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행정법원에서 근무한 강창효 변호사 인사드립니다.
오늘은 '국가연구개발사업 참여제한처분 취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참여한 교수님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세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참여제한처분', '환수조치', 그리고 '형사고발'입니다.
법원 행정재판부에서 근무하며 참여제한처분 취소 사건을 다룬 경험을 바탕으로 변론전략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국가연구개발사업 참여제한처분이란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제32조는 ‘연구개발사업에 참여한 기관, 단체, 연구책임자 등이 부정행위를 저지른 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등이 참여제한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즉, 참여제한처분은 “앞으로 일정 기간(최대 10년), 어떠한 연구개발사업에도 참여할 수 없다”는 행정제재입니다.
단순한 불이익 처분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그 파급력은 훨씬 큽니다.
모든 정부·공공기관 연구과제 신규신청 차단
대학 산학협력단 시스템 자동 제한
타 부처 사업(예: 중소기업기술혁신사업 등)에도 상호 연동 제한
연구비 지원 중단 및 후속 과제 배제
여러 과제에서 위반행위가 적발되면 참여제한기간이 합산될 수 있습니다.실제 판례에서도 “두 개 과제에 대한 2년+3년 제재를 합산하여 총 5년 제한이 가능하다”고 본 사례가 있습니다.
참여제한처분 사유는 다양합니다.
대표적인 사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연구비 부정사용 - 인건비 전용, 증빙 미비, 개인카드 사용, 학생 급여 재전출 등
연구성과 조작·표절·허위보고 - 결과보고서 허위기재, 데이터 조작 등
연구미이행 또는 관리소홀 - 중도 포기, 연구성과 미달성, 보고 지연
기술료 미납 또는 정산 불이행
학생인건비 공동관리
교수나 연구책임자가 학생 인건비를 개인 계좌로 모아 연구실 운영비 등으로 사용한 경우, 법원은 이를 ‘용도 외 사용’으로 보았습니다.
“연구실 운영을 위한 사용이라도 지급 목적을 벗어나면 위법”이라는 판단입니다.
문제는, 고의가 없어도 제재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행정청은 “연구책임자로서 관리·감독 책임이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참여제한을 부과합니다. 즉, 조교나 실무자가 한 회계 실수라도 최종책임자는 교수님이 되는 구조입니다.
환수조치와 형사고발까지, 한 세트처럼 움직입니다.
참여제한처분은 단독으로 끝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보통 다음 순서로 진행됩니다.
1. 연구비 부정 사용 정황 발견 → 환수조치 통보
2. 참여제한처분 예고 → 의견제출 기회 부여
3. 형사고발 병행 (사기·업무상횡령·보조금법 위반 등)
행정청 입장에서는 연구비가 국가예산이므로, 회계상 위반이 발견되면 자동적으로 수사기관 통보 절차를 가동합니다.
즉, 형사절차와 행정절차가 분리된 듯 보이지만 서로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참여제한처분 대응 시 “행정심판으로만 막겠다”는 접근은 매우 위험합니다.
형사고발 결과가 행정소송에 영향을 미치고, 반대로 행정소송 판결이 형사재판의 유·무죄 판단에 참조되는 밀접한 연계 구조입니다.
절차적 하자와 비례원칙 — 실제 변론의 핵심입니다.
참여제한처분은 행정절차법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사전통지: 처분 사유·내용·기한 명시
의견제출 기회 부여: 20일 이내 재검토 요청 가능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제33조)
위원회 심의 후 최종 결정
이 중 하나라도 누락되면 처분은 위법입니다.
실제 판례에서도 “청문절차 없이 이메일 통보만으로 제재를 내린 것은 위법”이라며
처분이 취소된 사례가 있습니다.
또한 비례원칙 위반도 주요 쟁점입니다.
행정청은 부정사용 금액이나 위반횟수와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3년, 5년의 제재를 부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학생인건비 공동관리 금액이 전체 연구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고, 대부분 연구실 운영을 위해 사용된 점 등을 고려하여 5년의 참여제한기간을 일률적으로 부과한 처분이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전직 판사가 교수님께 드리는 실무적 조언, 두 가지!
첫째, 행정청은 대부분 제재수위를 산정할 때 ‘부정사용 금액’만을 제일 중요한 기준으로 삼곤 합니다.
하지만 최근 판례들은 “금액보다 고의성이나 사후조치 여부가 핵심”임을 분명히 합니다.
예컨대, 연구자가 자체적으로 환수금액을 자진반납했다면, “공익침해를 회복한 사정”으로 감경사유가 인정됩니다.
따라서 ‘회복 노력’, ‘내부 통제의 실질 작동’, ‘감사 즉시 대응’, ‘연구재개 가능성’ 같은 정책적 판단 요소를 강조해야 합니다.
이것이 제가 행정재판부에서 ‘재량권 일탈·남용’을 판단할 때 중요하게 보았던 요인입니다.
둘째, 연구비 부정사용이나 회계처리 문제로 수사기관이 병행 조사 중인 경우, 형사사건의 결과는 참여제한처분 취소소송에서 결정적 근거가 됩니다.
예컨대 무혐의 또는 불기소 처분을 받으면, 행정법원은 이를 근거로 “위반 사실이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판단을 내리기도 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행정소송은 따로, 형사사건은 따로” 진행할 것이 아니라, 초기부터 행정 대응(소명·이의신청)과 형사 대응(수사 초기 진술, 증거 제출)을 연계해 일관된 방어 논리 구조를 세워야 합니다.
이 시점에서 대응 방향이 갈리면, 이후 소송 단계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니 변호사와 일관된 플랜을 짜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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