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야를 가리고, 밤잠을 깨우는 불빛, 법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1️⃣ 전광판 ‘빛공해’, 이제는 심각한 도시문제입니다
가. 빛공해의 정의
서울 도심의 건물 외벽과 상가 옥상에는 수많은 LED 전광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광고효과를 극대화하는 반면, 지나친 밝기와 깜빡임으로 인한 수면 방해·시각 피로 등 주민 피해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 이하 빛공해방지법) 에 의해 규제되고 있습니다.
법 제2조는 ‘빛공해’를
“인공조명이 사람의 건강·환경·생태계 등에 악영향을 미치는 현상”
으로 정의하며, 관할 지방자치단체는 조명환경관리구역 지정·밝기 기준 설정 등의 권한을 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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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정책기본법 제3조 제4호에서도 환경오염의 한 유형으로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를 명시하고 있어, 빛공해는 법적으로 규제되는 환경오염의 일종으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나. 빛방사 허용기준
빛공해방지법은 조명환경관리구역을 제1종부터 제4종까지 구분하고, 각 구역별로 빛방사허용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빛공해방지법 제9조, 제11조, 같은 법 시행규칙 제6조 및 별표 1).
특히 전광판과 같은 장식조명의 경우 발광표면 휘도를 기준으로 측정하며, 제4종 조명환경관리구역(일반상업지역)의 경우에도 일정한 휘도 기준을 초과해서는 안 됩니다. 실제 사례에서 빛방사허용기준을 평균값 기준 8,796배, 최댓값 기준 1,070배 초과한 경우 위법한 빛공해로 인정된 바 있습니다(부산지방법원 2022. 10. 19. 선고 2021가합50723 판결).
2️⃣ 전광판으로 인한 피해, 어떤 법적 대응이 가능한가?
(1) 행정적 구제
1) 관할 구청에 민원 제기
빛공해 피해를 입은 경우 가장 먼저 해당 지역 구청의 환경 관련 부서에 민원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시장·군수·구청장은 빛방사허용기준 준수 여부를 정기적으로 검사하여야 하며(빛공해방지법 제12조 제3항), 기준 위반 시 개선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빛공해방지법 제13조 제1항).
개선명령을 받은 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거나 기간 내 이행하였으나 빛방사허용기준을 계속 초과하는 경우, 시·도지사는 해당 조명시설의 전부 또는 일부의 사용중지 또는 사용제한을 명할 수 있습니다(빛공해방지법 제13조 제4항).
2) 환경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한 조정
환경분쟁 조정법에 따라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또는 지방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환경분쟁 조정법 제4조, 제5조).
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환경부 및 시·도에 설치되어 있으며, 빛공해로 인한 피해에 대해 알선, 조정, 재정 등의 방법으로 분쟁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재정의 경우 수락 시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있어 강제집행도 가능합니다(환경분쟁 조정법 제40조).
(2) 민사상 손해배상청구
1) 청구의 법적 근거
빛공해로 인한 민사소송은 다음과 같은 법적 근거에 기초합니다.
가. 환경정책기본법 제44조 제1항
환경정책기본법 제44조 제1항은 "환경오염 또는 환경훼손으로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해당 환경오염 또는 환경훼손의 원인자가 그 피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민법의 불법행위 규정에 대한 특별규정으로서, 원인자는 귀책사유가 없더라도 피해자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습니다(대법원 2017. 2. 15. 선고 2015다23321 판결).
나. 민법 제217조(생활방해)
민법 제217조는 토지소유자가 매연, 열기체, 액체, 음향, 진동 기타 이에 유사한 것으로 이웃 토지의 사용을 방해하거나 이웃 거주자의 생활에 고통을 주지 아니하도록 적당한 조처를 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인공조명으로부터 발생하는 빛 방사는 "기타 이에 유사한 것"에 해당하여 생활방해에 해당합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3. 26. 선고 2020가합508913 판결).
다. 민법 제214조(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
소유권에 기초하여 참을 한도를 넘는 빛공해에 대해 방해배제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2) 청구 내용
빛공해 소송에서는 다음과 같은 청구가 가능합니다.
가. 전광판 철거 청구
민법 제214조, 제217조에 기초하여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로 전광판의 철거를 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철거는 소유권의 종국적 처분에 해당하는 사실행위이므로 원칙적으로 전광판의 소유자 내지 법률상 또는 사실상 처분을 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에 대하여만 청구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1986. 12. 23. 선고 86다카1751 판결).
나. 손해배상 청구
환경정책기본법 제44조 제1항 또는 민법 제750조에 기초하여 빛공해로 인한 재산상 손해 및 정신적 손해(위자료)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실무상 빛공해로 인한 위자료는 사안에 따라 다르나, 아파트 옥상조명 사례에서 500만 원이 인정된 바 있습니다(부산지방법원 2022. 10. 19. 선고 2021가합50723 판결).
3) 참을 한도 초과 여부의 판단
빛공해 소송에서 가장 핵심적인 쟁점은 빛 방사로 인한 생활방해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참을 한도'를 넘는지 여부입니다.
대법원은 참을 한도 초과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21. 3. 11. 선고 2013다59142 판결).
