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억 원의 부과 처분, ‘신뢰보호의 원칙’으로 승소 이끌어내
74억 원의 부과 처분, ‘신뢰보호의 원칙’으로 승소 이끌어내
해결사례
건축/부동산 일반손해배상세금/행정/헌법

74억 원의 부과 처분, ‘신뢰보호의 원칙’으로 승소 이끌어내 

이승수 변호사

전부 승소

부동산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저희 고객사(원고)는 경제자유구역 내 부지를 매입하여 대규모 아파트 건설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사업 초기 단계부터 관할 행정청(피고, 경제자유구역청)은 해당 부지에서의 개발 사업이 학교용지부담금 면제 대상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공문과 보도자료를 통해 공표해 왔습니다.

고객사는 행정청의 이러한 공적 견해표명을 신뢰하여, 부담금이 면제되는 것을 전제로 사업성을 분석하고 토지 매입 및 분양가 산정 등 모든 사업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사업이 상당 부분 진행된 후, 피고는 돌연 입장을 바꿔 약 74억 원에 달하는 학교용지부담금과 가산금을 부과하는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는 고객사의 사업 계획에 막대한 차질을 초래하는 예기치 못한 결정이었습니다.

1. 사건의 핵심 쟁점: 행정청의 신뢰를 믿은 기업, 보호받을 수 있는가?

본 사건의 핵심 쟁점은 행정청의 공적인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기업의 이익이 보호받아야 하는지, 즉 '신뢰보호의 원칙' 위반 여부였습니다.

저희는 피고의 처분이 다음 두 가지 이유에서 위법함을 주장했습니다.

신뢰보호의 원칙 위반: 피고는 수년간 일관되게 '학교용지부담금 면제'라는 공적 견해를 표명했습니다. 고객사는 이를 정당하게 신뢰했고, 그 신뢰에 기반하여 토지 매입 및 분양 계약 등 구체적인 법률 행위를 하였습니다. 이제 와서 그 신뢰에 반하는 처분을 하는 것은 고객사의 정당한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법리적 해석: 구 학교용지법 규정의 엄격한 해석상, 경제자유구역법에 따른 이 사건 사업은 부담금 부과 대상인 '개발사업'에 해당하지 않거나, 설령 해당하더라도 면제 대상 요건을 충족한다는 점을 함께 주장했습니다.

2. 대응 전략: '신뢰'를 입증할 객관적 증거 확보에 총력

승소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피고가 '확정적이고 구체적인 공적 견해표명'을 했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것이었습니다. 저희는 치밀한 리서치를 통해 다음과 같은 핵심 증거들을 확보하여 재판부에 제시했습니다.

피고의 공식 보도자료: "경제청이 학교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명시하며, 사실상 부담금 면제를 공표한 자료.

동일 지역 내 타 사업자에 대한 회신 공문: 해당 경제자유구역 내 사업은 학교용지부담금 면제 대상임"이라고 명시적으로 안내한 공문.

관련 교육청과의 협의 자료: 피고가 내부적으로도 학교용지 '무상공급'을 전제로 업무를 추진했음을 보여주는 증거.

피고 스스로의 인정: 피고 스스로가 과거 "법제처 해석 및 개발계획총괄과 의견에 따라 면제대상으로 안내하였음"을 인정한 공문.

이러한 자료들을 통해 저희는 피고의 '면제 안내'가 단순한 민원 회신 수준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대내외적으로 일관되게 유지된 '공적인 견해'였음을 명백히 밝혔습니다. 또한, 고객사가 이 견해를 신뢰하여 약 74억 원의 부담금을 사업비에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분양을 마쳤으므로, 이제 와서 이를 부과하는 것은 예측 불가능한 막대한 손해를 고객사에게 전가하는 부당한 처사임을 강력히 변론했습니다.

3. 법원의 판단: "신뢰보호의 원칙 위배, 처분은 위법"

재판부는 저희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다음과 같이 명시했습니다.

피고는 최초 사업자가 이 사건 사업부지를 매수하기 전부터 이 사건 사업이 학교용지부담금 면제대상이라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지속적으로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최초 사업자와 원고는 피고의 견해표명을 신뢰하여 향후 학교용지부담금이 부과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 채 사업을 진행하였고, 분양대금에 이를 반영하여 회수할 기회를 이미 상실하였다.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하여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이 사건 처분이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어 위법하다고 판단하고, 74억 원의 학교용지부담금과 가산금 부과 처분 전부를 취소하였습니다.

4. 결론 및 시사점

이번 판결은 행정청이 스스로 여러 차례 공표한 공적 견해를 뒤집어, 이를 신뢰한 기업에 예측 불가능한 손해를 입히는 행위에 대해 사법부가 제동을 건 중요한 사례입니다. 본 판결은 행정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담보하고, 국민과 기업이 국가 정책을 신뢰하며 안정적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헌법상의 대원칙인 ​'신뢰보호의 원칙'​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특히 본 사건은 기업이 행정청의 공적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사업을 추진할 경우, 해당 견해표명이 구체적이고 명확하다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행정청의 보도자료, 타 사업자에 대한 회신 공문, 내부 협의 자료 등 객관적인 증거를 통해 '공적 견해표명'의 존재와 그에 대한 '신뢰'를 입증하는 것이 소송의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는 행정기관에게 공적인 견해를 표명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할 책임과 한번 표명된 견해에 대한 일관성을 유지해야 할 의무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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