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업무추진비]와 업무상배임죄, 아파트 관리소장 배임죄
[감사업무추진비]와 업무상배임죄, 아파트 관리소장 배임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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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배임사기/공갈기타 재산범죄

[감사업무추진비]와 업무상배임죄, 아파트 관리소장 배임죄 

김강희 변호사

감사업무추진비를 함부로 지급하면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사실관계

  • 서울 노원구 B아파트의 관리규약 제35조 제2항 제5호에는 입주자대표회의의 운영비 중 감사업무추진비에 관하여 ‘감사수행시 10만 원’으로 규정되어 있어, 감사업무추진비를 지급하려면 반드시 감사 업무가 선행되어야 한다.

  •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아파트의 관리소장으로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2018. 8.부터 2019. 7.까지 감사 업무를 수행하지 아니한 감사 C, D에게 매월 각 10만 원씩 총 240만 원을 감사업무추진비로 지급하였다.

  • 이로써 피고인은 위 감사들에게 각 12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위 아파트 입주민들에게는 같은 액수에 해당하는 손해를 가하였다.

관리소장으로서의 업무상 임무의 범위와 감사업무추진비의 성격


1. 관리소장으로서의 업무상 임무의 범위

아파트 관리소장은 「공동주택관리법」 및 해당 단지의 관리규약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부담합니다.

  • 관리규약의 준수의무: 관리소장은 관리규약에서 정한 집행 기준을 충실히 따라야 하며, 규약에 반하는 지출을 승인하거나 집행할 권한은 없습니다. 규약이 곧 관리소장의 직무수행을 구체화하는 기준이므로, 이를 위반한 집행은 곧 임무위배행위로 평가됩니다.

  • 독립적 직무수행 의무: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나 경리직원이 관행이나 지시를 이유로 규약과 다른 지출을 요구하더라도, 관리소장은 독립적으로 적법 여부를 판단해야 할 책무가 있습니다. 판례 역시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이 있었다 하더라도 위법한 지출이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보아, 관리소장의 임무위배가 성립함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 재산보호의무: 관리소장은 입주민들의 공동재산(관리비, 운영비)을 보전하고 합리적이고 정당하게 집행할 의무가 있으며, 이 범위를 벗어난 집행은 배임 또는 횡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즉, 관리소장의 임무 범위는 단순한 집행기능을 넘어 규약 준수 및 재산 보호까지 포함하며, 이에 반하는 지출은 “고의” 여부와 관계없이 업무상 배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2. 감사업무추진비의 성격

감사업무추진비는 단순한 정액 수당이 아니라 업무수행을 전제로 한 실비 성격의 보상금입니다.

  • 규약상 근거: 관리규약에서 ‘감사수행시 10만 원’으로 한정한 것은, 특정 감사활동(예: 회계 점검, 운영비 검토 등)을 실제로 수행한 경우에만 지급할 수 있다는 조건부 성격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

  • 성과보상적 성격: 이는 매월 정례적으로 지급되는 고정 급여가 아니라, 특정 업무 수행과 직접적으로 결부된 성과보상금 내지 활동비로서, 업무가 없는 경우에는 지급 자체가 허용되지 않습니다.

  • 부당지출의 결과: 따라서 감사가 실제로 감사를 수행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급하는 경우, 이는 ‘존재하지 않는 집행 사유’를 근거로 한 허위의 비용 지출로 평가되며, 입주민들에게는 동일액의 손해를 발생시키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즉, 감사업무추진비는 조건부 집행 경비의 성격을 지니므로, 업무가 없는데도 지급하는 것은 곧 규약 위반이자 배임행위로 직결됩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유죄를 선고하였습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어떻게 대응해야 했을까요?

피고인은 아파트의 관리소장으로 부임한 직후, 경리직원 및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으로부터 이전부터 관례적으로 감사업무추진비를 지급해 왔으니 그대로 집행하면 된다는 설명을 듣고 이를 신뢰하여 지급한 것입니다. 실제로 입주자대표회의나 입주민들, 나아가 관할 구청까지도 이 부분에 대하여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당시 상황에서 해당 지급이 위법한 행위라기보다는 통상적 관행으로 용인되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또한 피고인은 감사들과 어떠한 개인적 친분관계나 이해관계를 맺고 있지 않았고, 감사들이 재산상 이익을 얻도록 할 의도나 배임의 고의가 전혀 없었습니다. 단순히 선임 관리소장 시절부터 이어져 온 집행 방식을 인수인계받아 그대로 따른 것에 불과합니다. 이와 같은 사정은 피고인에게 배임의 주관적 고의가 없음을 강하게 시사합니다.

만약 이러한 주장이 좀 더 치밀하게 부각되고, 나아가 감사업무추진비가 ‘업무 수행에 따른 실비 내지 관례적 보상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당시 실무 운영 전반에 대한 증거가 충분히 제시되었더라면, 피고인의 행위가 관리규약 위반임은 차치하더라도 형법상 배임죄의 고의가 인정되기는 어렵다는 결론, 즉 무죄 판단에 도달할 여지도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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