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 소송과 승소의 기술=찰나의 높은 가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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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 소송과 승소의 기술=찰나의 높은 가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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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기업법무

손해배상 소송과 승소의 기술=찰나의 높은 가독성 

권우현 변호사

1.

소송이라는 것은 내 주장을 판사님에게 이해하기 좋게 설명하고 납득시키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그런데, 판사님이 처리해야 할 사건 수가 인간의 한계를 넘을 정도로 굉장히 많다 보니, 소송 당사자가 승소할 수 있는 주장과 법리 및 해당 증거를 다 갖추고 있더라도 판사님에게 “짧은 시간 안에” 이해를 시키지 못하면, 결국 패소의 위험을 당사자가 떠안을 수도 있습니다.



3.

그리고 짧은 시간 안에 판사님을 이해 시키는 것은 주로 서류에 의해 글로써 행해집니다. 소송대리인으로서는, 소송 기록이 점점 쌓여 늘어나는 경우 판사님이 스킵만 하거나, 읽지 않거나, 제출한 증거의 입증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어, 핵심 주장에는 밑줄과 굵은 표시를 자주 이용하고, 증거에도 가필하거나 형광펜으로 강조 표시를 하여 최대한 짧은 시간에 판사님이 이해하기 좋도록 하는 정성을 쏟아붓는데, 이러한 정성이 바로 소송서류 작성의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사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판을 받아보면 판사님이 한 마디씩 던지는 말씀에서 내 주장이 담긴 준비서면을 전체적으로 숙지하지 못하였다는 느낌을 받기 일쑤이나(예를 들어, 아니 그런 일이 있었어요?라고 하시는데, 이미 서류에 적혀 들어간 내용이다), 판사님이 최종 판결서를 작성할 때에는 기록을 다시 전체적으로 보게 되므로 내 주장이 담긴 글의 찰나의 가독성’을 높이는데 절대 소홀함이 없도록 최대한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5.

의뢰인들이 상담 시, 사건 경위를 적은 글을 내밀며 다짜고짜 “읽어보시면 다 알 수 있습니다”라고 하여, 변호사 입장에서 하나하나 읽어 보면, 주어가 누구인지, 상대방이 누구인지,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있었다는 것인지, 말하고자 하는 내용과 핵심이 뭔지 도무지 알 수 없거나, 애매하거나, 다의적인 문구가 많은데, 이는 “글(일기장 제외)은 상대방이 읽고 이해하라는 취지에서 적는 것”이라는 본질을 잊어버린 채 가독성을 무시하고 자신의 입장에서 서술하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6.

그런 글은 읽기를 중단하고, 다시 구술로 설명을 들으면서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은 다시 되묻고 답하는 과정을 거쳐 비로소 사건 내용을 파악하게 되고, 그런 뒤에 의뢰인이 적어 놓은 서류를 보면 그때서야 깔끔하게 이해가 되는데, 이와 달리 재판의 경우에는 증인신문을 제외한 대부분의 변론기일에서 약 5분 내지 10분 정도 심리를 하므로 사전에 제출된 서류를 통한 설명 외에 장시간의 구술 설명 기회가 사실상 차단되어 있는 것이 재판의 현주소임을 항상 염두에 두고, 서류 즉 소장, 답변서, 준비서면에 의해 스킵만 하더라도 짧은 순간에 의미가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 소송당사자는 물론 법조인에게 요구되는 가장 큰 자질 중의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7.

변호사의 "변"은 “말 잘 할 辯“자이나, 실제로는 즉흥적으로 말을 잘하는 것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잘 쓰고 이에 근거하여 보충 설명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므로, 흔히들 변호사를 “3W 직종(writing, walking, waiting)” 즉 소장이나 준비서면을 쓰고(writing), 법정에 걸어가서(walking), 자신의 사건 재판까지 대기하는(waiting) 직업이라 말하는 것도(즉흥적으로 말하는 것은 변호사의 본질에서 제외), 바로 그런 의미에서 99%는 맞는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8.

아래 사건은 원고가 피고들을 상대로 손해배상(기) 청구를 하고, 피고들이 배상 책임을 자인하는 듯한 취지의 녹취록 등 상당히 위협적인 증거를 원고가 제출하였기에, 원고 승소의 여지가 충분히 있었으나, 지나치게 많은 논점 외 주장과 감당하기 힘든 많은 증거로 인해 결국 판사님에게 원고 청구권의 근거, 핵심 사실관계,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의 해당 부분이 있기는 있는데 제출된 증거의 바다에서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요령 있게 전달하지 못하여(판사님이 짧은 시간 안에 그 부분을 찾기에는 원고의 전달력이 부족하였음) 원고 전부 패소한 사안입니다(본인은 피고 소송대리인이었음). 피고 대리인 본인으로서도 하나하나 읽고 이해하기가 힘들었으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참을성 있게 들여다보면 원고가 승소할 만한 충분한 사실과 증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피고 대리인으로서 의뢰인의 이익에 반하여 원고 주장이 맞다며 자폭할 수는 없었습니다.


** 판사님은 절대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핵심 사실과 법리 및 증거를 잘 파악하여 가독성 있는 서류와 이를 뒷받침하는 간명한 설명으로써 소송을 하여야 하지, 정의롭고 현명한 판사님 모두 다 소화하실 것이라고 착각한 채 요령 없이 너무 많은 것을 쏟아부으면 진실과 다른 "불의타(예상 외의 타격)"를 맞을 수 있는 것이 소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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