방사되는 빛이 피해 건물에 유입되는 강도와 각도
유입되는 시기와 시간
피해 건물의 창 등의 위치 등에 따른 피해의 성질과 정도
피해이익의 내용
가해 인공조명 설치의 경위 및 공공성
피해 건물과 가해 건물 사이의 이격거리
공법상 규제의 위반 여부
건물이 위치한 지역의 용도와 이용현황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지조치와 손해회피의 가능성
토지 이용의 선후관계
교섭 경과 등
특히 인공조명에서 방사되는 빛을 규제하는 행정법규는 인근 주민을 빛공해로부터 보호하는 데 주요한 목적이 있기 때문에, 인공조명에 의한 빛이 빛방사허용기준을 넘는지 여부는 참을 한도를 정하는 데 중요하게 고려해야 합니다(대법원 2017. 2. 15. 선고 2015다23321 판결).
3️⃣ 빛공해 소송 절차, 이렇게 진행됩니다
가. 증거 수집
빛공해 소송에서 승소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증거를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1) 빛 측정 자료
빛공해방지법 제16조의2에 따라 지정된 빛공해 검사기관을 통해 전문적인 빛 측정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측정 항목으로는 조도(lux), 휘도(cd/㎡), 불쾌글레어 지수 등이 있습니다.
한국환경공단 등 전문기관에 의뢰하여 빛공해공정시험기준에 따른 측정을 받으면, 법원에서 객관적인 증거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2) 사진 및 영상 자료
전광판이 점등된 상태를 다양한 시간대와 각도에서 촬영한 사진 및 영상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특히 피해 건물 내부에서 촬영한 자료가 중요합니다.
3) 피해 사실 입증 자료
수면장애,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진료기록
커튼이나 차광필름 설치 등 자구책 마련 증빙
민원 제기 내역 및 답변서
이웃 주민들의 진술서 등
4) 관련 행정자료
전광판 설치 허가서
구청의 빛공해 측정 결과 및 개선명령서
환경분쟁조정위원회 조정 결과 등
나. 실무 포인트
피해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객관적 자료(조도측정기록, 수면방해 진단서 등) 가 매우 중요합니다.
법원은 “일상생활의 사회통념상 수인한도(忍受限度)”를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단순 불쾌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러나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조명으로 인한 피해는 정신적 손해배상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4️⃣ 실제 판례 분석
1. 아파트 옥상조명 빛공해 사건 (부산지방법원 2022. 10. 19. 선고 2021가합50723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2021. 5. 21. 아파트 각 동의 옥상 등에 LED 조명기구를 설치하였고, 한국환경공단의 측정 결과 빛방사허용기준을 평균값 기준 8,796배, 최댓값 기준 1,070배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원고는 이로 인해 수면방해, 스트레스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2)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습니다.
가. 수인한도 초과 인정
옥상조명이 설치된 장소가 원고의 주거지이고, 점등시간이 하루 5시간에 이르며,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빛이 조사되었음
빛방사허용기준 초과 정도가 매우 크고, 이는 수인한도 판단에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함
피고는 조명 설치 시 법령의 규제기준을 준수하여 피해를 방지할 수 있었음에도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
옥상조명은 아파트 가격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사회적 유용성이나 공공성이 없음
원고는 수면방해, 스트레스로 치료를 받았고, 거주지를 벗어나 다른 곳에서 생활하는 등 피해가 경미하지 않음
빛공해 저감 조치가 비교적 용이함에도 즉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음
나. 손해배상 인정
법원은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로 500만 원을 인정하였습니다.
2. 상업용 건물 전광판 빛공해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3. 26. 선고 2020가합508913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들이 상업용 건물 외벽에 대형 LED 전광판을 설치하였고, 이로 인해 인근 건물 소유자인 원고들이 빛공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전광판 철거 및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입니다.
2)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가. 참을 한도 미초과
전광판이 설치된 지역과 원고들의 건물이 모두 일반상업지역에 위치하여 상업활동을 위한 일정 수준 이상의 인공조명이 필요한 구역임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전광판이 빛공해방지법상 조도 및 휘도 기준을 초과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움
상업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빛 방사에 대한 참을 한도는 주거지역에 있는 사람들에 비하여 더 높음
선팅이나 커튼 설치 등의 방법으로 빛 방사로 인한 영향을 방지할 여지가 있음
나. 재산권 침해로 인한 정신적 손해 불인정
원고들은 건물 소유자일 뿐 직접 거주하거나 사용한다고 볼 증거가 없어 직접적인 생활이익 침해를 인정하기 어려움
임차인들에게 손해배상을 하였거나, 차임이 감소하였거나, 건물 시가가 하락하였다는 등 재산상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음
이 판결은 상업지역의 특성과 피해의 구체성을 중시한 사례로, 빛공해 소송에서 지역성과 실제 피해 입증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 마무리하며
서울시를 비롯한 대도시에서 전광판 설치가 증가하면서 빛공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빛공해로 인한 피해를 입은 경우, 관할 구청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환경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한 조정을 먼저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 민사소송을 통해 전광판 철거 및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소송에서 승소하기 위해서는 빛공해가 사회통념상 참을 한도를 넘는다는 점을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증거로 입증해야 합니다.
빛공해 소송은 전문적이고 복잡한 법률문제가 많으므로, 관련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특히 증거 수집 단계에서부터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소송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전광판 빛공해는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법적으로 구제 가능한 생활침해입니다.
피해를 입었다면 “조도 측정 → 행정민원 → 법적 대응”의 순서로 대응하시기 바랍니다.
피해기록 확보와 초기 대응이 소송 결과를 좌우합니다.
김우중 변호사|법무법인 선
⚡ “도시의 빛이 눈부실수록, 당신의 권리는 더 선명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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