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최태원 SK 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에서 두 사람이 나란히 재판에 참석하여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혼소송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직접 출석하며 이목을 끌었는데요.
재판부가 심리를 종결한다고 밝히자, 두 사람은 6년 만에 서로 얼굴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해당 판결에서 재판부는 노 관장에게 1조 3,808억 원의 재산을 분할하라고 선고한 바 있습니다.
이혼소송 변론기일 피할 수 없을까?
위의 소식을 접하면서 “재벌도 자신의 법원에 직접 출석해 판결을 듣는구나”라는 점에 의아함을 느끼신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변호사를 선임해 절차를 진행하는 만큼, 굳이 법정에서 마주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궁금하실 텐데요.
물론 원칙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했다면 변호사가 대신 모든 절차를 총괄하기에 당사자가 반드시 출석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부부 간 감정이 좋지 않거나 서로 첨예하게 대립하여 힘든 과정을 겪었다면 더욱 마주하기 껄끄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찝찝함이 남는 것은 사실입니다. 판사로부터 결과를 들을 때 직접 출석하지 않으면 혹시 불이익을 얻지 않을까 염려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와 관련해 이혼소송 변론기일에 직접 출석이 도움이 되는지 설명해 드리고자 합니다.
재판기일, 꼭 법정에 서야 할까?
이혼 과정을 남들에게 알리는 것도 부끄러운데, 꼭 재판일에 직접 나가야 하나요?
혹시 이런 고민을 하고 계시다면, 결론적으로 의무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드립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변호사를 통해 진행할 경우 본인은 참석하지 않고 대리인이 대신 나갈 수 있습니다.
다만 해당 과정은 법률혼을 정리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단계라는 점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법원은 제3자의 입장에서 두 사람의 정확한 결혼생활 내용이나 문제점을 모두 파악하기 쉽지 않습니다.
물론 제출된 양쪽 자료를 충분히 검토하지만, 오랜 세월 부부관계로 지내며 겪은 억울함이나 부당함을 서류만으로 드러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특히 법원은 서류를 토대로 당사자가 직접 목소리를 낼 경우 더욱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습니다. 해당 사실들에 대하여 추가적인 질의응답이 오가기도 하는데요. 그만큼 판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리이므로 필요에 따라 당사자가 출석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재판 과정을 보기만 하고 싶다면?
또 어떤 분들은 직접 나서서 진술하는 것은 부담스럽지만, 중요한 결과인 만큼 “보기만 할 수 있나?”라고 질문하시기도 합니다. 판사님께 직접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더라도, 재판 과정을 참관하기 위해 참석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본인이 출석한 사실을 알게 되면 판사님이 추가적인 질문을 던지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따라서 무조건적으로 출석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사안에 따라 전략적으로 전문변호사만 참석하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으므로, 사전에 법률 자문을 구한 후 결정하는 것이 옳습니다.
소장을 접수했는데 도중에 합의된다면?
간혹 소장을 접수해 절차를 진행하다가 상대방과 합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컨대 처음에는 남편과 의견대립이 예상되어 소장을 접수했는데, 곧바로 조율이 되어 합의로 마무리할 수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경우 재판까지 가지 않고도 이혼이 성립될 수 있습니다. 쌍방이 합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서류를 작성한 후, 재판부에 화해권고결정을 신청하면 됩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반드시 합의한 사항이 반영된 서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구두로 약속했다가 다른 내용으로 합의가 이루어질 경우 결과를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화해권고결정을 신청하기 전에는 반드시 법률 조력을 구하셔야 합니다.
조정절차로 이혼을 마무리한 사례
A씨는 결혼생활 중 부정행위를 저질러 아내로부터 추궁을 받았습니다. 잘못을 모두 인정하자 아내는 상간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고, 위자료 2,000만 원을 받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후 아내가 외출이 잦고, 결혼생활에 성실히 임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은 A씨는 이혼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아내가 이미 부정행위 증거자료를 모두 확보한 상태였기에, 자신이 소송을 제기하면 불리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변호사를 찾아 도움을 구했습니다.
분석을 마친 변호사는 양육권을 양보하는 대신 상대방에게 배분할 재산분할과 위자료를 낮추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웠습니다. 이를 뒷받침할 근거를 마련한 변호사는 재판까지 가지 않고 조정절차로 마무리되도록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결국 A씨는 조정절차에서 위자료 2,000만 원만 지급하는 조건으로 이혼할 수 있었습니다.
위 사례는 유책사유를 제공한 당사자가 이혼을 원할 때, 재판이 아닌 조정을 통해 원만하고 유리한 결과를 얻은 경우입니다. 양측이 조율하기 어려운 민감한 이슈가 있거나 자신이 불리한 입장이라면, 처음부터 이혼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합의나 조정을 시도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하지만 사안에 따라 재판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으므로, 필요하다면 적극적인 방어 전략을 세워 판결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이혼전문변호사와 사전에 상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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