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가 결혼 전 외도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짧은 혼인기간 끝에 이혼했다면,
배우자의 외도 상대에게 혼인 파탄의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냥 물을 수 있을 것 같죠.
그러나 그리 간단한 이야기가 아니에요.
혼인 성립 이후의 부정행위는 민법 제840조 제1호에 따라 재판상 이혼 사유를 구성합니다.
기혼자와의 부정행위를 저지른 상대방에 대해서는 '이혼을 하지 않더라도'
배우자로서의 권리를 침해한 점에 대하여
민법 제750조에 따라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이 소송을 우리는 상간소송이라고 하죠.
그러나, 혼인 성립 이전의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혼인 성립 이전의 부정행위를 가지고 상간소송을 제기할 수도,
배우자에 대한 이혼소송을 제기할 수도 없죠.
그렇다고 결혼전 외도 행위가 혼인 생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건 아닙니다.
특히나 알고도 결혼했다면 몰라도, 결혼한 뒤에 알았다면
그 배신감에 더는 혼인생활을 유지하기 어렵겠다고 판단할 수 있죠.
약혼 상태에서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던데?
맞습니다. 약혼 상태에서 배우자가 다른 사람과 간음한 경우에는
민법 제 804조 제5호에 따라 파혼의 사유가 되고,
간음의 입증이 불가한 경우에도 제8호에 따라 파혼의 사유로 볼 수 있습니다.
약혼 상태에서 배우자가 제3자와 부정행위를 저지른다면
파혼을 하고 약혼자와 제3자(상간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할 수 있죠.
그러나 이 역시 파혼을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파혼을 하지 않으면 위자료 청구 역시 불가능하죠.
그런데 약혼 시점에서 약혼자가 제3자와 부정행위를 하였으나,
그대로 결혼하고,
혼인 성립 이후에는 부정행위가 없었던 경우 어떻게 되는지가 문제입니다.
약혼해제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하려고 하면
이미 결혼을 했기 때문에 파혼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이고,
상간소송을 하려고 하면 혼인 성립 이전의 부정행위라는 점이 문제죠.
따라서 파혼소송이나 이혼소송 혹은 상간소송에서
공동피고로 책임을 묻는 것 모두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최근 제가 직접 진행한
✅ 2023가소478337 손해배상(기),
✅ 2024드단137270 손해배상(기) 사건은
이에 관한 명확한 선행 판례가 없는 상황임에도,
약혼권 침해를 사유로 하여
피고에게 위자료를 소액이나마 인정받았습니다. (각 500만 원, 800만 원)
비록 하급심이기는 하지만, 이미 혼인은 성립되었고
그 이후에는 부정행위가 없었기 때문에 위자료를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이었죠.
(특히 부정행위 사실을 알고도 혼인을 성립시키는 경우,
이에 대한 원고 스스로의 책임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파혼하지 않고 결국 결혼에 이른
약혼자와 부정행위를 저지른 상대방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는 데에 의미가 있죠.
즉, 약혼 시점에서 부정행위가 있었고,
이후 혼인이 성립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니 파혼이 되지도 않았고 혼인 이후의 부정행위가 없었더라도)
그 사실 만으로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고 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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