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배경
미성년자인 자녀를 둔 상황에서 이혼을 하게 되면, 한쪽이 친권자 및 양육권자로 지정되고, 비양육친은 사건본인(자녀)에 대한 면접교섭권을 가지게 됩니다.
그런데 이후 이혼한 부부 사이의 갈등으로 면접교섭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고, 특히 사건본인(자녀)이 직접 면접교섭 거부 의사를 밝히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사건본인(자녀)이 직접 면접교섭 거부 의사를 밝히는 것이 면접교섭 이행 거부의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판례를 소개하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2. 판례 소개
가. 광주지방법원 2023. 7. 6. 선고 2023고단342 판결
판례는 만 5세 유아의 명시적 거부 의사를 부모의 이혼 및 면접교섭에 관한 사리를 변별할 지능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표현으로 보아, 그 의사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광주지방법원 2023. 7. 6. 선고 2023고단342 판결). 가사소송규칙 제18조의2는 만 13세 이상의 자녀에 대해서만 의견 청취를 의무화하고 있는데, 이는 그에 비해 어린 아동의 의사는 외부 영향에 약함을 전제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2) 행위 당시의 정황, 수단과 방법, 피해자의 상태 측면에서 본다.
피고인은 C의 통화 및 문자메시지를 차단한 채 오로지 카카오톡으로만 C에게 연락하였는데, 2023. 11. 23. 피해자와 통화하고 싶다는 C에게 ‘(피해자가) 아빠랑 통화하기 싫단다’라며 일방적으로 피해자의 의사를 전달하며 피해자와 C의 연락을 차단하였고 그 이후에도 피해자와 C 사이에 전화연락 등이 이루어졌다고 볼 자료가 없다(C는 이 법정에서 면접교섭일 당시 피해자가 소지하고 있던 휴대전화기로도 피해자와 연락할 수 없었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피해자는 당시 만 5세에 불과한 유아로서 부모의 이혼 및 면접교섭 등에 관한 사리를 변별할 지능이 갖추어지지 아니하였고, 따라서 피고인에게 명시적 거부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해자의 의사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피해자는 피고인과 C의 이혼 이후 친권 및 양육권자인 C와 유대관계를 맺어왔을 것으로 보이는데(피고인은 C가 식당을 운영하는 피해자의 조부모에게 피해자를 맡겨 피해자가 하루 종일 태블릿PC를 보거나 식당 설거지를 하는 등 사실상 피해자를 방치하여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이를 인정할 객관적 자료가 없다), 피고인이 피해자를 데려다주지 않으면 피해자 스스로 C에게 돌아갈 수도 없었고, 기존의 보호관계로부터 이탈되는 상황에 대처할 아무런 능력도 없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나.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1즈기60031 결정 참조
법원은 자녀가 표면적으로 면접교섭에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하더라도, 이것이 양육친에 대한 충성 갈등에서 비롯되었거나 양육친이 자신의 감정을 세뇌시킨 결과로 보일 경우, 이를 면접교섭 불이행의 정당한 사유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양육친에게 관계 단절을 막기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1즈기60031 결정 참조).
