴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따라서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다투는 사건의 경우, 단순한 부인에 그칠 것이 아니라 공소사실에 대한 구체적인 반박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서증을 함께 제출함으로써, 판사로 하여금 피고인에게 유리한 초기 인식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공소장과 증거 기록이 함께 제출되어, 판사가 재판 전에 이미 유죄라는 인상을 갖고 재판이 진행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공소장만 제출되는 방식이므로, 오히려 변호인은 의견서와 증거 제출을 통해 피고인이 억울할 수 있고 무죄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재판 전에 판사에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판사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풍부한 재판 경험을 갖춘 변호인을 선임하여 충분한 시간을 들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편 자백 사건의 경우에는 판단의 초점이 양형에 맞추어집니다. 제출할 수 있는 양형 자료의 종류는 대체로 유사하지만, 이를 어떻게 정리하고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역시 변호인의 역할이 결정적인 영역입니다.

④ 민사 재판

민사 재판에서 판사는 원고가 주장하는 사실과 그 사실에 부합하는 증거가 제대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관계를 토대로 청구원인이 논리적으로 성립하는지를 살핍니다.

객관적인 증거 없이 사실관계만 나열된 서면은 판사에게 아무런 신뢰도 주지 못합니다. 따라서 객관적 서증이 없는 경우에는, 관련자들의 진술서라도 첨부되어야 합니다.

피고 측의 경우에는 원고의 주장 사실을 면밀히 분석하여,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되 피고 측 증거를 토대로 사실관계를 다시 정리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항변을 제시해야 합니다.

아울러 원·피고 모두 기초 사실과 주장, 항변이 보기 좋게 정리된 서면을 제출해야 판사가 판결문을 작성하기에도 수월합니다.

⑤ 결론

실제 법정에서 이루어지는 절차를 보면, 증인신문을 제외하고는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활동이 많지 않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민사 재판에서는 증인신문 자체가 많이 실시되지도 않습니다.

법정 변론은 이미 제출된 서면의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여 진술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최근 증가하고 있는 PPT 변론 역시 기존 서면을 시각적으로 정리한 것에 불과합니다.

결국 판사가 사무실에서 검토하는 서면의 완성도가 재판의 흐름을 좌우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경험이 풍부하고 신뢰도가 높은 변호사의 조력이 필수적이며, 실제로 판사들 역시 소송대리인(변호인)이 어떤 변호사인지를 중요하게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으로의 글에서는 영장 재판, 항소심 재판, 증인신문 등 보다 구체적인 상황에서의 판사 시각을 추가로 다루고자 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신현범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46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