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친구 장난도 성범죄 될까?
동성 친구 장난도 성범죄 될까?
법률가이드
성폭력/강제추행 등

동성 친구 장난도 성범죄 될까? 

강대현 변호사

  1. 법적 원칙
    우리 형법상 강제추행죄는 성별에 관계없이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모든 행위에 적용됩니다. 즉, 동성 간이라 하더라도 상대방의 동의 없이 신체를 만지는 것은 강제추행죄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장난이나 친근함의 표현이었다 하더라도, 상대방이 불쾌감이나 수치심을 느꼈다면 법적으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성범죄의 본질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한 성적 행위’이므로, 행위자의 의도가 가볍다고 해서 면책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사회적 지위나 관계에서 우위에 있는 사람이 그런 행위를 했다면 피해자의 거부 의사가 명확히 표현되지 않았더라도 추행으로 인정될 여지가 큽니다. 따라서 동성 친구나 직장 동료 사이에서도 ‘장난’이라는 이유로 신체를 함부로 접촉하는 것은 법적으로 위험할 수 있습니다. 결국, 성별이 아니라 상대방의 의사와 사회적 상황이 성범죄 판단의 핵심 기준이 된다는 점을 반드시 유념해야 합니다.

  2. 유죄 사례 (인천지방법원 2018고단6779)

    이 사건은 경찰 의무복무 중인 선임이 후임들을 상대로 성희롱적 언행과 신체 접촉을 반복한 사안입니다. 피고인은 후임들에게 ‘니 따먹고 싶다’, ‘몸이 섹시하다’ 등의 음담패설을 하고, 피해자의 무릎 위에 올라타거나 성기를 엉덩이에 밀착시키는 등의 행위를 하였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가 명백히 상대방의 의사에 반한 신체적 접촉으로, 강제추행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군·경찰 조직의 위계적 특성상, 후임들은 사실상 거부나 저항이 어려운 상태였다는 점이 유죄 판단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의 범행이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권위를 이용한 반복적 성적 행위로 피해자에게 심리적 충격을 준 점을 지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동성 간이라도 ‘성적 의도와 강제성’이 명확한 경우, 강제추행죄가 충분히 성립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남자들끼리의 장난’이라는 인식이 법적으로 용납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판례입니다.

  3. 무죄 사례 (대법원 2020도17871)
    반면,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임효준 사건에서는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피고인은 훈련 중 장난스러운 분위기에서 동료 선수의 반바지를 잠깐 내리는 행동을 했지만, 법원은 이를 성적 의도에서 비롯된 행위로 보지 않았습니다. 피해자 역시 직전 다른 동료 여성 선수의 엉덩이를 치는 장난을 쳤던 상황이었고, 주변 분위기도 웃음 섞인 가벼운 장난의 연장선에 있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볼 때, 피고인의 행위가 사회통념상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거나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강제추행죄의 핵심 요건인 ‘추행의 고의’가 없다는 점이 결정적 근거였습니다. 결국 단순한 장난과 성적 의도가 있는 추행의 경계는 매우 미묘하며, 법원은 관계의 성격과 당시의 분위기, 피해자의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했습니다. 이 판례는 모든 신체 접촉이 성범죄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중요한 기준으로 평가됩니다.

  4. 판단 기준 및 법리
    강제추행죄의 성립 여부는 단순히 행위의 형태만으로 판단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추행이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로서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고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따라서 판단 시에는 피해자의 나이, 성별, 행위자와의 관계, 행위가 발생한 장소와 분위기, 구체적인 행위 태양 등이 모두 고려됩니다. 예컨대 동일한 접촉이라도 친근한 장난의 맥락에서 이루어졌다면 범죄가 아닐 수 있지만, 권위적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이루어졌다면 범죄로 평가됩니다. 또한 피해자가 즉시 항의하거나 불쾌감을 표현하지 않았더라도, 위계적 관계나 사회적 압력 등으로 인해 표현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법원이 중요하게 봅니다. 이처럼 강제추행죄의 판단은 매우 복합적이고, 단순히 행위자의 ‘장난이었다’는 주장만으로 면책되기 어렵습니다. 결국 법원은 ‘사회통념상 성적 도덕관념’이라는 객관적 기준과 ‘피해자의 주관적 인식’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판단하게 됩니다.

  5. 군대 내 특수성
    군대와 같은 폐쇄적이고 위계적인 조직에서는 이러한 문제의 경계가 더욱 엄격하게 다뤄집니다. 선임이 후임에게 성적 농담을 하거나 신체를 접촉하는 경우, 후임은 거부 의사를 명확히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행위자가 단순히 ‘장난이었다’고 주장하더라도, 피해자가 불쾌감이나 수치심을 느꼈다면 강제추행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실제로 군 법원은 이러한 ‘군내 성적 장난’을 엄격히 처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군 조직의 특성상 피해자가 신고를 망설이거나 침묵하는 경우가 많지만, 추후 진술이나 증언을 통해 범죄 사실이 인정되는 사례가 다수 존재합니다. 따라서 군 복무 중인 사람은 선·후임 간 관계에서 특히 신중하게 행동해야 하며, 장난이라도 성적인 내용이 포함된다면 즉시 중단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군대에서는 단순한 스킨십조차 법적으로 ‘성적 자유의 침해’로 평가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합니다.

  6. 결론 및 실무적 조언
    동성 간 신체 접촉이 모두 강제추행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방이 불쾌감을 느꼈다면 법적 책임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단순한 농담이나 장난이라도 상대방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면 처벌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군대나 직장처럼 위계관계가 존재하는 공간에서는 피해자의 침묵이 곧 ‘동의’로 간주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만약 순간적인 실수로 성범죄 혐의에 연루되었다면,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즉시 변호사와 상담하여 초기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사건 초기에 어떤 진술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며, 부적절한 해명은 오히려 불리한 증거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피해자와의 합의를 통한 해결이나, 사회통념상 용인 가능한 행위였다는 점을 강조하여 무죄를 다투는 전략도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동성 간 신체 접촉은 사소한 장난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법적 판단은 훨씬 엄격하므로 항상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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