피신청인은 사건본인이 면접교섭을 거부하는 상황이므로, 면접교섭이 이행되지 않은 것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피신청인은 표면적으로는 사건본인과 신청인의 면접교섭을 방해하거나 차단할 마음은 없다고 하면서도 신청인이 면접교섭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한다는 등의 비난을 하거나 여러 가지 이유를 제시하며 일관되게 면접교섭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보고된 점, ② 사건본인이 표면적으로 면접교섭에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신청인에 대한 심리적인 거부감이라기보다는 현재 자신을 양육하고 있는 피신청인과 피신청인의 동거남에 대한 충성갈등에서 비롯된 것일 가능성이 농후한데, 피신청인은 사건본인의 이와 같은 심리적 상태를 면밀하게 살펴 친부인 신청인과 사건본인 사이 관계 단절을 막기 위하여 노력하기 보다는 사건본인의 단편적인 의사표현을 구실로 사건본인으로부터 신청인을 배척하고 있을 뿐인 점, ③ 조정조치 과정과 이 법원 면접교섭센터 이용 중에도 신청인과 사건본인 사이 면접교섭이 원만하게 진행되었고, 면접교섭센터 이용이 종료될 무렵 신청인과 피신청인 사이 면접교섭에 관한 합의까지 이루어졌음에도 면접교섭센터 이용이 종결되어 법원의 개입이 종료된 직후부터 다시 면접교섭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바, 이는 피신청인에게 면접교섭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의지가 없음을 방증하는 사정인 점, ④ 사건본인에 대한 심리검사에서 사건본인은 신청인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기도 하였고, 조정조치 및 면접교섭센터 이용과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사건본인과 신청인 사이 면접교섭이 무리 없이 진행되었는데, 불현 듯 사건본인이 면접교섭 거부의사를 표현하는 것은 피신청인이 자신을 양육하고 있는 피신청인에게 많이 의존하고 있는 어린 사건본인의 심리적 상태를 교묘하게 이용하며 사건본인에게 자신의 감정을 세뇌시키고 급기야 사건본인이 표면적으로 면접교섭 거부의사를 표현하도록 유도한 결과로 보이는 점, ⑤ 비양육친의 면접교섭은 비양육친이 자녀와 소통하기 위한 필요불가결한 방법인바, 달리 신청인에게 사건본인과의 면접교섭을 제한하거나 축소하여야 할 사정도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신청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1. 14. 선고 2014가합50680, 2015가합2664 판결
판례는, 자녀가 비양육친을 심정적으로 강하게 거부하게 된 원인이 오로지 이혼 전의 사건에만 기인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양육 과정에서 양육친이 비양육친에 대한 나쁜 인상의 형성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1. 14. 선고 2014가합50680, 2015가합2664 판결).
그러나 피고가 혼인 생활 중 원고에게 가한 폭력은 이 사건 조정 성립 전에 발생한 일로서 그러한 사정도 모두 감안하여 이 사건 조정이 성립하였다고 보아야 하고, 조정이 성립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조정조서 각 조항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는 점, 만일 원고의 주장대로 딸 D의 복리를 위하여 피고와의 만남을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였다면, 원고는 면접교섭제한 신청 등을 통하여 이 사건 조정조서와 다른 내용으로 면접교섭에 관한 법률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고, 실제로도 인천지방법원 2006느단1346 신청을 하였으나, 위 신청을 취하하고 그 외에 별다른 법적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피고의 면접교섭 협조요구를 단지 자신을 괴롭히기 위한 핑계에 불과한 것으로 치부하여 온 점, 피고의 폭력 행위 당시 딸 D은 만 5세에 불과하였고, 그 후 10년이 넘는 현재까지 피고를 전혀 만나지 못한 채 원고에 의하여 양육되어 왔으므로, 딸 D이 피고를 심정적으로 강하게 거부하게 된 것이 오로지 이혼 전 피고의 폭력 탓이라기 보다는, 이 사건 조정 후 문자메시지 등으로 피고와 심한 갈등 상태에 있었고, 피고에게 딸 D과의 인연을 끊으라는 취지로 친양자 입양동의서 양식을 보내기도 하였던 원고가 딸 D을 양육하는 과정에서 피고에 대한 나쁜 인상의 형성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는 점, 피고가 2006. 1. 2. 원고와 딸 D을 만나기로 한 약속을 어겼다는 이유만으로 피고가 그 이후에는 더 이상 딸 D을 면접교섭할 수 없게 된다거나 원고가 피고의 면접교섭에 협조하지 않아도 된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의 사정을 감안하면, 앞의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조정의 성립에도 불구하고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피고의 면접교섭에 대한 협조를 거부한 것이 정당하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어
저는 최근 면접교섭 이행명령 신청 사건을 수임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성년 자녀가 면접교섭을 거부하는 의사를 밝힌 것이 면접교섭 이행 거부의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하여는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겠으나, 만약 양육친이 사건본인에게 비양육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는 등의 정신적 조종이 있었다고 볼 경우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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