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제상황
제가 맡았던 사건 중에는 클럽에서 벌어진 신체 접촉이 문제 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의뢰인은 술자리에서 알게 된 상대방과 함께 춤을 추고 대화를 나누던 중, 가슴과 엉덩이를 만지고 입을 맞추는 등의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습니다. 경찰은 이 행위를 단순한 장난이나 스킨십이 아니라 성적 의도를 가진 추행으로 보고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특히 의뢰인의 접촉이 피해자 진술에 따르면 기습적이었다는 점 때문에 사건은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대법원 판례는 폭행이나 협박이 없더라도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기습적으로 이루어진 신체접촉은 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강제로 밀치거나 잡아당긴 것이 아니다라는 주장만으로는 책임을 피하기 어렵고, 사건의 세부 정황을 꼼꼼히 따져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피의자로 입건된 의뢰인은 불안감이 컸습니다. 강제추행죄는 징역형까지 선고될 수 있고, 유죄가 확정되면 성범죄자 신상등록 등 평생 영향을 미치는 조치가 뒤따르기 때문입니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서로 분위기에 휩쓸렸을 뿐이라는 해명은 수사 초반에는 크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사건은 빠르게 본격 수사 단계로 넘어갔습니다.
2. 해결책
이번 사건에서 핵심은 기습적인 접촉이 있었는가라는 사실 판단을 넘어, 그 접촉이 피해자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의사에 반한 것이었는지를 면밀히 살피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히 손을 댔다는 사실만으로는 범죄 성립 여부를 단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먼저 사건 당일의 전체 상황을 세밀하게 재구성했습니다. 먼저, 두 사람은 처음 만난 사이였지만 상당 시간 함께 대화를 나누고 춤을 추는 등 자연스럽게 어울렸습니다. 문제의 신체 접촉이 있었을 때도 피해자로 지목된 사람은 즉각적으로 저항하거나 자리를 피하지 않았으며, 이후에도 같은 자리에서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이 CCTV에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사건 직후 두 사람 간에 오간 메시지에는 분노나 불쾌감을 표현하는 내용이 없었고, 목격자 진술 역시 두 사람 모두 술에 취한 상태였고 분위기가 매우 자연스러워서 추행이라기보다 서로 호감이 있어 보였다는 취지였습니다. 이러한 정황들은 접촉이 ‘기습적이고 일방적인 행위’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뒷받침했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에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단순한 신체 접촉 사실만으로는 강제추행이 성립하지 않고,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기습적으로 이루어졌는지 여부가 핵심이며,
본 사안은 전후 정황상 상호 호감 속에서 이루어진 행동으로 보이고, 피해자의 의사에 명백히 반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논리적으로 정리해 전달했습니다.
결국 경찰은 기습적인 신체접촉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피해자의 의사에 반했다고 보기에도 증거가 부족하다며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초반에는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유죄 가능성이 높아 보였지만, 세밀한 사실관계 분석과 법리적 접근을 통해 전혀 다른 결과를 이끌어낸 것입니다.
실제로 법원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기습적 신체접촉이라면 폭행, 협박이 없더라도 강제추행으로 본다고 일관되게 판시합니다. 그러나 모든 사건이 동일한 맥락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접촉이 이루어진 경위, 전후 정황, 피해자의 반응 등 세부 요소를 종합적으로 살펴야만 진짜 범죄를 가려낼 수 있습니다.
성범죄 사건은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단순한 해명만으로는 부족하며, 객관적인 증거와 논리적 주장을 통해 사건의 실체를 입증해야 합니다. 이번 사건처럼 처음에는 불리해 보이던 상황이라도, 치밀한 대응을 통해 충분히 불송치라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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